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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28 11: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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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인근 택시정류장에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가 노사 협상 결렬로 12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28일 출근길 서울 시민들은 '버스 대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아침 출근 시간대 뉴시스가 찾은 서울 시내 주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 환승 지점에서 만난 시민들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6시께 서울 금천구의 한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대부분의 노선에 빨간 글씨로 '차고지' '종료' 안내가 떠 있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권 시외버스와 마을버스는 여전히 버스전용차로 위를 다녔지만 시내버스인 초록, 파란버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미리 파업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대체 교통편을 찾아갔는지 정류장은 대체로 한산했다.


인근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은 평소처럼 출근길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렸다. 한 시민은 가족에게 전화한 듯 "서울 버스가 파업했대. 마을버스만 탈 수 있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신도림까지 간다는 김향자(64)씨는 "어제부터 버스 파업한대서 일찍 지하철 타러 왔다"며 "딸이 버스로 출퇴근하는데 아침에 괜찮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전 7시께 혜화역 인근 버스환승센터의 시민들도 전광판에 뜬 '시내버스 파업. 지하철 이용' 문구를 보고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시민은 "오는 거 아무거나 타야겠다"며 한숨 쉬었다. 이윽고 간선버스 한 대가 도착하자 대여섯명이 올라탔다.


김모(50)씨는 야근 후 퇴근하고 있다며 "버스 파업 얘기는 못 들었다"며 "용두동에 있는 집까지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라고 토로했다.


사당역 버스 정류장도 헛걸음한 시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었다.


흑석동까지 출근한다는 한모(51)씨는 "오늘 파업한 줄 몰랐다. 왠지 안 오더라"며 "지하철 타야겠다"고 정류장을 빠져나갔다.


지하철로 시민들이 몰리며 서울 주요 역사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곳곳에는 사람들로 꽉 찬 열차를 타지 못해 화를 내거나 한숨을 쉬는 시민들이 있었다.


충무로로 출근하는 양모(36)씨는 "서울대병원에서 여기 역까지 지하철 타러 걸어왔다. 원래 그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라고 말한 뒤 지하철을 기다렸다.


지하철 안전도우미 박모(66)씨는 "평소에는 오전 8시를 넘어야 혼잡한데 오늘은 그 전부터 이용객이 많다"며 "평소의 두 배 정도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우이신설 경전철을 타고 출퇴근하는데 계단 위까지 사람들이 줄을 섰다. 지하철이 꽉찼는데 계속 타서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며 "사람끼리 꽉 껴서 소란도 있었다. 아무런 대비가 안 된 거 같다"고 분개했다.


자가용으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늘며 오전 7시40분 기준 19.7㎞였던 서울 도심 전체 속도는 오전 8시20분께 17.8㎞, 오전 9시께는 16.7㎞까지 떨어졌다.


서울시는 28일 오전 4시 첫차부터 비상 수송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 운행한다. 심야 운행 시간은 익일 오전 2시까지 1시간 연장된다.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 총 119개 노선에 무료 셔틀버스 480대를 투입했다.


다만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이 많지는 않아 이용률이 저조했고, 그마저도 일부 노선에서만 운행돼 탑승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인근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전하던 50대 남성 이모씨는 "오전 7시부터 운행을 시작했는데 1시간 동안 1명이 탔다"며 "나한테도 오늘 오전 2시에야 (셔틀버스 운행) 연락이 왔는데 홍보가 잘 됐겠나"고 했다.


탑승객 민지혜(28)씨는 "남자친구가 (무료 셔틀버스를) 알려줘서 타게 됐다"며 "원래 출근 시간보다 두 배 정도 걸리지만 그래도 이 버스가 있어서 출근은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김모씨도 "원래 출근 시간은 15분 정도인데 오늘 이 버스를 타러 걸어 오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다"며 "셔틀버스 운행 구간이 한정적이라 내려서도 다시 걸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셔틀버스가 가지 않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또 다른 시민은 버스를 타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앞서 버스 기사 1만8000여명이 소속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새벽까지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서울 버스 노조는 오전 4시 첫차부터 서울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일부 노선은 정상운행하지만 총 61개사 7000여대, 전체 버스의 98%가 멈춰 서게 됐다.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는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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