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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판단착오, “제조업 기반 성장에 대균열” - 제조업 의존해 경제 살리려는 중국전략 대실패 - 중국의 성장,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증거 - 수출마저 줄어든다면 중국 경제 희망도 사라진다
  • 기사등록 2024-06-03 11: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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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의존해 경제 살리려는 중국전략 대실패]


제조업에 의존해 중국 경제를 살리려는 중국의 전략이 실패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 제조업 중심 성장 계획이 무너진다면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급추락할 수도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제조업을 활용해 성장을 되살리려는 중국의 전략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의 제조업은 5월에 후퇴하며 두 달간의 확장세를 멈췄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5월에 중국의 공장이 예기치 않게 후퇴하면서 두 달간의 성장세가 꺾였고, 수출 주도의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었다”면서 “중국 당국은 이러한 경향을 매우 당혹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국가통계국이 지난 5월 31일 발표한 올해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0.9 하락한 49.5를 기록하면서 석 달 만에 '경기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는 로이터통신 전망치인 50.4와 블룸버그 전망치인 50.5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특히 중국 제조업 PMI가 49.5(10월)→49.4(11월)→49.0(12월)→49.2(2024년 1월)→49.1(2월)로 최근 5개월 연속 '기준치 50'보다 낮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다 지난 3월 반년 만에 기준치를 넘으며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한 뒤 4월(50.4)까지 50 이상을 유지했지만 5월 들어 석 달 만에 다시 경기 수축 국면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관련 분야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PMI 내용 구성도 심상치가 않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가운데 생산 지수(50.8, 전월 대비 2.1 하락)와 납품 지수(50.1, 전월 대비 0.3 하락)는 기준치 50을 넘겼으나 신규 주문 지수(49.6, 전월 대비 1.5 하락), 원자재 재고 지수(47.8, 전월 대비 0.3 하락)와 종업원 지수(48.1, 전월 대비 0.1 상승)는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발표된 PMI 수치를 두고 “두 달 연속 상승 이후 제조업 경기의 수축 국면 전환은 중국의 올해 성장 목표치 5% 달성에 위협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쉬 티안첸(Xu Tianchen)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로이터에 “이 데이터는 특히 국내 수요 부진을 반영하고 있으며, 주택 부문은 계속 악화되고 소매 판매도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본다면 5월의 수치가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판단하고 6월에 국채 발행 등 중국 당국의 새로운 부양정책들이 힘을 받는다면 개선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 결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그룹의 레이먼드 영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 경제의 제조업 중심 회복은 여전히 취약하다”며 “향후 몇 달 동안 무역 보호주의가 높아지는 것이 큰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전기차·배터리·반도체·철강 등 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하고 반(反)보조금 조사를 추진하는 것이 중국 제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성장,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증거]


이러한 중국의 경제 관련 지수에 대해 WSJ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신규 주문을 훨씬 앞서고 수출 의존도가 증가하는 등 현재의 성장 속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 신호가 수개월 동안 있었다”면서 “경제학자들은 이번 경기 둔화로 인해 크게 허를 찔린 듯 당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경기 지표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신규 수출 주문이 급감했다는 점으로 이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악화된 상황을 상쇄하기 위해 하이엔드 제조업과 수출을 두 배로 늘렸음에도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매우 우려스럽게 받아들일만 하다.


이에 대해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이코노미스트 지웨이 장은 “중국은 수출에만 의존해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없다”면서 “내수 부양을 위해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내수 부양이 없이 수출로만 경제회복을 꾀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WSJ은 그러면서 “지금 중국의 수출에 부담을 주는 중요한 요인은 여전히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소비 심리와 지출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어 “미시간 대학교의 장기 조사에 따르면 5월 미국 소비자 심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4월 미국 소매 판매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일자리 증가율은 급격히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역사적으로 중국의 신규 수출 주문은 미국 소비 심리와 전반적인 추세를 같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최근 중국이 러시아 및 기타 신흥 시장으로 기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결국 이미 WTO체제로 성장해 온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무시하고 중국 스스로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이고, 특히 글로벌 정세 안정으로 인해 경제가 불안하면 그러한 후폭풍을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피해를 입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글로벌 경제 속의 중국이 갖는 영향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세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다보니 그 피해를 중국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수출마저 줄어든다면 중국 경제 희망도 사라진다!]


그런데 PMI 지수를 자세히 살펴보면 PMI의 생산과 신규 수출 주문 구성 요소는 각각 2.1포인트와 2.3포인트 하락하여 전체 지수 하락폭을 크게 앞질렀다. 이를 지난해와 대비해 보면 2023년 후반 대부분 기간과 4월에도 생산량 증가율이 신규 주문 증가율을 훨씬 앞질렀다. 이는 가격과 마진에 대한 하방 압력을 높이고 공장 생산량이 실제 수요보다 앞서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제조업의 규모별로 본다면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형 제조업체는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차, 비행기 등 운송 장비, 컴퓨터 및 통신 장비, 엔진과 같은 산업용 장비와 사무기기를 포함하는 포괄적 범주인 일반 장비 제조업체는 3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반년 정도에 걸쳐 시행된 중국의 노후 장비에 대한 일련의 '보상 판매' 정책이 여전히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부동산 및 투자 관리 회사 JLL의 브루스 팡은 말했다.


중국의 서비스업 PMI도 4월의 50.3에서 50.5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건설 PMI는 56.3에서 54.4로 하락하여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침체된 부동산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중국의 새로운 조치로 인해 시장 신뢰도와 소비자 지출이 하락한 이후 나온 것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1분기의 실적만 보고 여러 기관들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약간 높여 잡았으나 최근에 보여주는 부정적 지표들이 6월에도 지속된다면 결국 중국이 부동산 부문의 해결없이 경제성장률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일시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현재 나타난 지표를 봤을 때 긍정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결국 中 중산층이 지갑을 안여는 것이 가장 큰 문제]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을 보면 결국 중국의 중산층을 비롯한 경제적 파워가 있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데서 중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가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5월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남서재경대가 지난 5월 23일 발표한 '중국 가정 부(富) 지수 설문' 결과에서 올해 1분기 중국 중산층 가정의 소비 기대 심리가 101.9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103.0보다 떨어졌다.


이같은 1분기 소비 기대 심리는 코로나19가 창궐해 경제를 강타하기 시작한 2020년 2분기의 102.6보다도 낮은 것으로 현지 중산층이 여전히 지갑을 잘 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기별로 진행되는 해당 설문은 지수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소비 계획 확대, 이하이면 소비 계획 축소를 의미한다. 이 조사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합해 평균 150만위안(약 2억8천만원)을 보유하고 있고, 월평균 소득이 17만위안(약 3천만원)인 가정을 대상으로 소비 계획을 조사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중국 중산층이 부동산 구매를 여전히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응답 가정 중 1분기 신규 주택을 구매한 비율은 6.4%로 전 분기의 7.5%보다 더 줄었다. 또 응답자의 6.8%만이 향후 석 달 내 부동산 구매 계획을 밝혔고, 20.1%는 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SCMP는 이에 대해 “중국 가정의 지갑을 열려는 정부의 거듭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산층은 여전히 부동산 등에 대해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채용 플랫폼 자오핀(Zhaopin)에 따르면 직장인의 거의 3분의 1이 지난해 급여가 감소했다. 재산에서 기술, 금융에 이르기까지 중국인 화이트칼라는 정부의 과잉 억제 캠페인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가구 빚이 모든 소득 구간을 통틀어 늘어났고, 특히 연간 수입 10만위안(약 1천900만원) 이하 저소득층 가정 빚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빚의 증가는 당연히 소비 지출의 축소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


또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계 자산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그 중 대부분은 부동산에 속해 있는데, 문제는 그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으며, 일부 도시의 아파트는 2021년 정점 이후 가치가 절반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증시는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상황이 이러니 민간 수요는 여전히 부족하고 그러니 경기 진작은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가물가물하기만 한 것이다. 문제는 민간 수요 없이 수출로만 밀어붙인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들이 수입 장벽을 높이려 하고 있어서 자칫 중국의 수출 중심 경제부양정책은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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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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