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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04 0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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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한국은 세계에서 자랑하는 장수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노인의 생존 확률 통계(2020년)를 보면 70세에 86%, 75세에 54%, 80세에 30%, 85세에 16%, 90세에는 5%만 살아 있다. 70세가 되면 15%가 사망하게 되고, 80세가 되면 70%가 사망하게 되고, 90세가 되면 95%의 노인들이 사망하게 된다. 따라서 90세까지 살 수 있다면 정말 천수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왕의 평균 수명은 겨우 47세에 그쳤고, 중국의 황제 335명의 평균 수명은 41세로 단명했다. 구중궁궐에서 화초처럼 자란 금수저 출신 황제들의 수명은 단명했고, 용맹스런 군주로 정권을 손에 넣으려 노력한 흙수저 출신의 황제들은 더 오래 천수를 누렸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청나라의 건륭제(89세), 남조 양무제(81세), 남송의 고종(81세), 한무제(70세), 오의 월왕(81세), 당의 현종(78세), 측천무후(82세), 원의 세조(80세), 명의 홍무제(71세)가 이에 속한다.


황제들은 물론이고 일반 사람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장수하며 잘 살다가 죽어서도 좋은 곳에 묻히고 싶어 한다. 그러한 황제 중에서 영원불멸의 삶을 갈망한 진시황(秦始皇)과 불로초에 관한 이야기는 미수에 그쳤지만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불로초란 약초는 도교의 신선사상과 관련이 있다. 도교에서 약제는 상약 중약 하약 등 세가지 부류로 나눈다. 


단약(丹薬) 황금 옥과 같은 신선이 되는 광물을 상약이라 하고, 성품을 다스리는 약을 중약, 건강과 관련된 약제를 하약으로 분류하는데, 보통 식물성 약재들은 하약에 포함된다. 따라서 불로초는 건강 관련 약초에 속한다. 진시황은 영원히 죽지 않는 불로초를 얻지 못하고 사망하게 되는데, 사인은 놀랍게도 수은 등의 상약을 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진시황의 무덤에서는 수은 성분들이 다량으로 검출되고 있어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서불(徐巿) 혹은 서복(徐福)이라 불리는 사람이 동해로 가면 신선이 살고 있고, 사람이 먹으면 죽지 않는 불로초가 있는데 처녀총각 500명과 기술자를 주시면 그 불로초를 구해 바치겠다고 아뢴다. 때는 2,200년 전의 일로서 전설이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사건으로 여겨지는 흔적들이 많이 있다. 경상남도 남해 상주리에 그들이 사냥을 즐긴 기록을 바위에 새긴 글이 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제주 금당포에 도착하여 조천이라는 글도 남겨서 마을 이름을 조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방폭포에 일행이 다녀간 서불과차(徐巿過此) 라는 글도 있다고 전해지며, 제주의 서귀포(西歸浦)는 서불이 되돌아간 포구라는 의미가 붙여진 지명이라는 설도 있다. 일본의 흔적은 더 많아서 서불을 사당에 모셔서 신의 추앙을 받고, 매년 서불을 추모하는 마쓰리(祭り)도 열리고 있다. 서불이 심은 2,000년이 넘는 나무와 서불의 묘지 등 그의 흔적들은 후쿠오카(福岡)의 사가현(佐賀縣)과 야메 시(八女 市)등에 많이 남아 있다.


동물은 물론이고 어류나 식물도 각기 자기들이 살기 좋은 곳에 모여 군락을 이루며 살아간다. 유럽권의 도시 대부분들은 사냥을 하던 임시 전진기지로 사용하던 곳이라 한다. 사람들도 살아 있는 동안에 살기에 좋은 명당자리를 찾지만 죽은 후도 명당의 자리를 찾아서 묻히려 한다. 유교권 문화에서는 흙으로 돌아가는 방법 중에서 특별하게 풍수지리에 맞는 묘 자리를 택하기를 좋아한다. 


풍수(風水)라는 말은 중국 진(晉)의 시인 곽박(郭璞)이 쓴 장경(葬經)에 나오는 “장풍득수(藏風得水)”라고 하는 말에서 줄여 사용하는 말이다. 장풍이란 바람을 감춘다는 의미가 있고 득수는 물을 얻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풍수라는 말은 비바람을 막아 주며 물이 나에게 들어오도록 한다는 뜻이 있다. 이런 풍수지리의 개념은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교권 지역에서 애용되는 일종의 지상학(地相學)이라 할 수 있다.


풍수지리에 관련된 의견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자연에 적응하면서 터득한 지혜가 체계화 된 것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사람이 땅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 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이런 풍수지리학은 땅과 살아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의 경우까지 매우 중요시 한다. 풍수지리학은 땅 밑에 흐르는 생기(生氣)를 잘 보존하고 이용하기 위한 술법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술법의 풍수지리는 살아있는 사람과 관련된 양택풍수(陽宅風水)와 죽은 사람과 관련된 음택풍수(隐宅風水)로 나눠 설명한다. 


그런데 사실 풍수지리의 출발점은 음택풍수보다 양택풍수가 먼저임을 알아야 한다. 고대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나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서 살기에 좋은 터전을 찾았다. 원시시대 때부터 이미 자연재앙이나 짐승의 공격을 막으면서 적으로부터 자신과 종족을 보존하고 번창시킬 수 있는 곳이 살기에 좋은 장소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적을 방어하기 쉽고 먹을 음식물을 구하기 쉬우며 물을 얻기 좋은 곳이 바로 풍수지리의 시작이다.


어떤 땅에서 어떠한 형태의 집을 짓고 사느냐가 고대 원시사회에서는 그 부족의 존폐를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원시 부족들은 보다 더 살기가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전쟁을 했고, 결국 가장 좋은 지리적 조건을 갖춘 땅을 차지하는 부족이 발전해서 고대국가 형태로 성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풍수지리는 처음부터 죽은 사람들의 무덤보다는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의 생활터전을 찾는데서 시작하였다. 


풍수지리학은 살아 있는 사람의 생거지(生居地)에 관련된 학문으로 “생거지 풍수(生居地風水)”로도 부른다. 우리나라의 문화에는 “남향에 동쪽 대문”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적으로 남향의 집은 태양을 향하고 있어 태양 빚이 많이 비추어 양지바르고, 양기(陽氣)를 흡수할 수 있어서 생활하기에 매우 편리하고 건강에도 좋다. 북서풍이 많은 우리나라의 계절로 보아 서향 대문보다 동향 대문이 바람직했을 것이다.


양택풍수에서는 오랜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집터보다는 절터가 훨씬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대체로 승려들이 자연스럽게 절터에 관해서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도선 국사, 무학 대사, 사명 대사, 서산 대사 등이 모두 불교계의 풍수사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풍수에 능숙한 불교계의 고승들이 일반 지인들에게 혈(穴)을 찾아주면서 우리 풍수학의 전통을 이어왔다. 통일신라시대의 도선 국사가 한반도의 풍수지리설의 실질적인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자학의 창시자 주자(朱子 : 1130~1200)가 박복한 가정의 환경을 탓하며 부친 묘를 두 번이나 이장했다. 그는 14살 때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고, 결혼을 하여 분가한 후에도 아내와 사별도 하고 장남까지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묘 이장을 하게 된 근거를 기록해 놓은 주자어류(朱子語類)가 후에는 우리 문화에도 전해지게 되고 음택풍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런 후부터 고려의 불교식의 화장 문화가 유교식 매장문화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조선 시대에 이르자 송사 중에서 80%가 묘지 터 때문에 일어났을 정도로 음택을 중시했다.


서양문화에서 말하는 영혼(靈魂)을 동양문화에서는 혼백(魂魄)이라 한다. 혼(魂)은 영혼이고, 백(魄)은 육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혼백은 생사(生死)에 따라서 거처를 다르게 한다고 믿었다. 살아 있을 때에 혼은 폐(肺)에 머물러 있고, 백은 간(肝)에 머물고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죽으면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정(精)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골수에 머물게 된다. 혼은 자유롭게 하늘로 사라지고, 정으로 변한 백은 뼛속에 갇혀 일생을 뼈와 함께 한다. 


결국에 정은 땅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이다. 이 정이 깃든 뼈를 빨리 육탈하도록 해서 땅의 좋은 기운을 많이 먹이고 키워서 차고 넘치도록 만드는 것이 매장의 일차적 목적이 된다. 그런 후 죽은 사람의 기운과 같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그 기가 옮아가게 된다는 믿음이 생사론(生死論)이다.


음택이나 양택이나 산세의 좋은 “지기(地氣)”를 찾으려는 목적에는 모두 같다. 풍수의 기본 원리는 일정 경로를 따라 땅속에서 돌아다니는 “생기(生氣)”를 접촉함으로써 복을 얻고 화를 피하자는 것이다. 생기란 곧 “기(氣)”를 뜻하는 데, 기는 우리 몸속의 피처럼 일정한 통로를 따라 움직인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좋은 기를 타고난 사람은 복을 받게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고, 그런 곳에 묘를 쓰면 훌륭한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이 처럼 대지에 지기(地氣)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믿음은 땅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는데서 시작된다.


관이 들어갈 자리를 혈(穴)이라고 하는데, 혈은 여체의 구멍인 국부에 해당한다. 혈의 자리는 자궁 쪽으로 통하는 문으로 곧 질을 말한다. 혈의 자리를 안쪽에서 감싸는 좌청룡과 우백호는 소음순을 말하고, 밖에서 감싸고 있는 것이 대음순이다. 주산(主山)은 배꼽의 바로 밑에 튀어나온 불룩한 곳이 불두덩이고, 그 아래의 입수처가 음핵이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묘지 앞쪽에 평평하게 넓고 물이 들어오는 형세를 띤 지형이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여성 성기로서의 조건들을 고르게 갖추고 있는 땅이 명당이다. 세상에서 여자 자궁만큼 편하고 생명력 또한 넘쳐흐르는 곳은 없다. 이 처럼 명당이라 하는 신앙은 민속학을 여성 신체와 동일시한 결과로 보는 것이다. 죽은 사람을 다시 어머니 뱃속에 묻히게 함으로써 후에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잘 되게 해 달라는 하나의 심리현상이다. 이를 지모설(地母說)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민속학에서 명당자리를 대지 중심을 상징하는 모태(母胎)로 보기 때문에 생산과 풍요가 약속된 성역이 된다. 육신이 모태 부위에 해당하는 곳에 되돌아가서 다시 재생을 보장하는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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