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도둑이 제 발 저린 러시아. "한국이 두렵다!“ - 일방적으로 북한 편든 러시아, 韓 북핵 발언에 ‘편향적’ - 최근들어 연속된 러시아의 한국 비난 - 러시아의 날카로운 반응, 한국이 두렵다는 반증
  • 기사등록 2024-02-05 12:21:48
기사수정



[일방적으로 북한 편든 러시아, 韓 북핵 발언에 ‘편향적’]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북한 편을 드는 것도 모자라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좌충우돌하고 있다. 이에 우리 외교부도 강력하게 러시아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양국간 외교관계가 충돌 일보 직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양측간 갈등이 격화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며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이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선제적 핵 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고 비판하면서 본격화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러한 발언은 DPRK를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그 동맹국들의 뻔뻔스러운 정책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 긴장과 갈등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은) 특히 혐오스러워 보인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교부의 이런 논평이 나오자 우리 정부(외교부)는 3일,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면서 “이러한 발언은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무력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명백하고도 객관적인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또한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국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혐오스러운 궤변”이라며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연속된 러시아의 한국 비난]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러시아의 한국을 향한 비판적 발언이 이번이 처음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에 새로 부임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대사는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공급을 자제한다는 사실이 러시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살상 무기 지원)을 시작한다면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지난 1월 26일에는 마리야 자카로바 외무부 대변인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의 무모한 조치가 관계 붕괴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양국의 우호관계를 붕괴시키는 무모한 행동에 대해 한국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 대한 비난은 근거도 없고, 따라서 불법”이라고 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무모한 행동’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 국방부가 치명적인 무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군사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근 서울(한국 정부)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기술협력을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봤다”며 “우리는 우리를 겨냥한 주장들이 입증되지 않고 근거도 없기 때문에 불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거래를 문제삼은 직후 나왔다.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군축회의 대표는 이날 스위스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 일반토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포탄 및 미사일 제공 사실은 이미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면서 확인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윤성미 대표는 “이 같은 불법적인 무기 이전은 한반도와 그 너머 국제사회의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며 “거래를 통해 당사자들이 무엇을 교환하는지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북한 무기의 러시아행에 대해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도 탄피 등에서 나온 흔적을 통해 북한의 포탄과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사용되어졌다고 확인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러시아는 끝까지 모르쇠로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불법적으로 비난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한국의 가혹한 발언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가짜 정보의 목표는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을 우크라이나 분쟁에 끌어들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날카로운 반응, 한국이 두렵다는 반증]


러시아가 이렇게 유독 한국을 향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한국이 두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면서 포탄과 미사일의 재고가 부족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그 부족분을 메우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 키릴로 부다노우(38) 중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생산 능력보다 더 많은 무기와 군수품을 소비하고 있으며, 품질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러시아가 외국에서 무기를 찾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북한이 러시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이라면서 “북한은 상당한 양의 포탄을 전달했고 덕분에 러시아는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며 “북한의 도움이 없었다면 러시아는 재난적 상황을 맞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더욱 주목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전이 북한 미사일의 실전 검증 무대가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등을 인용해 “지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러시아 미사일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따라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패트리엇의 요격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CSI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러시아가 키이우의 패트리엇 포대를 공격했을 당시 패트리엇 시스템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 총 34기를 모두 격추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KN-23 등은 그 크기와 비행 원리 측면에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비슷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린다.


미국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근래 러시아에 수십발의 탄도 미사일과 복수의 발사대를 제공했으며, 러시아는 지난 12월 30일과 1월 2일, 6일에 북한으로부터 받은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집된 미사일 파편을 분석한 결과, 미 당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KN-24(북한판 에이테큼스)를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들 탄도미사일의 발사 시험을 여러 차례 해왔지만, 서방 방공망을 상대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이러한 탄도미사일이 서방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되는지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북한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곧바로 한반도에서 사용하게 될 경우, 한국군과 미군이 방어할 수 있는지를 체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들어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것도 바로 러시아에 미사일을 수출하기 위한 성능 테스트라는 관점도 읽혀진다. 러시아가 원하는 미사일을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발사시험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운운하면서 이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그만큼 한국산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 미국은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 막혔다. 반면 EU는 이번에 군비지원을 하기로 최종 결정했지만 당장 포탄을 지원할 능력은 부족하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사실상 한국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으로 제공하지 않더라도 영국이나 EU가 한국산 포탄을 구매해 우크라이나로 넘기는 방안도 얼마든지 검토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한 상황이 실제 발생한다면 러시아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포탄 재고가 부족한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포탄으로 전쟁의 승기를 잡으려 했는데, 그러한 전쟁 계획이 모두 틀어질 수 있어서다. 그래서 러시아가 돌연 한국산 무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거론하면서 문제를 삼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북한과 러시아가 급격히 밀착하면서 러시아의 군사기술의 북한 이전 가능성이다. 지금 푸틴의 방북도 거론된다. 만약 평양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양국이 무기와 군사기술을 교환하는 선을 넘어 군사동맹 수준으로 밀착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러시아가 우리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수출 운운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북한과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거래를 비롯한 군사기술 협력 등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기도 하거니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외교부도 지난 1월 28일, "한러관계의 관리에 있어서는 향후 러시아의 관련 향배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외교부도 당당하게 러시아에게 경고해야 한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기술이나 핵무기 관련 이전을 실행한다면, 대한민국의 적국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는 점, 또 그렇게 되면 러시아의 전쟁 패배를 위해 한국이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야 할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769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