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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6-06 16: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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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WT DB]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큰 틀의 합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중요한 것은 비핵화의 이행과 검증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짧은 기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고 RFA가 전했다. 


거기서부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일단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단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성과를 볼 부분도 있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북한이 어떤 핵무기를 얼마나, 또 어디에 보유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핵화의 이행과 검증 내용, 기간 등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핵시설의 폐기와 감시와 고농축 우라늄의 외부 반출 등은 빠르면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공개한 뒤에 이행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덧붙였다. 


다음은 1994년 제네바 합의부터 6자회담까지 북핵 사찰의 책임자였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과 나눈 대화의 요지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에 대한 평가


[올리 하이노넨] 아직 우리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북한이 핵실험장을 어떤 식으로 폭파했고, 어느 정도가 실제로 폐기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 

따라서 북한 측에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북한 측에 물어볼 기술적인 내용이 많다고 본다. 


*핵실험장 재개에 대한 의구심 


[올리 하이노넨] 그렇게 넘겨짚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아직 사실 확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다시 핵실험장을 재개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 새로운 핵실험장을 짓기 원하는지 등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사실 확인과 폐기 정황을 자세히 이해한 뒤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몇몇 사람들은 당시 폭발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갱도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거나 폭파가 도중에 멈췄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결국, 북한 측에서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있은 뒤에 북한이 즉시 이행해야 할 단계


[올리 하이노넨] 양국 정상의 합의 내용에 달렸지만, 우선 북한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했던, 그리고 앞으로 할 계획이었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핵시설의 정보는 물론 모든 우라늄과 플루토늄에 관한 핵물질과 각종 무기의 재고 사항도 알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도 포함된다. 

이 정보를 모두 취합해야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비핵화를 이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진행 중인 모든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감시관들이 해당 지역의 핵시설이 어떻게 지어졌고, 내부가 어떠한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해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의 범위


[올리 하이노넨] 이것도 북한이 정말 무엇을,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확인한 뒤에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북한의 모든 플루토늄과 농축된 우라늄을 제거하고 싶다면, 이에 대한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인지한 후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로 어디에, 또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안전하게 이를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라늄 농축 덩어리를 폐기하는 과정은 꽤 쉽다고 볼 수 있다. 

몇 달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완전하게 끝낼 수 있다. 


반면, 핵 개발에 사용된 장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 바로 폐기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로 가지고 나갈지 – 등도 결정해야 한다. 


핵물질, 핵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재료들이 북한에 머무르진 않을 것이다. 

그 내용이 정상회담에서 거론돼야 하고, 동시에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 돼야 할 것이다. 


‘언제’는 그다음에 이야기할 문제이다. 


*문제는 북한이 무엇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 아닌가?


[올리 하이노넨] 그렇다. 북한이 이에 대해 솔직하게 공개할 의사만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앞으로 이를 공개하는 데 몇 달 또는 몇 년이나 걸린다면 정말 문제가 될 것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걸리는 기간


[올리 하이노넨] 15년 걸린다는 주장은 좀 길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나 계획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전히 비핵화 이행에 중요한 정보들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아직 단계의 하나일 뿐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 이란의 사례를 통해 배운 것을 북한에 적용해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모니터링(감시)은 계속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계획을 세워 북한이 또다시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비핵화 시간표


[올리 하이노넨] 가장 먼저 북한이 무엇에 동의하는지, 어떤 것을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모든 고농축 우라늄을 외부로 반출할 의사가 있다면 이 과정을 꽤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플루토늄은 좀 더 걸릴 것이고, 경수로의 폐기는 오래 걸리는 작업이 되겠지만, 이른 시기에 해결할 수 있는 특정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단, 이 모든 것에는 확인절차가 필요하며 보이는 것만 믿고 그대로 비준 과정으로 급히 넘어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사실 확인과 검증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먼저 핵 폐기를 다룰 것으로 보이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검증작업을 요청할 것이다.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PTO)도 참여할 수 있다. 


참고로 과거에 미사일에 대한 국제적 검증이 필요할 때에는 유엔의 특별 명령에 의해 이뤄졌다.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이행과 검증 과정 


[올리 하이노넨] 어떤 식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반년 혹은 일 년 안에 많은 것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핵시설의 폐기와 감시 등은 단 몇 주 안에도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시설이 영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북한 내 여러 지역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인력, 운송 수단 등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고 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폐기 


[올리 하이노넨]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에 대한 검증을 누가 하느냐?"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유엔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란 사례처럼 특별 부서를 만들 수도 있지만, 미국과 북한 두 나라만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은 첫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없애는 것이고, 둘째, 이미 북한은 미사일을 개발에 다른 나라와 협력했기 때문에 파키스탄을 포함한 중동의 몇몇 국가에 북한이 무엇을 얻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사일 몇 개를 없앤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또 ICBM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우려하는 단거리∙중거리 미사일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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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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