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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지상부대 투입 밀어붙이는 마크롱 - '우크라 파병' 거론 마크롱, “서방 지상작전 필요” - 마크롱의 매파 변신, 유럽사회의 주도권 전쟁 일환 - 마크롱의 매파 변신, “우크라 무너지면 유럽이 당한다!”
  • 기사등록 2024-03-18 11:46:56
  • 수정 2024-03-18 12: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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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파병' 거론 마크롱, “서방 지상작전 필요할 수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다시 언급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국가의 지상군 파병시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터라 마크롱 대통령이 또다시 꺼내든 지상군 파병 가능성에 대해 나토국가들과 러시아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16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어쩌면 언젠가 우리는 러시아 병력에 맞서기 위해 지상 작전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다시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준비가 돼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지상군 파병을 원하지 않고 앞장서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 이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주도권을 쥐고 주동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어쩔 수 없는 때가 오게 되면 그에 합당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우크라이나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게 되면, 결국 우크라이나를 구하기 위해 지상군도 파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측면에서 마크롱은 “프랑스의 강점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인 것이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에도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진행한 뒤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면서도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지난 14일에는 프랑스 최대 방송인 TF1(테에프앙), 공영 프랑스2채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서방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안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되풀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장 그런 상황에 있지는 않다”면서도 “모든 선택지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러시아를 견제했다.


마크롱은 또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위협하는 것은 가치가 없다”며 “핵보유국은 핵무기로 인해 보호받는다고 느껴야 한다. 핵무기에 관해서는 많은 말이 불필요하다. 이는 우리에게 확전을 방지해야 할 책임을 부과한다”고 말했다. 이는 핵무기가 위협 수단이 아니라 방위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푸틴 대통령을 질타한 것으로 해석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한 “전쟁이 유럽으로 번진다면 이는 온전히 러시아의 선택이자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회담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변함없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마크롱이 앞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동맹국들에게 ‘겁쟁이’가 되지 말라고 촉구한 그의 날카로운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마크롱의 매파 변신, 유럽사회의 주도권 전쟁 일환]


그렇다면 평소에 비둘기파였던 마크롱 대통령이 왜 이렇게 강력한 매파로 변신했을까?



이에 대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6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독일의 숄츠 총리와 폴란드의 도날드 투스크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한 결속을 과시했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이른바 바이마르 삼각동맹(독일·프랑스·폴란드)에 속한 세 나라가 결코 러시아의 승리를 허용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목표로 하나로 뭉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단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것이 곧 유럽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끝까지 지지하는 것은 우리와 우리 국민, 우리의 안보와 유럽을 위한 힘”이라 강조했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발언은 상당히 의외다. 지난 2022년만 하더라도 모스크바를 굴욕적으로 대하지 말라면서 푸틴과의 외교채널을 열어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서다. 이에 비추어보면 마크롱의 강경 발언은 놀랄만한 도발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변화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 마크롱은 프랑스가 유럽의 지배적인 강대국으로 보이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실 최근들어 유럽 사회를 이끌어가는 맹주가 사라졌는데, 이는 유럽 사회의 지도력 부재로 나타나면서 유럽 사회의 분열 및 무기력을 표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전세가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자, 이를 기화로 프랑스의 마크롱이 유럽의 주도권을 쥐고 러시아와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독일의 숄츠 총리가 유럽 동맹국들에게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무기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을 때, 이는 프랑스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사실 2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프랑스는 장거리 미사일인 스칼프를 지원했지만 독일은 가장 현대적인 무기 시스템 중 하나로 간주되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지원하기를 아직까지도 꺼려하고 있다. 프랑스 입장에서는 독일이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미적대고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군사지원을 해 주지 않는 것은 프랑스와는 달리 독일에는 핵무기가 없다보니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무기지원을 했다가 자칫 러시아의 보복을 당할 것을 우려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번 주 독일 연방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안을 세 번째로 부결시킨 바 있다.


독일은 독일대로 프랑스에 대해 불만이 있다. 독일이 미국과 이스라엘 기술을 사용하여 유럽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추진했지만 프랑스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독일 입장에서는 프랑스의 불참으로 유럽 공동방어망 구축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사실 독일과 프랑스의 이러한 갈등은 유럽사회의 주도권과 깊은 연관이 있다. 독일은 유럽의 경제적 주도권을, 프랑스는 전략적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계가 무너지면서 양국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마크롱이 우크라이나 전쟁 카드를 꺼내들면서 지상군 파견이라는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는 논쟁을 불러온 것은 이를 기화로 유럽사회에서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심산이 담겨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해석이다.


[마크롱의 매파 변신, “우크라 무너지면 유럽이 당한다!”]


일단 마크롱 대통령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 발언에 대해 독일의 숄츠 총리는 합의가 되지 않은 것이라는 말로 일축하면서 이러한 논의로 인해 프랑스가 고립되었다고 말하고 나섰지만 마크롱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당연히 독일의 숄츠 총리가 자신의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병 계획에 대해 동의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그러한 발표를 강행했으며, 더불어 지상군 파병 논쟁을 계속 불지펴 가느냐 하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많은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점령당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마크롱은 이러한 포인트를 정확히 짚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어떤 지도자도 지상군을 파병해서라도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마저도 마찬가지다.


지상군 파병에 대한 논의 자체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의 핵전쟁으로 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도록 방치하는게 맞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러시아에 의해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한다면 그 다음 푸틴의 공략 순서는 당연히 유럽이다.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았던 유럽 국가들은 아무리 나토 방어체제가 있다 할지라도 푸틴이 설사 나토의 한 국가를 대상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해도 나토군 전체가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고? 핵전쟁이 두렵기 때문이다.


마크롱은 이러한 상황을 꿰뚫어 보면서 푸틴에 의한 핵전쟁을 두려워 한다면 언젠가 유럽 국가들이 푸틴의 손아귀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공화당과 트럼프에 의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이 중단되어 있는 상황에서라면 얼마든지 유럽사회가 푸틴의 세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마크롱은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도주의자였던 마크롱이 유럽연합의 자율성과 독자성을 가지고 러시아를 대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미국과는 분리된 유럽 사회만의 안보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미국의 리더십 아래 유럽 사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숄츠 총리의 노선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눈여겨볼 것은 독일 등의 반대에도 프랑스가 끝끝내 지상군 파병을 주장할 경우다. 그리고 유럽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끝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파병하고 그로 인해 러시아가 프랑스를 공격하게 된다면 그때 나토군은 어떻게 대응할까?


당연히 나토국가인 프랑스가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나토군이 동원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게 흘러갈 경우 프랑스는 이미 유럽사회의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국가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특히 그러한 결과로 러시아를 제압해 결국 패배시키게 된다면 이후 유럽 사회는 프랑스가 독점적으로 지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마크롱은 지금 이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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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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