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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한 터커 칼슨의 인터뷰 - 푸틴 “우크라와 조만간 휴전합의 도달할 것” - "미국이 우크라에 파병한다면 3차 세계대전 발발" 경고 - 전 폭스뉴스 앵커의 푸틴 인터뷰 후폭풍 거셀듯
  • 기사등록 2024-02-10 05:26:53
  • 수정 2024-02-10 06: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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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와 조만간 휴전합의 도달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이며 협상을 통해 분쟁 종식을 원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공급을 중단한다면 언제든지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란 말도 했다. 그러나 푸틴과의 인터뷰를 한 당사자가 극우적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라는 점에서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날 공개된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결코 거부하지 않았다”며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또한 “협상의 조건으로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었다”고 전했다.


터커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이 있는 미 극우 성향의 논객으로, 지난해 4월 미 대선 투표 조작설 보도와 관련 폭스뉴스가 투표기 업체에 7억8750만 달러(약 1조400억원)를 배상하기로 한 지 일주일만에 해고된 바 있다.


터커 칼슨은 이날 자신의 개인 웹사이트에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터커 칼슨의 인터뷰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시작된 전쟁 이후, 푸틴 대통령이 서방 언론인과 대면한 첫 번째 인터뷰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푸틴은 왜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를 허락했을까?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칼슨의 입장이 나머지 서방 언론과 다르기 때문에 성사된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로 칼슨은 2019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분쟁 당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칼슨은 이후로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 지속적으로 친(親)러시아 성향을 보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책임을 서방에 돌리거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로 비난하기도 했다.


[푸틴 인터뷰에서 7가지 중요한 이슈]


푸틴은 이날 인터뷰에서 30분 넘게 왜곡된 역사관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마디로 이번 인터뷰는 푸틴이 의도적으로 서방을 향한 쇼를 할 작정으로 준비되어졌다고도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텔레그래프도 이날 “터커 칼슨과 푸틴의 인터뷰는 한편의 쇼 같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시간이 넘는 회담에서 인상적인 이슈를 소개했다.


또한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도 이날 진행된 인터뷰의 중요한 아젠다들을 소개했다.


(1) 푸틴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은 바로 나토


지금 푸틴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나포 확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또한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러시아가 나토에 가입할 의사가 있었지만 결국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2) 미국은 러시아보다 중국은 더 두려워한다?


푸틴은 이날 인터뷰에서 “서방은 러시아보다 중국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에게는 1억 5천만명의 인구가 있지만 중국에는 14억명의 인구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잠재력은 엄청나다”면서 “구매력 평가와 경제 규모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경제규모를 이루었으며, 이미 오래전에 미국을 추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도 매년 5%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푸틴의 이러한 주장은 모두 팩트를 완전히 벗어난 잘못된 정보에 입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3)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대해


푸틴은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언제 통화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평가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4) 미국이 우크라에 파병한다면 3차 세계대전 발발


푸틴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지원은 ‘값싼 도발’”이라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미국이 만약 정규군을 파병한다면, 이는 인류를 매우 심각한 세계 분쟁의 위기에 처하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국경문제나 이민 문제, 국가부채 같은 국내문제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이어 “미국은 즉각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끝까지 우리의 이익을 위해 싸울 것이며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 노드 스트림 폭파는 미 CIA의 짓


푸틴은 또한 “독일, 핀란드, 러시아를 잇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드 스트림의 파괴 배후에 CIA가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이 말한 노드스트림 폭발사건은 지난 2022년 9월 26일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드스트림-1'과 '노드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 3개에서 폭발로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한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노드 스트림 폭발사건의 배후는 아직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푸틴은 이날 “누가 노드스트림을 폭파했느냐”는 칼슨의 질문에 또다시 미국 배후설을 주장한 것이다. 푸틴은 “다만 CIA 배후설에 대한 증거는 없으며, CIA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의심스럽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6) 영국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평화협정 방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2022년 봄, 튀르키예의 주선으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정을 상당 부분 진척시켰으나, 전 영국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이 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존슨 전 총리는 그러한 사실이 없다면서 강력히 부인했다. 결론적으로 푸틴은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근거로 휴전협상 결렬의 책임을 엉뚱하게 존슨 전 총리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푸틴이 여전히 전쟁 종식에 대해 강한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7) 푸틴, 포로교환 가능성 거론


2시간이 넘는 인터뷰 가운데 푸틴은 간첩 혐의로 거의 1년 동안 러시아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에반 게르슈코비치를 석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푸틴은 “게르슈코비치의 석방을 놓고 미국과 비밀 채널 대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곧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터커칼슨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으려고 했던 것은?]


이날 푸틴의 인터뷰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러시아 지도자들은 서방인들과 일대일 인터뷰를 자주 하지 않으며, 그렇게 할 때 대개 숨은 동기를 갖고 있다”면서 “칼슨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러시아에 동조하는 자라는 점에서 그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전 세계에 강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또한 “인터뷰 시점이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논하고 있는 미국 상원에 초점이 맞춰진 듯 보인다”면서 “푸틴은 자신의 발언으로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분위기를 잡으려 했고, 동시에 미국민들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나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그러면서 “푸틴의 이번 인터뷰는 서구의 결의를 약화시키고 그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원조 패키지를 무산시키려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전 폭스뉴스 앵커의 푸틴 인터뷰 후폭풍]


터커 칼슨의 푸틴 인터뷰와 관련해 후폭풍도 거세다. 전쟁 도발자인 푸틴의 선전전에 사실상 미국 공화당의 철저한 동조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인 터커 칼슨이 동원되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이 푸틴을 돕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 혼란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원법안을 저지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에 대해 미국내의 친공화당 인사들조차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8일(현지시간) “MAGA는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를 더 사랑하는 듯 보인다”면서 “MAGA 세계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치명적인 악당이고 푸틴이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영웅이며 러시아는 오래 전에 우크라이나를 분쇄했어야 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러한 선전전에 바로 터커 칼슨이 동원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직까지 그 후과는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터커 칼슨의 푸틴 인터뷰가 어쩌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안해도 푸틴과 트럼프간의 브로맨스가 미국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터커 칼슨의 푸틴 인터뷰는 이러한 아젠다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런 점에서 터커 칼슨의 푸틴 인터뷰는 또다른 후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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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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