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과정에서 포르노 배우와의 성추문 공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비용을 지불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판에 당사자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만남부터 입막음돈이 오가기까지의 경위를 풀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용 지불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성추문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는데 법정에 선 당사자의 이야기는 달랐다.
성인영화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는 7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부 위조 혐의 재판 두번째 증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을 덮기 위해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7888만원)를 지불한 후 회사 장부에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추문 의혹 당사자인 대니얼스의 이날 법정 출석은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깜짝쇼'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며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고, 변호인은 증인채택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거듭 피력했다.
대니얼스의 증인 출석은 법원의 소환장 발부로 이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대니얼스의 진술에도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대니얼스 주장의 신빙성을 법정에서 따져보자는 취지였다.
대니얼스는 포르노 영화 각본과 연출까지하던 2006년 7월께 타호 호수에서 열린 한 골프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고 기억했다. 당시 27살이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60세였던 자신의 아버지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법정에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보디가드를 통해 저녁식사에 초대받았고, 내키지 않았으나 회사 관계자의 권유로 승낙했다고 주장했다. 저녁식사는 호텔의 펜트하우스에서 이뤄졌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자마를 입고있어서 놀리는 농담을 했다고 회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물어본 후 포르노 산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대니얼스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내에 대한 대화도 나눴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내가 매우 아름답지만 "우린 한방에서 자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5년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했다.
대니얼스는 이후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팬티와 티셔츠만 입고 침대 위에 누워있어 매우 놀랐다며 "그 의도가 매우 뻔했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강제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손이 너무 떨려서 신발끈을 매는 것이 무척 힘들었고, 최대한 빨리 떠났다"고 대니얼스는 기억했다.
대니얼스는 다음 날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났고 이후 비서의 연락처를 받아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대니얼스는 이듬해 한 보드카 파트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고, 저녁 약속이 있냐는 질문에 친구와 여행을 떠난다고 둘러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프렌티스'가 여전히 방영 중이었기 때문에 출연할 기회가 아직남아 있어 그런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 어프렌티스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행했던 TV프로그램이다. 출연이 어렵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얘기를 들은 이후에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대니얼스는 주장했다.
대니얼스는 2015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 이후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팔자는 제안을 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담긴 '액세스 헐리우드' 녹취록 보도 이후 코언 변호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돈을 지불하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증언했다.
이후 13만달러를 대가로 함구하는 기밀유지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비용 이체가 지연돼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증인신문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반대신문에서는 대니얼스가 돈을 위해 이야기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이어졌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8764-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