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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허접한 중국여객기 개발, “최종검증서 엔진고장” - 말로만 중국산, 핵심 엔진 등 기술은 모두 서방에서 수입 - ‘항공 굴기(崛起)의 상징’ 내세웠지만 정상운항까지는 먼길 - 중국 여행시 기종이 C919인가 확인해야 할 판
  • 기사등록 2023-02-09 12: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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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생산 여객기 최종검증서 엔진 이상발생]


미국 보잉과 유럽연합(EU) 에어버스가 양분한 세계 여객기 시장에 기세 좋게 도전장을 냈던 중국이 본격 이륙도 전에 난관에 봉착했다.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제트 여객기 ‘C919’가 최종 검증 비행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대만의 연합신문은 7일, “‘항공 굴기(堀起)’를 위해 제작된 민간 항공여객기 C919를 처음 인수한 중국 동방항공의 B-919A(동체번호·B는 중국 민항기 코드, A는 최초의 C919 여객기)가 지난 1일부터 시행한 100시간 검증비행에서 왼쪽 엔진에 이상이 생겨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C919는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橋)공항에서 이륙해 베이징 다싱(大興)공항에 도착한 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공항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다싱공항 착륙 후 엔진에 이상이 생겨 긴급 점검을 마치고 훙차오공항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검증 비행이란 여객기 운항 시스템을 점검하고, 승객에게 안전한 항로를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절차로, 중국 민항당국은 검증 비행을 통해 안정적인 운항 능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되면 비로소 운항 허가를 내준다.


200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해 16년 만인 지난해 C919를 완성한 중국 국영 중국상용항공기(COMAC, 코맥)나 운항사인 동방항공 측은 검증 비행 실패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래 계획으로는 C919를 인수한 동방항공이 검증비행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2월말, 늦어도 3월경부터 정상적인 상업운행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검증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함에 따라 정상운항 일정은 무기연기되었다.


[중국산 여객기의 실체]


그런데 이번에 검증비행을 시작한 중국산 여객기 C919가 자국에서 생산했다며 ‘국가적 자부심’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과연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선 C919는 기내 통로가 하나인 중형 여객기로 승객 164명을 태울 수 있으며, 최고 속도 시속 963km, 최대 항속 거리 5555km에 이른다. 대당 가격은 약 1억 달러(약 1250억 원)로 각각 보잉과 에어버스 주력 항공기인 ‘737’, ‘320’보다 20%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처음 개발 당시 구상했던 5000만 달러의 배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상승했다. 중국은 C919를 ‘항공 굴기(崛起)의 상징’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항마’로 홍보해 왔다.


그런데 여객기 제작에서 가장 핵심적인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샤프란(Safran)의 합작 법인이 만든 것을 쓰고, 제동·제어 체계, 통신 및 착륙 장치, 항법 및 항공데이터 기록 장치 등도 모두 외국산이어서 진짜 자체 생산 여객기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항공기의 가장 복잡한 부품 생산을 서방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방 회사의 재산권과 A/S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니 당연히 중국의 독자 기술이 아닌 해외 부품·기술에 의존한 만큼 해외 구매자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고, 미중충돌로 인한 첨단기술의 대 중국 수출 규제가 심해지면 이마저도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안전은 물론이고, 외국항공사들이 구매를 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항공기 제작 관련 회사들이 러시아에 항공기 부품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그렇다면 중국과 서방사회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안전]


그런데 중국산 C919 여객기에 있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안전상 문제다. 문제는 C919가 하늘을 날더라도 이 여객기의 주 구매자가 중국항공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마저도 C919의 안전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대만연합신문은 “제작사인 중국 국영 상용항공기(COMAC)가 전 세계에서 C919에 대한 815대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최종적으로 동방항공만 5대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중국 항공사마저도 말로만 구매 약속을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는 것은 역시 안전문제 때문이다. 중국산 비행기의 안전에 의구심을 품은 항공사들이 최종 인수를 주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C919의 첫 인도도 원래는 2021년 예정이었으나 1년 넘게 미뤄진 것도 미국의 첨단부품 수출규제로 부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탓이었는데 과연 앞으로도 C919 제작에 필요한 부품들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연합신문은 “(안전 우려가 있어서) 실제 운항에 나서더라도 당분간 승객들이 타기를 꺼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산 비행기, 외국 운항은 사실상 불가능]


또 하나의 난제가 있다. 항공기 디자인의 형식 인증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중국내에서도 자체 승인 절차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중국 승인 여부는 세계 항공기 시장에 거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항공기 디자인 문제로 중국이 항공기를 실제 개발해도 중국내에서만 비행이 가능하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비행을 한다면 당장 법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일본의 닛케이는 이에 대해 “중국산 여객기의 대규모 생산과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중국산 여객기를 만드는 COMAC은 유럽 등 해외의 국가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증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이미 해외의 국가들이 중국의 그러한 노력에 대해 전혀 동의를 해 주지 않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국산 여객기 개발에 있어서 또 하나의 역풍은 역시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 일단 중국과 안보 문제로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우방국들에게서 중국에의 기술 이전 자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고, 더불어 중국의 방위산업 성장을 도와주는 일들에 대해 철저하게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기술로 제작되는 여객기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중국산 여객기의 인증 획득이나 국경을 초월한 산업 파트너십 체결 역시 전혀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설사 C919가 정상운항을 시작하더라도 중국내 비행에만 가능하지 해외까지 날아다니는 데는 한계가 발생한다.


[서방세계에 도전장 냈지만 결과는 참담할 것]


일단 COMAC의 꿈은 거창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 오는 2025년까지 주요 항공노선에 취항하는 중국제 여객기의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러한 중국 정부 계획에 C919가 큰 몫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보잉사도 지난 2021년 10월 4일, “중국이 앞으로 20년간 보잉사에만 약 8700대의 항공기를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6Kr 재팬’이 보잉리포트를 인용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중국 민간 항공 업계가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을 하고 있으며 향후 20년간 총 1조4700억 달러(약 1744조8900억 원)의 새로운 항공기를 구매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중국 당국이 중국산 여객기 개발에 나선 것도 바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항공기를 중국에서 직접 만들어 보잉사 여객기를 대체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내 기초 기술 미비와 미중충돌로 인한 첨단 기술 이전 규제, 여기에 부품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여객기 시장이 완전한 국산화를 이룰 수도 없고, 원래의 예상대로 COMAC이 제작한 여객기로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여객기 개발에 좌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국이 이렇게 여객기 개발에 있어서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몇 가지 더 있다. 우선적으로 “중국의 정부 주도 발전 모델이 항공 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21년 6월 7일, 현지의 항공산업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 등을 골자로 한 국가 주도형 발전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러한 국가 주도형 모델이 외국인 투자·기술 이전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그렇게 평가한 것이다.


SCMP는 “중국 자체 개발 C919 중형 여객기 생산을 위해서는 수많은 외국산 부품이 필요한데 그 중 상당수가 미국산”이라면서 “이러한 요소가 중국산 여객기 개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역시 기초기술 문제다. 그래서 중국은 아예 그러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인수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으나 그러한 기업들이 모두 안보 문제로 인해 규제 대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결국 미중간 충돌로 인한 디커플링 문제로 귀결된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노동력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인건비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고, 여기에 미국 주도의 ‘반 중국 연대’에 의한 ‘탈중국’ 움직임이 중국의 산업 개발에 엄청난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를 위협하는 항공기 제작회사를 만들려던 중국의 꿈도 사라져 가고 있다. 사족(蛇足) 하나. 혹시 앞으로 중국내 여행을 하실 분들은 그 기종이 C919인가를 먼저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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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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