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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테슬라 추월한 中전기차 BYD, 글로벌 시장서 ‘날개없는 추락’ - BYD, 수출 ‘경험 부족’ 약점, 재고 물량도 급증 - 재고 팔려고 배도 샀는데, 발만 동동거리는 BYD - 전기차 수출에 중국 경제 명운건 시진핑 정부 당혹
  • 기사등록 2024-03-14 1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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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수출 ‘경험 부족’ 약점, 재고 물량도 급증]


테슬라를 추월하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는 BYD(비야디)가 수출 경험 부족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동시에 수요 예측 실패로 세계 곳곳에서 재고가 넘쳐나는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중국 BYD가 해외에 수출 물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차량 관리 부실로 차체가 손상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데다, BYD가 수요 예측에 실패해 과도한 물량을 해외시장에 공급하며 대량의 재고가 쌓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BYD가 최근 일본에 수출한 차량 가운데 차체가 찌그러지거나 표면이 긁힌 제품이 다수 발견돼 현지 품질 기준에 맞추기 위한 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태국과 이스라엘에서도 도장이 벗겨지는 등 손상된 차량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으며, 유럽으로 수출된 자동차 가운데는 곰팡이가 발견되거나 루프랙의 무게로 인해 차량이 뒤틀린 제품도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곰팡이는 습한 날씨에 차량을 장기간 보관할 때 흔히 발생할 수 있으나, 문제는 곰팡이가 생겼을 때 적절하게 처리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노하우 부족으로 전혀 손을 대지 못해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WSJ은 이에 대해 “BYD가 장거리 물류 이동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마치 괜찮은 식당에 갔는데 접시가 깨진 것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BYD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이뿐 아니다. WSJ은 “BYD가 해외에서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지난해 말 기준 유럽에 1만 대 이상의 차량을 창고에 쌓아뒀다”면서 “해당 차량들은 판매 승인 인증서가 곧 만료돼 유럽에서 판매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쯤되면 재고로 쌓인 해당차량들을 다시 중국으로 싣고 와야 하는데 물류비용은 물론이고, 이미 재고가 된 이 자동차들의 판로 또한 문제가 되면서 BYD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다른 문제도 있다. WSJ에 따르면 BYD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 해외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하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64.7% 증가한 40만 대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해외 수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물류 이동과 품질 관리, 수요 예측 등 측면에서 다수의 약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올해 초에는 BYD가 영국에 수출한 버스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2천여 대에 이르는 차량을 리콜한 사례도 있었다. 당국은 차량의 난방, 환기 및 냉방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방치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재고 팔려고 배도 샀는데, 발만 동동거리는 BYD]


지난해 기록적인 판매기록을 달성한 BYD는 테슬라를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드는가 하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기준으로 테슬라, 토요타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사 자리에 등극한 바 있다.


이러한 성장세가 당연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BYD는 내수의 수출전환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과감하게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BYD는 대형 선박까지 발주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모든 계획들이 틀어지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BYD의 이러한 유럽 시장 수출 전략에 대해 많은 전기차 전문가들은 과도한 욕심이라며 우려를 표했지만, BYD는 이러한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시장확대전략을 폈다는 것이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한마디로 비참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BYD는 전기차 1만6천대도 못 팔았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너믹스도 1만6천대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1.1%다.


사실 BYD는 최근 중국 내수의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중국내 전기차 시장의 과잉 경쟁으로 점유율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또한 이러한 내수시장의 과열로 품질 관리와 가격 경쟁력 등에도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BYD는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


BYD가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 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국내시장에서의 어려움을 수출을 통해 해소해 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조차 성장 둔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BYD가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BYD가 충격을 받은 것은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경쟁력이라는 최대의 강점을 내세웠지만 이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EU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도 BYD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실제로 BYD는 중국에서 최저가 모델인 아토3(위안플러스)를 11만9천800위안(2천18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시장에서 아토3는 4만1천달러(5천389만원)에 판매된다. 무려 두배에 달하는 금액차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유럽 일부 국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BYD가 뒤늦게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로인해 BYD의 최대 강점인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BYD는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자 해상운송도 직접 하려고 한 것이다. 닛케이(Nikkei)에 따르면 BYD는 지난 1월 첫번째 롤온·롤오프 화물선을 중국에서 출항했다. BYD는 앞으로 7천대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선박 8척을 단독으로 확보한다는 방침까지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BYD의 잔략이 상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BYD가 직접 해상운송에 나섰지만 운송과정에서 차량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부족해 오히려 심각한 불량품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은 이와 관련해 “BYD 최고 경영진이 각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매 목표를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며 “유럽의 한 임원은 수요 부족, 품질 관리 등 문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빍혔다.


더불어 BYD의 가격 인하 전략도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지 생산이 아니고 중국에서 수입해 오다보니 아무리 중국내에서 제조원가가 낮았다고 해도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가를 현지 제품보다 더 낮게 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BYD가 가격을 낮추면 유럽 현지의 전기차도 덩달아 가격 인하에 나서기 때문에 단순하게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려 해서는 백전백패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내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BYD의 수출전략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수출에 중국 경제 명운건 시진핑 정부 당혹]


그런데 진짜 문제는 BYD의 경영 부진은 중국 경제의 미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등의 신에너지차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중국 경제 부진을 털어내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에는 중앙·지방정부와 중앙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가적 대책까지 마련했다.


그 중 중요한 대목이 바로 해외에 신에너지차 관련 R&D센터를 설립하고, 외국의 연구기관·산업 클러스터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수립하는 등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기로 한 것이다. 또 이미 업체 등이 각자 구축한 산업망·공급망을 연계하도록 지도하는 방안도 들어가 있다.


이러한 신산업 성장을 이끄는 핵심 회사가 바로 BYD이다. 그런데 BYD가 이렇게 해외 시장에서 맥을 못추게 되면 중국의 신에너지차 사업도 곧바로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나서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최근 안보 문제를 이유로 중국 전기차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서방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이러한 조치들이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신에너지차 수출을 통해 부동산 경기 위축을 만회해 보려는 중국 당국의 원대한 계획도 수포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의 미래를 향한 중요한 한 축인 신에너지차 사업이 힘을 잃게 된다. 중국 경제는 이렇게 산넘어 산이다. 뭔가 한 줄기 햇빛이 보이는 듯 했으나 그 빛이 언제 어느 순간에 다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중국 당국도 참 답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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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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