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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6-26 05: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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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의 참상 [WT DB]


우리 아버지와 형 세대가 겪은 6.25 발발일을 지나면서 아무런 정리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죄스러워서 글을 올린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이 기습적으로 남침하였고, 북한이 남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쟁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던 남한군은 저항다운 저항도 해보지 못한 채 낙동강까지 밀렸으며, 유엔군의 개입이라는 천재일우의 행운으로 현재처럼 휴전선 수준에서 정전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 과정에서 남한의 군인과 민간인 백만명 정도가 사망하였고, 부서진 건물들과 훼손된 재산까지 계산하면 그 피해는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67주년은 안일에 대한 반성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하나 없이 너무나 조용하게 흘러간다. 마치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속죄라도 하는 듯이.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지만, 지금  이 순 간에도 제2의 6.25가 발발할까봐 걱정하는 국민들이 너무나 많음을 알고 있다. 


걱정하지만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절망감에 더욱 좌절할 것이다. 


북한이 수소폭탄까지 개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제2의 6.25가 발발한다면 그 사망자 단위가 수백만에서 천만 이상으로 확대될 수도 있고, 살아남아도 산 것이 아닐 수 있으며, 국토는 불모지대화로 변모할 것이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고? 67년의 오늘 북한이 침략함으로써 전쟁이 발발하였듯이 평화는 쌍방이 합의해야 하는 것이지만, 전쟁은 일방만 발발하면 시작된다. 도대체 우리가 전쟁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핵무기를 갖지 못한 국가가 핵무기를 갖는 국가와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으면서 전쟁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 상식적인가? 


그러한 선언으로 전쟁이 없을 수 있다면 다른 국가들은 왜 그렇게 많은 국방비를 들여서 군대를 유지하고, “냉전“(cold war)이라는 말처럼 수십년 동안 인류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 왔던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라는 로마시대의 격언이 오늘 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계승되고 있을 정도로 전쟁대비없이는 평화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평화를 말하면 평화가 가능하고, 전쟁을 대비하면 평화를 훼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해서 이러한 비상식적인 논리를 일부 국민들이 수용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전쟁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 민족이 임진왜란, 정묘/병자호란, 한일합방, 6.25 등 숱한 침략을 당하여 정복당했던 것 아닐까?  


정부의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책임감이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공무원이 된 사람이 확고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고, 그 책임감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국가안보이다. 


다른 것은 다소 위태로워도 복구가 가능하지만 국가안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앞장서서 평화팔이를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오히려 국민들이 평화 분위기에 취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각심을 고취해야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아닌가? 


정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우리의 안보에 대한 책임감을 인식하고 있는가? 


북한에게 평화를 구걸하는 것이 책임감일 수는 없다. 


그러다가 북한이 평화를 깨면 북한을 원망한 채 나라를 넘길 것인가? 


상대방이 평화를 깨더라도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사명이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공무원이의 책무이다. 


현 상황을 보면서 제2의 6.25가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도 엄청난 피해를 예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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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락 논설위원 박휘락 논설위원의 다른 기사 보기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원장)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국제정치 박사
    미국국방대학교 대학원 국방안보 석사
    2014~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2012~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1978~2009 대한민국 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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