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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23 23: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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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8월 중에 열린 코치양성과정에 자녀를 서너 명 이상 둔 젊은 엄마들이 참여했다. 보통 아이를 키울 때는 한 명이라도 쩔쩔 매는 편인데 다둥이 엄마들은 무언가 특별한 면이 있다. 우선 겉보기에도 당당하고 건강하다.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고 대범하며 자신을 성장시키고 개발하는 일에 일찍 눈을 뜨며 아이들을 키워놓고 다시 직장이나 자신의 일에 복귀하려는 동기도 강한 편이다. 


지인 중에는 여섯 남매의 엄마이면서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서 몸과 마음의 수련을 부지런히 하는 분이 있다. 형제자매가 많은 집의 아이들은 어려도 자기 일을 알아서 하고 엄마는 젊음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아름답다. 생명을 낳아서 돌보고 키우는 여성은 세상의 모든 장애를 넘어서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 여러 사람의 예를 볼 때 다둥이 엄마들의 학구열도 남다른 삶의 열정으로부터 오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보다 우리의 미래에 기여하는 삼둥이, 사둥이 엄마와 육아휴직이나 경력단절 중인 젊은 여성들도 '참 나'와 만나서 성장과 변화를 하고 싶고, 하루 종일 직장 일에 얽매이지 않고, 좋아하면서 잘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이를 믿고 맡기는 것이 어렵고 잠깐의 휴식과 여가도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돕는다면 그 가정은 더욱 활력이 넘치리라 믿는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아이들이 다 자랄 때까지 전업주부로 살며 끊임없이 평생학습을 했던 목마름을 내 자신이 경험했기에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꼭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반드시 복직 전에 코칭교육을 받고 싶다는 삼둥이 엄마를 위해 '번개 유아방'을 열었다. 혼자 아기를 키우며 간절하게 자기혁신을 꿈꾸는 엄마가 교육에 참여하는 동안 중장년과 건강한 노인이 2인 1조로 아기를 돌봐주는 것이다. 그 일을 기획하며 많은 궁리를 했다. 아기엄마가 공부하는 동안 젖먹이 아기를 어떻게 종일 돌볼 것인가. 아기가 필요한 것을 내가 어떻게 알아챌 것인가. 아기가 불편하다고 울고 엄마를 찾으면 어떻게 하나.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무더위 속에 아기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다행히 인근에 있는 성당의 카페와 스포츠센터 로비를 발견했다. 그곳들은 몇 시간 정도 아기와 머물며 돌보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초대된 멘토는 베테랑 베이비시터인 86세의 우리 어머니다. 얼마나 아기와 호흡을 맞춰서 능숙하게 잘 돌보시던지 아이들을 키운 지 30여 년이 지난 나는 여러 가지를 새롭게 배웠다. 강의하랴, 프로그램 진행하랴, 분주했지만 모처럼 할머니 되는 연습을 제대로 했다. 이전에 아기엄마를 코칭하느라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아기는 낯을 가리지 않고 품에 안겼다. 아기를 안을 때 메말랐던 가슴에 분수 같이 기쁨이 샘솟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기를 키우며 힘이 들어도 사랑과 기쁨이 생기니 힘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신기하게도 10개월 된 아기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적절하게 반응을 했다. 아기와의 만남을 통해 의사소통에서 말의 내용은 7%의 영향을 끼칠 뿐이고 나머지는 비언어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준다는 것도 증명이 된다. 별빛 같이 빛나는 눈망울과 작디작은 입과 코와 손발이 만들어내는 표정은 다양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귀한 아이들을 키우거나 돌보는 사람들은 천사를 대하듯이 아이들을 소중하게 대하고 사랑해야 마땅하다. 자녀 양육에 필요한 지원을 현실화해야 결혼을 포기한 60%의 젊은이가 적극적으로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자녀를 낳아서 키울 엄두가 날 터인데 그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공간과 교육콘텐츠가 주어지면 경력단절여성들과 베이비부머를 재교육하여 라이프코치나 아기돌보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공간은 요즘 거의 운영이 되지 않는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사회적협동조합 포럼에서 발표했다. 


베이비부머가 인생코치가 되어 젊은 세대를 코칭하고, 젊은 부모는 자녀들을 마음 놓고 맡기고 일하고 쉴 수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실험으로 공부하는 엄마의 아기를 돌보다보니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책을 읽고 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읽었다. 이틀간 집중교육을 받은 삼둥이 엄마는 ‘대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젊은 엄마들에게 양육비 지원만 할 게 아니고 장학금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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