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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총통 강공에 놀란 中, 대만포위훈련 벌인다! - 라이칭더 총통 취임 3일만에 中 사실상 대만 봉쇄훈련 - 총통 취임하자마자 대만 포위, 도를 넘는 中 위협 - 시진핑의 대만 봉쇄, 대만 통일 위한 불안감 조성에 큰 의미
  • 기사등록 2024-05-24 0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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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총통 취임 3일만에 中 사실상 대만 봉쇄훈련]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새로 취임식에서 행한 발언들에 대해 중국당국이 경악하면서 대만 정부에 대한 군사적 위협 및 포위훈련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라이 총통이 더 이상 중국에 대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23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오전 7시45분부터 이틀간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 남부, 동부 및 진먼다오, 마쭈섬, 우추다오, 둥인다오 등에서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면서 “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이 진행된 지 사흘 만에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매체들도 중국군의 발표를 주요 뉴스로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대변인 리시는 “'연합리젠(聯合利劍·날카로운 검)- 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훈련의 초점은 해군과 공중의 합동 전투 준비 태세, 포괄적인 전장 통제권의 합동 장악, 주요 표적에 대한 합동 정밀 표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함정과 군용기가 이미 대만 섬 인근 전투 순찰대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대만을 한 가운데에 두고 주변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훈련이 이뤄져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는 의미다.


리시 대변인은 이어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응징)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면서 훈련을 강행하게 된 배경을 분명히 드러냈다.


[중국의 분노 일으킨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사]


중국이 이렇게 마치 대만을 집어 삼키려는 듯 광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것은 라이총통이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중화민국 헌법에 따라 중화민국 주권은 국민 전체에 속하고, 중화민국 국적자는 중화민국 국민이며, 여기에서 알 수 있듯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라고 말한 내용 자체가 곧 '독립' 주장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다.


64세의 의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라이칭더는 전임자인 차이잉원 총통이 신중하게 선택한 단어를 의도적으로 차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대만이 사실상 주권 국가라는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중국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총통 취임하자마자 대만 포위, 도를 넘는 中 위협]


사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사를 구실 삼아 중국군이 대만 포위 훈련을 한다는 것은 좀 뜬금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중국 당국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라이 총통의 발언은 차이잉원 총통 당시에도 여러차례 나왔던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국군이 이렇게 과민반응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23일, “시진핑 주석에게 있어서 대만 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는 관건”이라면서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서 진전을 이뤄내야만 중국 공산당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금 대만의 흐름이 시진핑의 이러한 꿈을 좌절시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만의 총통 선거에서 독립성향의 민진당 후보가 연거푸 3번씩이나 총통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대만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세 번의 총통 선거가 모두 시진핑이 주석에 취임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대만정책은 이미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친중정당인 국민당이 집권하도록 해 대만과의 실질적 통일을 이루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지만, 중국 경제가 역사적으로 쇠퇴하고 있는 지금 그런 위협을 감행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더욱 더 딜레마인 것은 이번과 같은 강경한 군사 조치를 취해 미국을 편에 둔 대만과 중국을 대립시킨다면 대만을 포함한 해외 투자가 급감하면서 중국 경제는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은 대만 문제를 질질 끌면 끌수록 중국에 더 불리할 것으로 보고 대만정치의 전환점을 2026년 또는 그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 닛케이의 설명이다. 2026년말에는 4년마다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있다. 그리고 2028년에는 총통선거가 있는데 2026년의 지방선거는 총통선거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사활을 걸고 지방선거에서 친중정당인 국민당의 승리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러한 기대를 거는 것은 지난 2018년과 2022년의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집권 민진당에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세를 몰아 2026년의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승리를 쟁취한 후 총통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라이 총통이 전임 총통인 차이잉원보다 지지도가 더 낮다는 점은 중국에겐 희망적이다. 게다가 우리의 국회 성격인 입법부는 집권 민진당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소수파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 반면 국민당은 제1당이 되었다.


그래서 국민당은 이를 바탕으로 총통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민진당과 국민당 의원 사이의 난투극이다.


그런데 국민당이 지방선거에서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4년후의 총통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우선 지방선거와 총통선거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국민당 중앙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로 2차 세계대전 후 대만으로 피난 온 중국인과 그 후손인 와이셩런(和生人)이기 때문에 이들은 중국 본토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국민당의 지역 조직은 지역 사회와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대세를 장악했다고 해서 총통 선거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판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의 총통선거에서도 라이 후보와 국민당 후보 1명을 포함한 세 명의 후보가 모두 대만에서 태어나고 자란 '벤셩렌'(대만 본토박이)으로, 이전 총통 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에서 보듯이 대만의 정치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볼 대목이다.


‘벤셍렌’은 원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국민당이 내전에서 공산당에 패한 후 1949년 대만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대만에 살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렇기 때문에 4년후 총통선거에서 반드시 국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고, 또한 국민당 후보가 설사 당선된다고 해서 시진핑 주석이 원하는 대로 국민당 총통 당선자가 중국과의 통일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더더욱 의문이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한마디로 시진핑이 헛물 켜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대만 봉쇄, 대만 통일 위한 불안감 조성에 큰 의미]


결국 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은 대만의 국민들에게 대만 독립이라는 단어를 꺼내기만 해도 엄청난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시진핑판 위협이라 할 수 있다.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봉쇄만으로도 대만 국민들을 초죽음의 공포로 몰아 넣을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만 통일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대만이 중국에 고분고분하면서 최소한 순응하는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또다시 대만 포위훈련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이 이렇게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해 8월 19일 라이 당시 부총통의 미국 방문 후 귀국에 맞춰 육·해·공군을 총동원한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통해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바로 그 이전에는 지난해 4월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원이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을때도 대만 포위 훈련을 벌였다.


그리고 재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훈련 기간 동안 중국은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 중 일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훈련은 단지 대만 국민을 위협하는 것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향한 위협이기도 했다.


이러한 대만 봉쇄훈련은 1996년 리덩후이 총통이 ‘두 개의 중국’을 내세우며 선거에 출마했을 때 대만 주변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 시위를 벌인 바 있기는 하지만 대만 포위 훈련을 벌인 것은 펠로시 방문 때가 처음이었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봉쇄하고 대만을 오가는 에너지, 상품, 사람의 흐름이 일정 기간 동안 불가능해진다면 대만의 경제와 전 세계와 연결된 공급망은 멈출 것이어서다. 당연히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중국식 대만포위 훈련이 당사자인 대만을 포함해 미국 및 동맹국들이 겁을 먹을만큼 위협이 되느냐 하는 문제다. 이미 중국의 대만 봉쇄훈련을 경험한 대만은 중국군의 그러한 봉쇄정책에 확실한 대비책이 있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더더욱 중국이 대만 봉쇄를 강행한다면 대만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도 타격을 받겠지만 무엇보다도 중국 스스로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 한마디로 자해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대만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의 석유수입 항로를 차단해 버린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생명줄이 끊기는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군에 의한 대만 포위훈련은 내부 결속을 다지고 또한 대만 총통 발언에 대해 분노하는 중국 강성 지지층들을 달래기 위한 ‘내부 선전용 쇼’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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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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