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인민의 분노, "2억명이 방패될테니 美가 전쟁해달라!" - 미국 대사관 SNS로 옮겨간 중국 공산당 비판 - “2억의 주주들이 방패가 되어줄테니 미국이 전쟁 시작해 달라” - “중국경제, 1960년대로 되돌아갔다!" 비판
  • 기사등록 2024-02-06 05:49:02
  • 수정 2024-02-06 06:35:05
기사수정



[증시 폭락에도 궤변 늘어놓은 중국 정부]


이미 위기 경보가 울린 중국 경제 상황을 시진핑 정부가 전혀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중국내 투자자들을 비롯한 인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은 근거도 없는 낙관론과 궤변을 늘어놓고 있어서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3일(현지시간) “중국 증시가 최근들어 가장 암울한 한 주를 보내며 비관론과 공포가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지난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전국이 낙관론과 상승세로 넘쳐난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면서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중국 공산당에 대한)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인민일보 2일자 3면에는 독일 공산당 국제관계 담당 비서관 레나테 코페와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이 기사에 따르면 코페는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여러 곳을 조사하면서 주택, 의료, 교육, 인프라 및 중국인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뚜렷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느꼈다”면서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낙관적인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독일 공산당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이렇게 인민일보 3면에 실릴 정도의 비중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러한 기사가 특히 사상 초유의 증시 폭락이 이어지면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제목도 ‘전국이 낙관론과 상승세로 넘쳐난다’고 달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중국 경제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임에도 인민일보가 이렇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제목으로 인민들을 선동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냐는 데 네티즌들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인민일보 기사가 나온 날, 중국 증시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며 한때 상하이 증시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폭락세를 이어갔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매우 불확실하다"며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중국의 대표적 소셜 미디어인 웨이보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인민일보 기사에 대해 “좋다 좋다 좋다” 또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올해 최고의 농담”이라고 말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상식을 벗어난 것인지 바보 같은 짓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비꼬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허베이성 네티즌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니 무시하세요”라고 말했다. 광둥성의 한 네티즌은 “2억 명의 주주가 국유화되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갑자기 국적을 잃은 것 같다”며 비웃었으며, 베이징의 한 네티즌은 “중국인이 될 자격이 없는 건 바로 나”라고 말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북한과 비교하기도 했다. 광시성의 한 네티즌은 “마치 북한 방송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쑤성의 한 네티즌은 “북한에서 압록강 하나만 건너면 된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한 네티즌은 “선전의 거물급 인사들은 모두 김씨 일가의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라고 말했다.


구이저우성의 한 네티즌은 “엔진 출력의 90% 이상이 경적에 쓰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좋은 차라고 말한다”고 비꼬았다. 경제의 현실은 최악인데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만 선전하라고 지시했던 시진핑의 말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 대사관 SNS로 옮겨간 중국 공산당 비판]


흥미로운 것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중국의 네티즌들이 미국대사관의 SNS에 하소연을 쏟아냈다는 점이다. 미국 대사관의 웨이보 계정에는 지난 2일 기린 보호 관련 기사가 올려졌다. 그런데 중국의 네티즌들이 바로 이 기사에 댓글들을 달기 시작했다. 수만개가 넘는 댓글들의 내용은 대부분 인민일보 기사를 조롱하는 내용들이었다. 아예 이 기사를 퍼나르는 숫자만 70만이 넘었다.



심지어 귄위주의와 언론통제를 비판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찬양하는 글들도 넘쳐났으며, 미국이 개입해 주기를 바라는 글들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댓글로 달렸다.


중국의 유명 X(트위터) 계정인 “리 선생님은 당신의 선생님이 아니다”라는 트윗의 스크린샷을 보면 허베이성의 한 네티즌이 “매일 칭찬만 하고, 진실은 없고, 가짜고, 크고 공허하고, 질 높은 발전, 미국이 들어본 적 있나?”라고 썼다.


중국 네티즌들은 또한 “기린도 생명이 있고 나도 생명이 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중국 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으로 보인다. 저장성의 네티즌은 “미국 증권감독위원회가 인원을 파견해 (중국 증시를) 지도해달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부자와 권력자만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대중의 신뢰가 부족한 중국 공산당을 미국이 무너뜨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2억명의 주주들이 방패가 되어줄테니 미국이 중국 인민들을 구제하는 전쟁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댓글 중엔 검열에 대한 비판도 발견됐다. 아이디 ‘서우지융후(手機用戶)’는 “날 선 비평이 없어지면 온건한 비평도 귀에 거슬리게 되고, 온화한 비평마저 금지되면 침묵이 딴생각으로 여겨지고, 침묵도 허락되지 않으면 찬양의 불충분함이 죄가 되며, 세상에 단 한 목소리만 허용된다면 유일한 그 목소리는 거짓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네티즌들이 미국대사관의 SNS에 중국공산당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리는 것은 중국 당국도 미국 대사관의 공식 SNS에 대해 손질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다만 댓글을 쓰는 공간에 “우호적인 댓글, 문명인다운 발언”이란 공지를 올렸다. 아울러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해당 키워드를 배제하고, 모든 댓글을 찾아보기 어렵게 했다.


물론 웨이보 계정을 미국대사관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웨이보는 중국공산당의 지시를 받으면 얼마든지 삭제할 수 있기는 하다. 실제로 그런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미국 당국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중국경제, 1960년대로 되돌아갔다!”]


사실 지금의 중국 경제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선전선동성 내용을 게재한 인민일보 기사는 누가 보더라도 낯 간지롭고 쌩뚱맞다. 지금 중국 당국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그 와중에 증시까지 폭락하면서 매일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약발은 거의 먹혀들지 않아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더욱 IMF등의 국제기구들마저 중국 경제의 미래를 아주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의 경제성장률마저 하향조정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까지 흔들리면서 완전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분위기가 이런데도 중국 경제를 낙관적이라 말하고 둥실둥실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는 국면이라고 말을 한다면, 이건 제정신이 아닌 ’미친 자‘의 헛소리라고 단정짓는 것이 정확한 표현 아니겠는가?


상황이 이러니 인민일보 기사에 대해 한 네티즌은 “1960년대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는 댓글을 단 것이다. 개혁개방으로 승승장구하던 중국 경제가 완전히 퇴행적 역사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에는 또한 중국 관료들에게 1960년대 문화대혁명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중국 차이신 미디어의 사설이 게재된 바 있다. 한마디로 충격적인 논평이었다. 물론 이 사설은 게재된 지 몇 시간 만에 삭제되었다.



차이신은 이 사설에서 문화대혁명 당시 국가 경제가 붕괴 직전에 놓였던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상기시키며 공무원들에게 경제적 도전에 직면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관리들은 상황이 좋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생계가 엉망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마오쩌둥의 생일 전날인 12월 25일에 게재된 이 사설은 부적절한 정책을 적시에 수정할 수 있도록 관리들에게 “사실에서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또한 지난 1년 동안 중국 금융 블로거와 경제학자들의 '비관적인 경제' 발언을 검열해 왔다. 중국의 소셜 미디어는 작년부터 경제 관련 댓글에 대한 검열을 강화했다. 아예 중국경제에 대해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글들이 흘러다니지 못하도록 원천봉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웨이보는 사용자들에게 “중국 경제에 대해 악의적으로 경시하거나 부정적인 정서를 퍼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12월에는 웨이보가 사용자들에게 “경제 발전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중국 최고 권력층은 2023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 선전과 여론 지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의 밝은 이론을 노래하자”고 제안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 밝고 긍정적인 내용만 말하고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은 철저하게 단속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러한 당국의 지시는 그만큼 중국 경제의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만약 중국 경제의 현실이 있는 그대로 중국인민들에게 공개된다면, 사실 중국 공산당의 운명도 끝이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간 최악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식 시장 외에도 부동산 위기, 수출 약화, 외국인 투자 철수 가속화, 지방 정부 부채 문제, 소비자 및 기업 신뢰도 하락 등 일련의 주요 도전에 직면해 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770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