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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13 12:09:23
  • 수정 2023-06-13 16: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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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의 남편은 외아들입니다. 일주일에 4일은 어머니 집에서 보내고 나머지 3일은 저와 아이들과 함께 지냅니다. 어머니가 외로우니 함께 있어드려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는 어머니 혼자 지내는 게 무섭고 떨린다고 하셔서 남편은 일 년 동안 시어머니와 잠을 자 드린 적도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미국에서 자란 교포인데 이런 한국남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은 새벽부터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옵니다. 일기예보부터 시작되어 하루 일정 등을 꼼꼼히 챙기시고 아이들 유치원 가는 것까지 다 점검하시는데 30분 이상이 걸립니다. 물론 남편은 시어머니와 함께 마트, 병원, 교회 등을 갑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다투지 않습니다. 다정한 한 쌍처럼 서로를 위하고 따스한 눈길을 주고받습니다. 저는 질투심과 죄책감이 반복적으로 느껴지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못하는 효도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참았습니다. 그러나 결혼기념일인 어제,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분노가 솟게 되었습니다. 계속 참고 살아야할까요? 아니면 어떻게 할까요? 아이들도 아빠와 놀고 싶다고 조르고 저도 남편의 사랑과 보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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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오랫동안 두 집 살림을 하는 남편을 지켜보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셨습니다. 자매님의 남편은 어머니의 아들과 두 아이의 아버지, 그리고 한 여성의 남편, 그리고 일터에서 재화를 벌어들이는 사회인 등 복합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역할이 늘어나고 변화합니다. 남편은 결혼 전에는 부모의 기대와 사랑을 듬뿍 받는 외아들이었습니다.


일생 중에 가장 행복하고 안전한 날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모의 지붕아래 새생명을 보호하시는 섭리는 ‘자아의 강화’에 있습니다. 부모는 칭찬과 돌봄으로 아이가 세상에 나가서 성인으로 살아갈 자양분을 제공함으로 심리적 영적으로 건강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자신을 더 이상 아이가 아닌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부터는 부모도 ‘어른’으로 아이를 대함으로 정서적 독립을 하게 하게 됩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적절한 지도를 하는 멘토처럼 되는 것이 적절합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자녀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되고 결혼하게 되면 이제 자녀는 완전한 성인이 되어서 아내와 한 몸을 이루어 부모를 완전히 떠나게 됩니다.

결혼은 성숙한 두 사람의 결합이며 이 결합을 떨어뜨리는 어떤 것이 있다면 부부균열이 오게 됩니다. 자매님의 부부 사이에는 시어머님이 끼어 있습니다. 남편이 부부의 원 안으로 시어머님을 불러들인 이유는 자신이 어머니를 돌보지 않으면 어머니가 불행해진다는 불안 때문입니다. 아내와 함께 어머니를 돌보기에 아내는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는데 너무 바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어머니를 돌봐드려야겠다!”라는 다짐으로 두 집 살림을 꾸리는 남편은 점점 어머니 집이 아내의 집보다 더 편해지게 됩니다.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은 달콤하고 편하고 걱정이 없고 마음대로 해도 다 받아들여지는 ‘신혼여행’처럼 느껴집니다. 아내가 있는 집에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집안을 온통 뒤집어놓고 아빠 팔에 매달리고 놀아달라고 어깨 위로 기어오릅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혼자 돌보느라 힘들었다고 화를 냅니다. 쓰레기 분리수거, 밀린 세탁물, 아이들 목욕시키기… 하루종일 일하고 들어온 집에서 쉴 틈이 없습니다.


오이디프스적 아이는 ‘엄마의 치맛자락’에 매달려 있어서 엄마를 아버지로부터 떼어내고 자기가 엄마와 결혼하는 망상을 가지게 됩니다. 소위 ‘마마보이’는 어머니가 자신의 모든 문제를 알고 있으며, 적절한 심리적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피곤할 때 쉴 수 있게 해주는 ‘전능한 모성’을 가진 것으로 오해합니다. 오이디푸스 남성이 아내와 결혼하는 이유는 “이 여성이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나의 힘든 것을 이해하고 도와줄 어머니처럼 전능할 것이다”라는 기대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남편이 되는 책임과 아버지의 헌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아내와 아이들의 요구를 골치 아픈 것으로 여깁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어머니를 보살피는 효자이지만 사실은 어머니에게 응석을 부리고 싶은 어린 아이입니다. 이런 ‘마마보이’를 심리학적으로 ‘자기애적’이라고 말합니다.


‘마마보이’가 된 이유는 아들이 아닌 어머니에게 있습니다. 어머니의 과보호, 남편보다 아들을 더 사랑하는 것, 아들이 존재이유가 되어 “너 때문에 내가 산다.”, 혹은 “네가 나의 희망이다”라는 말을 아들이 듣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삶의 희망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어머니에게 배운 적은 없습니다. 단지 아들이 어머니에게 매달려서 어머니를 의지하고 어머니의 기분을 살펴 줄 때, 어머니가 기뻐한다는 사실을 알 뿐입니다.


‘어머니’와 깊이 결합되었던 체험은 우리 모두 다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니와의 결합을 갈망하는 것은 영적인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 속에서 아이들은 하나님의 사랑의 무한함을 느낍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하나님에 대한 전지전능함의 느낌과 이해로 전환하는 데에는 어머니에 대한 실망의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어머니는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며 나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없으며 어머니도 부족한 면이 있구나.” 라는 실망의 순간들이 오면서 아들은 자신을 구원할 더 큰 존재가 하나님 외에는 없음을 알게 되고 하나님에게 가까이 가게 됩니다.


자매님의 시어머니는 아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여 아들의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어머니 역시 누군가를 의지함으로 온전하게 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의존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이 뿌리 역시 영적인 것, 즉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온전하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들이 어머니를 실망시키는 과정 속에서 어머니는 하나님께 의지하게 됩니다. “어머니 오늘은 제 결혼기념일이어서 아내와 함께 축하잔치를 가지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머니는 “아들이 나와 함께 할 수 없구나.”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순간은 쓰라리고 외롭고 의지 없고 텅 빈 아픔의 이별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한 인간으로 온전함을 향한 성숙의 순간입니다. 열매가 익으려면 한낮의 무더위와 한밤의 추위를 겪어야 하듯이 한 인격이 무르익는 순간입니다.


자매님의 남편이 어머니를 통해 쉼, 보살핌의 욕구, 함께 함으로 누리는 편안함을 얻기를 위함은 남편이 영적으로 하나님과 함께 함으로 안식, 위로, 평안을 누리고 싶다는 영적인 소망의 왜곡되고 미성숙한 표현입니다. 또한 자매님이 남편의 도움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느낌 역시 영적인 것입니다. “나는 혼자서는 불완전하다. 그러므로 나를 온전하게 해줄 남편이 필요하다. 남편은 나에게 부족한 질서, 추진력, 힘 등을 깨우쳐 줄 수 있으며 나는 남편에게 부드러움, 상냥함, 배려, 온화함 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우리 둘이 함께 있을 때 온전한 하나가 되는 영적인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이 태초에 만드신 부부가 되는 원리입니다.


남편과 함께 가까운 심리 상담사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 상담심리사는 남편과 함께 힘을 합쳐서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길을 가르쳐 줄 것입니다. 어머니로부터 분리되어야 남편이 진정한 어른이 되고, 한 여성의 남편이 되며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말해 줄 것입니다. 아들과 함께 있고자 하는 어머니를 실망시키는 것이 결코 ‘불효’가 아니라 어머니가 홀로 하나님을 만나는 시작점이 된다는 사실을 말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닌 아내와 결합함으로 영적으로 육적으로 ‘하나 되는 부부의 원리’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와 줄 것입니다.


‘마마보이’는 ‘성인아이’이며 이는 마음속에 있는 어린이로 살아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성인아이들은 상처받기 쉬우며 나약하고 의존적입니다. 때로는 알코올이나 도박, 일에 의존하기도 하고 하나님이 아닌 종교적 행위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성인아이는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자신의 영혼은 텅 비게 됩니다. 이런 남성을 치유하는 공동체 모임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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