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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경제적 어려움 인정한 中관리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압력솥’ - 중국 경제 상황 위기, 처음으로 인정한 최고위층들 - 공무원 20% 월급 못 받을 정도, ‘중국은 폭발직전 압력솥’ - 중국 경제의 퇴조, 시진핑의 무지가 자초한 결과
  • 기사등록 2024-03-11 1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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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상황 위기, 처음으로 인정한 최고위층들]


중국 당국의 최고위급들이 결국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일자리 확대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3% 미만으로 ‘중국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압력솥’과 같은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와 화제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이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위기, 기록적인 청년 실업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주무 부처 부장(장관)이 전반적인 고용 압박이 아직 완화되지 않았으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왕샤오핑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은 9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겸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여전히 구조적 고용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부터는 아예 실업률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는다는 것은 16∼24세 사이 약 1억명의 중국인 5명 중 한 명 이상이 실업자라는 뜻이다.


다만 중국 당국은 작년 12월부터 통계 발표를 재개했지만, 대상에서 대학생은 제외했다. 이러한 조정을 통한 실업률은 14.9%였다. 이마저도 일주일에 한 시간 알바를 하는 이는 물론, 부모에게서 용돈을 받으며 집안 일을 하는 이들도 취업자로 분류하는 등 많은 모순이 있어 일자리 통계는 전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악의 부동산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도 9일 양회후 기자회견에서 “파산해야 하는 부동산 회사는 파산돼야 하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도 구조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이러한 지침이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자칫 그러한 처리방식이 부동산 부문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심지어 금융부문의 위기로까지 전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니홍 부장은 “중국 경제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던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면서 “시장 안정화 작업이 매우 어려운 과제라서 부동산 위기의 어려운 국면을 되돌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인정을 한 것이다.


[공무원 20% 월급 못 받을 정도, ‘중국은 폭발직전 압력솥’]


이런 가운데 프랑스 유력 시사주간지 ‘르푸앙(Le Point)’이 지난 2월 21일 ‘중국은 지금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압력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르푸앙’은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중국내 고위급 소식통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진핑 주석에 관한 내밀한 내용은 물론이고 심각한 경제난, 고위층 자녀의 중국 이탈 등의 민감한 내용들까지 포함돼 관심을 폭발시켰다.


이 기사를 쓴 기자도 프랑스 AFP 통신 베이징 특파원을 거쳐 AFP 편집국장까지 지낸 원로 언론인이자 중국 전문가라는 점에서 보도의 신뢰성을 더하고 있다.


이 글은 “올해가 청룡의 해인데, 용은 행운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는 전쟁이나 정변, 극단적인 폭력사태 같은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해석된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를 명분으로 강도 높은 정적 숙청을 계속하면서 중국의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데, 이러한 독재적 권력 행사가 이어지면서 심각한 실수가 빈발하자 중국내에서는 시진핑에 대한 회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은 사실 심각하며 모두가 시진핑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신뢰는 이미 사라졌다”고 정리했다.


‘르푸앙’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 중 하나로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들었다. 실제로 수도 베이징은 별 문제가 없지만, 저장성 원저우나 쓰촨성 등 지방은 상황이 심각한데, 지방정부 재정난이 어려워지면서 공무원의 20%가량이 월급을 제때 못 받을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부동산 경제의 활황 속에 급하지도 않은 인프라 구축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재정을 펑펑 쓰다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지방 재정이 고갈되어서다.


특히 지방정부 재정 위축으로 말미암아 복지 부문의 혜택 축소가 눈에 띈다. 실례로 공립병원의 경우 상하이 같은 최대 경제도시마저도 공립병원 의사의 월급이 120유로(약 17만4000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다.


이뿐 아니다. 이미 우리 신문도 보도한 바 있지만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버스같은 대중교통마저도 운영비가 모자라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고, 작년 하반기에는 톈진시가 청소부, 공공버스 기사 등에게 월급을 못 줘서 지역 큰 사찰에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문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나온 적도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도대체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 공산당마저도 무기력한 분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르푸앙은 이와 관련해 “모두가 불만이지만 침묵하고 있다”면서 “고위 간부조차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카드놀이로 시간을 때운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위급 자녀들부터 탈중국을 하고 있다. “심지어 ‘태자당’으로 불리는 당 고위층 자녀도 체제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탈출구를 찾고 있으며, 돈 많은 부자들은 은행 자체를 불신하면서 은행에 돈을 넣지 않는다”고 르푸앙은 밝혔다.


중국 전체가 이렇게 뒤숭숭하다보니 중국 당국도 그렇고, 중국내 지식인들까지 모두 지난 2022년말 ‘제로 코로나’를 이유로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백지시위의 재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 르푸앙의 분석이다.


르푸앙은 이에 대해 “지금도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몰라 모두 걱정한다”면서 “길거리 청소부, 택시기사부터 최고위 권력층까지 모두 이런 분위기를 느끼는데, 지난 30년간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르푸앙은 “중국내 분위기가 살벌한 것은 사실 시 주석에 대한 평가 자체가 냉혹한데서부터 비롯된다”면서 “시진핑은 문화대혁명 때 다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농촌으로 하방돼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시진핑은 마오쩌둥처럼 중국 고대사에서 어떻게 권력을 탈취하고 유지하는지만 배워 권력 장악에만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르푸앙은 “문제는 시진핑 뿐만 아니라 리창 총리를 비롯해 시진핑 정부 장관 대부분도 교육 수준이 낮다”면서 “이 또한 마오쩌둥 이후로는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니 21세기의 중국이 진보는커녕 마오쩌둥 시대로 퇴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르푸앙의 지적 그대로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완전히 마오 시대로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 중국 경제가 WTO체제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중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를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그런데 시진핑은 그러한 중국 경제의 속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중국 경제가 저절로, 또 자신들의 능력으로 지금의 세계 경제 제2위를 이루고 있다고 오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 미스가 중국을 퇴행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다. 그런데 그러한 이유가 시진핑이나 최고 지도부가 국가를 이끌어갈 능력이 너무나도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퇴조, 시진핑의 무지가 자초한 결과]


르푸앙이 지적한 또다른 문제는 중국 경제의 현실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2%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3%이하로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르푸앙은 실제로 “중국 고위 재정 당국자로부터 ‘정부 파산을 선포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르푸앙은 이어 “문화대혁명 당시 구호가 ‘중국이 곧 미국을 추월한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이 꼭 같은 상황”이라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은 황제가 권력을 독점하면서 연출하는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르푸앙은 또한 “시 주석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동승서강(東昇西降·중국은 떠오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진다)’이라는 정치 구호를 들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시주석이 현실감각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 주석 주변을 에워싼 추종자들이 중국 경제의 진상을 숨기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르푸앙은 “중국은 곧 폭발할 압력솥 같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권력 전복을 위한 폭력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달려가다 보니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암울한 것은 “중국이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데는 20~30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무기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정작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의 최고위 지도부는 자아도취에 빠져 현실을 분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르푸앙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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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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