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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 항모 5척 한반도 주변 집결, '초유의 사태' 집중 분석 - 미 항모 5척, 4~ 5월 한반도 주변 첫 집결 가능성 - 미국 군사전략의 핵심은 인도-태평양지역 - 미군외에 대 중국 협력작전을 펼칠 동맹군 세력
  • 기사등록 2024-02-09 0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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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모 5척, 4~ 5월 한반도 주변 첫 집결 가능성]


미군 전체 항공모함 전력의 절반이 되는 5척이 오는 4월과 5월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 일대에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미 항모 5대가 한 지역에 몰리는 것은 사실상 초유의 일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현지시간) “미 해군연구소(US Naval Institute)가 지난 5일 기준 3척의 미 항공모함이 한반도 인근에 전개되어 있다고 밝혔다”면서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은 일본 요코스카에,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은 미국령 괌에, 그리고 칼빈슨함(CVN 70)은 일본 오키나와 남방 해역에 전개되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함재기를 최대 28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준항공모함 아메리카 강습상륙함도 배치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에이브러햄 링컨함(CVN 72)이 미국 샌디에고에서 함재기를 싣고 서태평양으로 출항했다. 링컨호는 해외 전개 전 2~4주 일정으로 치러지는 전투준비태세훈련(COMPTUEX)을 마친 후 4월 무렵 한반도 인근의 서태평양에 본격 배치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서 ‘전투준비태세 훈련’이란 항공모함 타격전단을 구성하는 순양함, 구축함 등 모든 부대가 실제 전투상황을 가정하여 각 단위 부대별로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훈련이다.


아울러 현재 대서양에 머물고 있는 조지 워싱턴함(CVN 73)이 레이건함과의 임무 교대를 위해 오는 4~5월쯤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 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태평양함대는 지난해 5월 “조지 워싱턴함이 올해 미 7함대로 돌아와 2015년부터 서태평양 지역에 전개된 후 로널드 레이건함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칼빈슨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서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올해 2분기까지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올해 4~ 5월이면 미 항공모함 5척의 한반도 인근 전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모만 5척, 초유의 사태 발생한 이유는?]


사실 미군의 항공모함 5척이 서태평양지역에 몰린다는 것은 초유의 일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4개월째 이어지고, 예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무장조직의 국지적 도발이 계속되는 중동에 현재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 한 척만 배치된 것과는 완전히 대비된다.


특히 미군 전체 항모 11척(10척 가동) 가운데 절반인 5척이 한 해역에 일제히 집결하는 것은 걸프전 이후 최대이자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와 관련, 미 해군 대변인은 7일, 올 4-5월 경 미 항공모함 5척이 한반도 인근에 전개될 가능성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작전상 보안 문제로 미래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서태평양지역에 이렇게 항모 5척을 집결하는 것일까?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7일 RFA에 “미 항공모함 5척이 한반도 인근에 실제로 집결한다면 북한을 공포에 떨게 할 것”이라며, “제목을 달자면 ‘김정은의 또 다른 실패, 그의 도발 고조가 미국의 의지만 강하게 해’라고 할 수 있는데, 김정은은 미국의 의지와 한미동맹을 꺾으려 해왔지만 비참하게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답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어 “미 항공모함 5척의 올 4,5월 전개는 한국 총선과 대만 총통 취임 시점과 잘 맞는다”며 “북한과 중국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군사행동 위협을 하는 것에 한미가 상응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군사전략의 핵심은 인도-태평양지역]


중요한 것은 미국이 이렇게 서태평양지역에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미국의 군사전략 핵심이 인도-태평양지역이기 때문이다. USNI가 지난 1일 발간한 ‘Proceedings’(통권 150호)은 “인도-태평양지역에의 해상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국익에 인도-태평양만큼 중요한 지역은 없다”고 강조했다.



USNI는 이어 요시하라 토시와 제임스 홈즈의 저서 '태평양의 붉은 별'에서 “해군은 함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면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해군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미 해군 전력의 핵심 대상국은 바로 중국이다. USNI는 “중국은 대만과 같은 지역 주민들을 강압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전략적인 수로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영유권 주장을 통해 주요 지형을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대함 및 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무장함으로써 인민해방군(PLA)은 중국 본토를 훨씬 넘어 A2/AD(반접근/지역 거부)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확장했다”고 지적했다.


USNI는 이어 “특히 중국은 미 해군과 공군을 무력화하고 미국의 우주 및 사이버 역량을 교란하며 약화시키기 위해 A2/AD 무기를 설계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무기는 한계가 있는데, 분산되어 있으며, 수시로 이동 가능하지도 않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으며, 지상군과의 유기적인 작전을 펼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중국의 도발을 막으려면 지상 기반 전력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해상전력 강화를 통해, 해상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미군의 판단이다. 다시말해 서태평양지역의 제해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 해군을 미 해군이 제압할 수만 있다면 중국은 쉽게 도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서태평양에서의 해상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기동력이다. 특히 미군의 해군력은 중국의 대함미사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지난 5일, “중국의 '항공모함 킬러' 미사일(둥펑, DF-21)로 인해 서태평양에서의 미군 전력 효용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미 해군 고위 관리가 “미국의 항공모함은 중국의 지대함 미사일을 그렇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닛케이에 따르면, 칼빈슨함 타격그룹 사령관인 카를로스 사르디엘로 해군 소장은 지난 1일, “고도로 훈련된 우리 수병들은 이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 치명적이고 생존 가능하며 어떤 위협이 있더라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항모 타격단이 중국 미사일에 대해서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미 해군의 항모타격단이 미국의 군사력을 확실하게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비록 중국의 DF-21같은 대함 미사일이 미국의 항공모함이 중국 본토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 하겠지만, 미국의 항모타격단은 중국의 그러한 공격을 언제든지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보수적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아시아 태평양 안보 담당 의장 패트릭 크로닌은 “전쟁이 발발하면 중국 로켓 부대가 이른바 제2도련선에서 작전 중인 항공모함을 침몰시키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2도련선’은 일본의 오가사와라 제도와 미국령 괌에서 파푸아뉴기니까지 뻗어 있다.


크로닌은 이어 “항모는 평화 또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 공약을 보여주는 데 매우 중요하지만 전쟁이 발발하면 침몰할 위험이 높다”라고 말했다.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랜드연구소의 선임 국제 및 국방 연구원인 데이비드 오흐마넥은 “항모는 서태평양에서 미국 억지력의 일부이지만, 그 능력은 잠수함이나 지상 기반 항공기와 같은 다른 전력과 합쳐져 엄청난 시너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서 “미국이 인도 태평양에서 군대와 태세를 현대화하고 업그레이드함에 따라 우리 군은 더 많은 옵션과 점점 더 탄력적인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미 공군은 인도 태평양 지역 전역에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활용했던 전초기지를 되살리기도 하고 또한 새로 개척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필리핀, 호주, 파푸아뉴기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중국군이 미 공군력을 약화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외에 대 중국 협력작전을 펼칠 동맹군 세력]


사실 미군의 항공모함 전력이 중국의 대함미사일 위협에도 불구하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배후에 주일미군을 포함한 해외 지상미군 병력과 동맹국의 병력들이 포진하고 있어서다. 다시말해 대만 전쟁 발발시 중국군이 미군의 항공모함 전력만 파괴한다고 해서 전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만약 그 경우 배후의 미군 및 동맹군 전력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군이 도발하기 쉽지 않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USNI도 “인도 태평양의 방공 및 미사일 방어는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인도-태평양지역의 여러 곳에 대중국 방어를 위한 기지들이 놓여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미군의 전략기지들이 상당히 많은 곳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군이 항공모함을 공격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은 공격을 ‘되로 주고 말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항공모함이 무려 5척이나 서태평양지역으로 집결한다는 것은 중국에게 있어서 심각한 고민을 안겨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에서 핵실험을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최악의 도발을 할 경우, 미군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전력들이 동해 또는 서해에서 합동 군사훈련과 북한에 대한 위협을 한다면, 중국으로서는 머리를 싸매는 모습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군은 만약 북한의 도발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이 가장 꺼려하는 서해에서 한미간 군사훈련을 감행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더더욱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에 미 항모들이 진출해 군사훈련을 한다면, 그때 중국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미 항모 5척의 위력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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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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