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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싱크탱크의 예측, “2024년, 중국에 짜증나는 해 될 것” - 아시아소사이어티 “中, 경제 둔화와 신뢰 약화 결합” - 중국경제, 올해도 고전할 것. 중국정부에 대한 신뢰의 결핍이 위기 초래 - 시진핑 리더십이 달라지는 해 될 것
  • 기사등록 2024-02-01 05: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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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소사이어티 “中, 경제 둔화와 신뢰 약화 결합”]


올해 세계인들은 중국을 바라보며 상당한 짜증을 내는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한마디로 중국이 ‘짜증 유발자’, ‘분노 유발자’로서 등극하게 된다는 것인데, 지난 2023년도 중국으로 인해 힘들었음에도 올해는 더욱 더 전 세계인들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중국분석센터는 30일(현지시간) 발간한 ‘중국 2024, 주목해야 할 것’(China 2024, What to Watch)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은 경제 및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라면서 “올해는 중국으로 인해 짜증나는 해(vexing year)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쪽으로 구성된 이 보고서는 “(2023년의 중국은) 경제적 역풍, 고위층 숙청, 사회적 불만, 기상이변, 악화하는 지정학적 환경으로 2023년은 여러 면에서 중국에 매우 힘든 해였다”면서 “2024년을 전망할 때,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나? 간단히 말해서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국경제, 올해도 고전할 것]


특히 보고서를 작성했던 네이선 레빈 연구원은 “국내외적으로 일부 긍정적인 기회도 있겠으나 도전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경제, 사회, 정치, 환경, 외교에 걸쳐 중국에 대체로 짜증나는 해가 예상된다”면서 “올해 중국 경제는 계속 고전할 것이며, 특히 지방 정부 부채와 재정 안정 문제가 중국 경제에 지속적으로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광범위한 금융 위기나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 경제는 2024년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보다는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엔도 이코노믹스의 설립자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이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다이애나 초일바는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시진핑의 현재 매력 공세는 실패할 것이며 서방 자본의 이탈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부채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시진핑 주석의 안보 우선주의가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며 “안보, 안정, 자립에 대한 레이저 같은 집중은 투자자의 신뢰 회복 노력을 흔들고, 외국 자본의 유출을 이어지게 할 것”이라 분석했다.


[중국정부에 대한 신뢰의 결핍이 불러올 위기]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의 결핍’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징첸 연구원은 “현재 중국이 '신뢰 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정치 역학관계가 재편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2024년에 중국의 거버넌스와 발전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독특한 '현대화의 함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말해 “(중국정부에 대한) 신뢰 약화가 거버넌스와 발전에 대한 신뢰를 더욱 해칠 수 있다”는 것이며 “신뢰 부족의 증가가 오늘날 중국의 정치 엘리트 사이, 국가와 사회 간,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일반 대중 사이의 역학을 재편하고 있다”고 짚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신뢰 약화는 정치적 불안정, 정책 예측 불가능성, 사회적 분열, 다른 거버넌스의 도전을 악화시키며 그러한 위험은 '중국식 현대화'의 함정에 빠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경제의 침체가 불러올 위기]


보고서는 특히 중국 경제 침체가 부를 위험성도 지적했다. 토론토 대학교 뭉크 글로벌 문제 및 공공정책대학원의 정치학 교수이자 이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르넷 옹은 “경제 침체가 중국 내 대중의 불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2023년 리커창 전 총리의 사망과 같이 전국적으로 눈길을 끌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대중이나 엘리트층의 불만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2024년 당 지도부는 이를 불안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부채 확대가 불러올 위기]


보고서는 지방 정부의 부채가 커지면서 더 많은 문책성 숙청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닐 토마스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2024년에는 지방 정부의 재정과 운영에 대한 중앙의 감시가 강화될 것이며, 당의 강력한 내부 규율 장치가 지방 부채 증가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방 지도자들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진핑 리더십이 달라지는 해 될 것]


닐 토마스 연구원은 또한 “시진핑 주석이 더욱 신탁적인 리더십 스타일을 채택할 것”이라며 “시 주석의 통치가 점점 더 '위임된 중앙집권화'로 옮겨가고 있다”고 짚었다. 시 주석이 신뢰할 수 있는 부하에게 일상적인 결정을 맡기고 자신은 큰 전략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닐 토마스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시진핑 주변의 측근들이 그의 호의를 얻기 위해 경쟁하게 되면서 이로 인해 정치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리창 총리 같은 주변의 측근들이 시진핑을 대신해 더 많은 출장을 다닐 것이기 때문에 시 주석의 이미지와 권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겠지만 정책 분열을 증가시키고 안보와 발전 우선 간 긴장을 확대하며 국제 외교의 효율성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과의 관계 정립도 중요한 과제]


보고서는 또한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선거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중국 외교 정책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라일 모리스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독립 성향 라이칭더의 당선으로 대만과의 정치 관계를 계속 동결하고 군사적 압박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면서 2024년의 대부분을 미국 리더십의 혼란스러운 변화를 완화하고 가능하다면 이용할 수 있도록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살펴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 올해 미국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NN은 30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같이 확약했고, 지난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외교부장 겸임)의 방콕 회동에서도 같은 문제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어찌되었던 이미 대만선거는 중국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렀고, 다가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중국의 외교정책도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 압박으로 작용할 것]


이와 함께 테일라 블랜드 기후변화 선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잇따른 대형 기상 재난을 경험한 중국이 국내 기후 탄력성을 안보 우선순위로 삼을 것”이며, “국제 기후 리더십을 재확립하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사우스 외교에 집중하는 해 될 것]


또한 베이트 길 연구원은 “중국이 서방과의 관계 악화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와 관계 강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면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과 브릭스(BRICS)는 중국의 글로벌 사우스 참여 가속화를 위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스크 관리 필요한 한국]


미국 싱크탱크의 2024년 중국분석 보고서는 한국에도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한국은 그동안 중국 경제에 많이 의존하고 또 그를 통해 성장도 이뤄왔지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기대가 사라진 지금 한국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우리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중국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올해는 중국으로 인한 경제 낙수효과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출·내수·공급망’ 3대 리스크가 경고등을 울리고 있다.


중국과 관련해선 지난해 중국과 교역에서 한국은 180억 달러 적자를 봤다. 연간 기준으로 대(對)중 무역이 적자를 낸 건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원유를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적자국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이미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을 많이 따라온 중국이, 한국이 그동안 지배해오던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면서 한국제품의 수출길도 막히고 있다.


사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그저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구호에 매몰되면서 중국 리스크를 아예 다루려고 하지 않았던 정책적 과오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말은 한국이 중국에 비해 초격차를 유지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이 중국을 통해 특수를 누리는 체제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정치다. 정치가 지나치게 친중(親中)을 넘어 숭중(崇中) 차원까지 사대함으로써 경제를 지금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신문은 이미 중국의 유커(단체관광객)이 다시 한국에 유입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특수는 누리기 힘들 것이라 예고해 왔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유커의 수도 줄어들 것이지만, 그들이 한국에 와도 소비의 씀씀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지금 중국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고, 그래서 해외여행 가서도 과거와 같이 소비를 하지 않게 되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이젠 더 이상 막연한 중국특수에 기대해서는 안된다. 중국과의 관계를 냉철하게 돌아보면서 중국 리스크를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한중관계에 있어서 더 이상 중국숭상주의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저 객관적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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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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