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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27 06: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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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AP/뉴시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019년 3월2일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묘소에서 열린 화환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6일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를 다시한번 명백히 파악하였다"며 "조일 수뇌회담(북일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일본 측은 25일 오후 내각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하여 랍치(납치) 문제가 해결되였다는 데 대해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립장을 명백히 하였다"고 밝혔다.


전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납치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북한)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또한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 무슨 핵 및 미싸일(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며 "일본은 력사(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해결될래야 될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 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며 "최근에 여러 차 주위의 이목을 끈 기시다 수상의 조일 수뇌회담 관련 발언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 최저수준의 지지률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 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리용당해서는 안 된다"며 "'전제조건 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 측이며 다만 우리는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 출발을 할 자세가 되여있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립장을 밝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이 북일 정상회담 관련 담화를 낸 건 하루 만이다. 전날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일본 측이 북일 정상회담 의향을 타진해왔다고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태도 변화를 압박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을 포함해 두 차례나 김 부부장 담화를 통해 일본인 납북 문제 및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정상회담 의제로 올리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상황이 반전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일 정상회담은 북한과 일본 양측 모두에 실익이 있다.


북한은 일본과 관계 개선을 통해 강화된 한미일 3국 공조에 균열을 내려고 시도할 수 있다. 북한 형제국 '쿠바'와 한국이 지난달 깜짝 수교를 한 데 따른 충격을 상쇄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기가 바닥을 기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입장에서 북일 정상회담은 지지율 반전 카드다.


하지만 납북 문제 및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거론하지 않는 정상회담은 오히려 기시다 총리의 정치생명을 흔드는 악수가 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매달리는 듯한 모양새로 이미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북일이 입장차를 좁히고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북미협상에서 비공개 물밑접촉과 달리 정작 만났을 땐 정치적 퍼포먼스에 그칠 수 있다는 경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확실하게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평양에) 올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한국이나 미국에도 메시지를 던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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