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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캐나다 총선에 깊숙이 개입한 중국, 방법 살펴보니... - 캐나다 총선에 中개입 의혹 ‘시끌’, 트뤼도 “공정했다” 반박 - 캐나다 前야당 대표 “中, SNS로 가짜정보 확산” - 중국의 선거 개입, 최대의 안보위협
  • 기사등록 2024-04-12 11:21:26
  • 수정 2024-04-12 1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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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선에 中개입 의혹 ‘시끌’, 트뤼도 “공정했다” 반박]


캐나다의 총선에 중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이 일급기밀 문서 공개를 통해 밝힌 내용을 보면 중국이 2019년과 2021년 캐나다 연방 선거에 ‘은밀하고 기만적으로’ 간섭하여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유리한 후보를 지지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이 지난 2023년 2월 브리핑에서 중국의 캐나다 의회 선거개입 활동은 캐나다인, 특히 중국계 캐나다인이 반중 정책을 내세우는 것으로 간주되는 보수당에 투표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목적이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의혹에 대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열린 외국 총선 개입 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2019년과 2021년 총선 투표가 ‘자유롭고 공정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에 대해 중국이 2021년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재선이라는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트뤼도 총리는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받은 바가 전혀 없으며 중국의 노력이 지난 두 번의 연방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도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두 총선에서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승리했다.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선거개입 논란은 지난해 2월,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의 일급비밀 문건이 캐나다 언론인 일간 더글로브앤드메일(Globe and Mail)에 보도되면서 현지 정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캐나다와 중국 간 외교적 갈등으로도 번졌다.


[중국은 무슨 일을 꾸몄을까?]


당시 CSIS의 정보 보고서에는 벤쿠버 총영사인 통 샤오링(Tong Xiaoling)이 캐나다의 총선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입을 했는지, 또 어떻게 일부 정치인들을 동원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캐나다에서 보수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것보다 자유당이 계속 집권하는 쪽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자유당 후보들을 지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어 파문이 커졌다.


보도된 문건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친중 인사들이 자유당 후보들에게 선거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유도한 뒤 나중에 이를 보전해 줬으며, 반중 성향 후보들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가짜 정보를 유포했다”는 내용과 함께 “중국이 자국 출신 유학생들을 선거운동에 투입하고 여론을 선동·조작하기 위해 기업과 학계의 친중국 대리인들을 동원하기도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실제로 홍콩 이민자의 후예인 선관젠(Shen Guanjian)이 벤쿠버 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중국인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시장에 당선되었지만, 선거 전부터 중국 정부의 개입설이 불거졌다. 그런데 선관젠의 당선이 주목을 끌었던 것은 전임 케네디 스튜어트(Kennedy Stewart) 시장이 중국이 수시로 캐나다 정치에 개입하려 한다며 정부의 대처를 촉구해 왔던 반중국적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 선거에서 친중국적인 선관젠에 밀려 낙선했다.


이렇게 중국의 캐나다 선거개입에 대한 폭로들이 잇따랐지만, 자유당 정부는 당초에 이를 외면해 오다가 여론에 밀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지난 6일 캐나다 선거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적인 특별조사관을 임명하고, 이 조사단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한편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폭로한 글로브지는 이날 비밀 문건을 제보한 현직 CSIS 요원의 익명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그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정치 과정을 향유하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 갈수록 커지는 외국의 개입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중국의 선거 개입 정보를 제공한 데 대해 ”우리가 정부로부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 '파이브 아이즈'와 독일·프랑스 정보당국에 전달됐다고 더글로브앤드메일은 전했다.


[캐나다 前야당 대표 “中, SNS로 가짜정보 확산”]


한편, 지난 2021년 캐나다 총선에서 중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직 야당 대표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선거운동 개입 도구로 지목했다.


에린 오툴 전 보수당 대표는 지난해 7월경 캐나다 정보당국자들로부터 2021년 총선 당시 중국의 개입과 관련한 브리핑을 받았다.


그런데 오툴 전 대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각종 국제 현안에서 자신들에게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보수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다양한 공작을 편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했다.


보수당 낙선 운동에 나선 캐나다 대리인들에게 중국 정부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위챗으로 가짜 정보를 퍼뜨렸다는 것이다.


위챗으로 퍼진 가짜 정보는 보수당이 집권할 경우 정책 변화에 대한 것으로, 대부분 보수당을 비난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보수당 정치인도 중국 정부가 위챗을 통해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출신으로 의회에서 중국 공산당에 강경한 입장이었던 케니 치우 전 의원은 자신을 '중국계 탄압 정치인'으로 규정한 중국 관영지의 기사가 위챗을 통해 중국계 유권자들에게 전달됐다면서 이로인해 2021년 총선 선거운동 당시 중국계 유권자의 집을 방문하면 치우 전 의원을 '배신자'라고 부르면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토론토 지역 선거구의 자유당 후보 경선에도 중국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CSIS는 “중국 정부 관리들이 이 경선에 개입해 선거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알려진 사람이 해당 선거구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위조 서류를 제공했으며, 중국 영사관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학생 비자를 취소하거나 중국에 있는 가족을 처벌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정보가 선거 전에 정보당국에 보고가 되었지만 확실하게 입증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오툴 전 대표는 “정보 당국의 브리핑을 통해 캐나다 총선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며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개입, 최대의 안보위협]


캐나다 정부당국은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캐나다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CBC 방송은 지난해 3월 17일 CSIS의 보고서와 관련해 “캐나다 정보당국이 중국 정부의 캐나다 총선 개입에 대해 캐나다 국가 안보에 '최대의 전략적 위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보안정보국(CSIS)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선거 개입 논란과 관련, “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관들이 지속해 '캐나다의 민주적 제도'에 개입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며 “이 같은 활동이 '더욱 빈번하고 교묘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SIS는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캐나다의 '각급 결정과 행사 및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하는 외국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특정해 제시했다.


CSIS는 이어 “이런 위협이 '중국 인민'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에서 초래된다”며 “중국 공산당이 경제·기술·정치·군사 분야에서 '지정학적 이익'을 노린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CSIS는 또한 “이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캐나다의 국가안보와 주권을 직접 위협하는 활동을 수행하는 데 국가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CSIS는 중국 정부가 지난 총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심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선거개입에 대해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취급하면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실체를 파악하려 하고 있으며, 동시에 앞으로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도 강구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반박하는 트뤼도, 중국의 선거개입 부인]


이와 관련, 트뤼도 총리는 자신이 받은 정보들 가운데 일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거나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캐나다) 선거에서 (이런) 선호를 한다는 것은 개연성이 매우 낮은 것 같다"고 일축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도 캐나다 정치에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현재 트뤼도의 국가 안보 및 정보 고문인 드루인은 “혼란을 야기하고 민주적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실상 중국의 선거개입에 대해 수긍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다음 달 예비 보고서를, 그리고 오는 12월에 최종보고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선거에도 깊숙이 개입한 중국]


중국이 외국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그 중 한 나라가 바로 호주다. 지난 2022년 2월 16일, 호주의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언’은 “집권 연립여당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야당인 노동당과 중국공산당을 겨냥해 대단한 싸움을 시작했다”면서 “야당인 노동당은 중국 친화적 정당으로 강력한 중국과 맞서 싸우기는 역부족이라고 혹평하면서 전면전을 선포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모리슨 당시 총리가 이렇게 격하게 반응을 한 것은 5월의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중국이 다양한 수단으로 호주 총선에 개입하면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펼쳐왔던 집권연립여당 후보 대신 중국 친화적인 노동당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한 공작들을 펼쳐왔다는 것이 연이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2월 11일에는 중국이 스파이를 붙여 야당인 노동당 후보에게 자금을 지원하려 했으나, 호주 안보당국에 발각돼 무산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호주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과 강한 커넥션이 있는 한 익명의 사업가가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지사로 나선 후보들에게 당선 시 영향력 행사를 대가로 이 같은 시도를 했고, 호주안보정보원(ASIO)이 이를 탐지해 저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호주안보정보원(ASIO)은 “최근 호주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세 개입과 스파이 활동을 테러리즘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 때문에 꼭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만, 중국의 뜻대로 호주에는 노동당 정권이 들어섰다. 지금 노동당 정권도 지난 정권의 대 중국정책을 상당히 많이 수용하고 있지만, 지난 정권보다는 훨씬 유연한 대중국정책을 펼치고 있다.


호주에까지 마수를 뻗힌 중국이 미국의 선거를 그냥 지나칠리 없다. 미국의 대선은 물론이고, 의회선거에까지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중국은 이렇게 전 세계의 선거들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정권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나깨나 중국 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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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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