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고도 먼 미북정상회담 [QUARTZ]

미-북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확정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고 VOA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서는 등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미북정상회담, 장소와 날짜 결정되었으나 발표 미루는 미국

미-북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가 이미 확정되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확인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미-북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해 양측이 합의했다”면서 “곧, 아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어 이튿날에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결정을 모두 마쳤다”고 거듭 밝혔었다.

그렇다면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공식 발표는 시간 문제일 것이다.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는 통상 회담 당사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게 관례인 만큼 워싱턴과 평양의 발표가 머잖아 있게 될 전망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지 사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내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장소와 관련해 그동안 마치 `리얼리티 쇼’ 진행자처럼 관심을 높여 왔다. 후보지가 5곳으로 압축됐다고 하다가, 이어 2곳으로 좁혀졌다고 하고, 어떤 때는 제3국 보다는 판문점이 어떻겠느냐고 떠보는 식이었다. 따라서 극적인 효과를 염두에 두고 공개를 미루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 오랜만에 미국을 비난하는 논평 발표, 회담에 이상기류 생긴 듯

그런데 석연찮은 점은 북한이 6일 미국을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의 논평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확정된 지난 3월 초 이후 한 번도 미국을 공식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 그런 만큼 양측의 사전협의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북회담 이상기류로 억류미국인 석방에도 영향, 유엔군 사령부에 통보됐는데도 불발

이에 따라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에도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초 지난 주말 판문점을 통해 송환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을 통한 송환은 유엔군사령부의 사전승인이 필요한 일이어서 미리 통보가 됐지만 송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막판 신경전이라는 관측과, 정상회담과 관련한 조율 과정에서 북한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유력하나 판문점 카드, 아직 살아있어

장소 외에 의제와 관련한 막판 조율에서 난항을 겪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회담 성사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와 관련해서 북한은 줄곧 평양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평양은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서 제3국인 싱가포르까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판문점이나 평양은 후보지에서 배제된 것은 아직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극적인 효과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과 함께 평양은 여전히 후보지라고 밝히고 있다. 일부에서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는 싱가포르도 확정적인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정상회담 시기는 6월초가 유력

회담 날짜에 대해서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보다는 다소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공개 석상에서 `3~4주 안에 열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5월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다시 6월 초로 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오는 22일 열리는 만큼, 다음달 8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전인 6월 초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