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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친중으로 성장했던 머스크, 중국에 토사구팽 당했다! - 중국의 적극적 지원으로 성장했던 테슬라 - 양날의 검이 된 머스크의 아슬아슬한 중국 줄타기 -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서방의 규제도 발목
  • 기사등록 2024-03-28 11: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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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적극적 지원으로 성장했던 테슬라]


철저하게 중국을 기반으로 하여 성장해 왔던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이젠 중국에 의해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전기차 업체에 대해 강한 견제정책을 내놓으면서 테슬라도 동시에 독박을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값싼 노동력과 부품 공급망을 갖춘 중국을 주력 생산 기지로 삼아 현지는 물론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중국 경쟁업체에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미·중 긴장 속에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견제 강화가 테슬라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처음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을 때 대실패의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지만 지난 2020년 중국의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대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여기에 미국보다 긴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과 노동조합이 없는 중국만의 특유성이 테슬라의 수익성 제고에 한몫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슬라가 중국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가 전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보통의 외국 기업들에게는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특혜를 줬다. 이에 대해 NYT는 머스크가 상하이 공장 건설을 모색할 때 테슬라 로비로 중국 지도부가 대기 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중요한 정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이렇게 자신들에게 유리한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면서 수억달러(수천억원)로 추정되는 이익을 거뒀다.


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또한 중국내 고위 지도자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갔다. 그 중 대표적인 이가 현재 총리가 된 상하이의 당서기 ‘리창’이었다. 이러한 배경 덕에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회사로서는 처음으로 현지 파트너 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중국은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로 만드는 데 일조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혁신을 압박하는 효과도 얻었다. 일종의 메기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을 '자동차 강국'으로 변모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테슬라를 통해 얻은 여러 교훈들을 바탕으로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을 키워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이제 유럽에도 진출해서 좋은 가성비를 내세워 폭스바겐, 르노 등 기존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중 BYD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러한 과정과 관련해 자동차 컨설턴트이자 전 제너럴 모터스 아시아 지역 임원이었던 마이클 던은 테슬라가 중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테슬라 이전과 테슬라 이후가 있다”면서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양날의 검이 된 머스크의 아슬아슬한 중국 줄타기]


눈여겨볼 것은 테슬라가 미국에서는 누리지 못하던 여러 조건들을 중국의 적극적 지원으로 대대적 성장을 해 왔지만, 이젠 테슬라로 인해 성장을 해 왔던 중국의 전기차 업계로 인해 발목을 잡힐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이에 대해 “대중 의존도가 큰 머스크로선 중국 경쟁업체들의 급부상에 대응하면서 테슬라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지난 1월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무역장벽에 가로막히지 않는다면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대로 테슬라의 주가는 중국 시장 판매 부진으로 급락하면서 이달 초 머스크의 자산도 급감해 그는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중국으로 인해 비약적 성장을 한 테슬라가 이젠 중국으로 인해 위기로 빠져들고 있음에도 상하이 공장의 비용 절감 효과, 다른 자동차업체와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머스크가 중국에서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만약 테슬라의 머스크와 중국간의 관계가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이젠 중국 소비자들의 보복도 걱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머스크가 다른 사업을 펼치는데도 상당한 제약점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머스크가 소유한 SpaceX는 수익성 높은 국방부 계약을 맺고 있으며, 스타링크 네트워크는 전 세계 위성 인터넷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도 선전선동으로 자주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소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일론 머스크는 상하이에 있는 공장을 포함해 중국에 재정적으로 너무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미중충돌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머스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의 지도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머스크를 무릎꿇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미 그런 조짐도 보인다. 지난해 중국의 몇몇 지역에서는 민감한 지역에서 테슬라를 금지했고,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는 모든 중국 데이터가 현지에 보관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상무부가 중국 전기 자동차의 데이터 보유에 대한 조사를 발표한 후, 공산당이 소유한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소비자들이 테슬라에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마디로 중국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테슬라의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고, 또한 그러한 강압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머스크는 완전히 중국에 코를 꿰어 있는 셈이 됐다. 실제로 머스크는 여러 국제 분쟁에서 중국의 편을 들었다. 머스크는 심지어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중국 편을 들었다. 이러한 머스크의 성향 때문에 대만은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독자적 위성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서방의 규제도 발목]


이렇게 나날이 중국에서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테슬라가 미국과 EU 등에서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규제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이미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산 배터리 부품과 광물 사용 등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한 데 이어 현재 25%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 당국이 자국 전기차 업체에 보조금을 줘 유럽 업체와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물론 여기에 테슬라는 조사 대상은 아니지만 그 결과에 따라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전기차에 징벌적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기업은 미국이지만 중국에서 제조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산 전기차로 대우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테슬라는 중국내에서는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눈총도 이겨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여기에 중국내의 애국주의 소비가 테슬라의 중국내 미래를 참으로 어둡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밖에서는 미국회사이면서 중국산 전기차 대우를 받으면서 또한 사실상의 규제조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중국은 테슬라를 상하이에 유치할 때 현지 전기 자동차 브랜드의 메기가 될 것이라 판단해 적극적인 유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테슬라의 메기 역할이 끝난 지금 중국은 더 이상 테슬라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테슬라는 사실상의 토사구팽(兔死狗烹;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잡혀서 삶아진다는 뜻)을 당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진퇴양난이다. 상하이 공장에 너무나도 많은 재산이 묶여 있어서다. 이런 관점에서 상하이의 테슬라는 머스크를 친중으로 붙들어 놓을 수 있는 ‘담보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친중으로 재미보려던 머스크가 오히려 중국으로 인해 발목 잡힌 형국을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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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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