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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CIA국장이 우크라를 전격 방문한 까닭? - 러시아 안보수장과 협상한 CIA국장, 우크라와 논의한 듯 - 휴전 몰아붙이는 마크 밀리, “휴전의 때가 왔다!” - 젤렌스키도 휴전조건 가이드라인 수위 낮춰
  • 기사등록 2022-11-18 13: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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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국장, 우크라 전격 방문]


미국 빌 번스(Bill Burns)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CNN은 16일(현지시간)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보 당국자들을 만나기 위해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 CNN은 16일(현지시간)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보 당국자들을 만나기 위해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번스 국장의 방문은 러시아 정보당국 수장을 만난 직후에 이뤄진 것이라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번스 국장은 지난 14일 튀르키예(터키) 앙카라에서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세르게이 나리시킨(Sergei Naryshkin) 국장을 만났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번스 국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의 최고 스파이 수장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밀회담을 위해 튀르키에에서 만났다”면서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번스 국장이 나리시킨 국장에게 핵무기를 사용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를 전했다”고 밝혔다. 번즈 국장도 “어떤 종류의 협상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의 헤르손시 탈환 이후 미국이 공개적으로 평화회담에 참여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해왔다는 점에서 번스 국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크렘린은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14일(현지시간)에 이어 15일 업데이트된 기사를 통해 “백악관은 두 사람의 만남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협상을 하기 위함이 아니고 그러한 계획도 없었다”면서 “구금된 WNBA 스타와 미 해병의 부당한 구금에 대해 항의하면서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사전에 우크라이나 정부에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계속 고개드는 평화협상론]


블룸버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스 국장이 단순히 핵전쟁 관련 통보나 하려고 러시아 당국자를 만났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다”면서 “번즈 국장이 CIA국장 부임 이전에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대사를 역임한데다 33년간 국무부에서 일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와의 협상에는 적격인 인물”이라 평가했다.


특히 번스 국장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타결 과정에서 막후 협상에 중요 역할을 수행하는가 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등을 상대로 갈등 조율의 '메신저'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 주요 이유다.


블룸버그는 이어 “번즈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에도 러시아를 방문해 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면서 “당시 번즈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것은 전략적 실패가 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행적으로 봤을 때 번즈 국장의 러시아 안보수장 만남에 이은 우크라이나 방문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양국 정보수장의 회동이 평화협상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외교적 해법을 통한 종전안을 떠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는데 번즈 국장의 방문도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번즈 국장의 우크라이나 방문 목적에 대해 휴전협상론 논의를 극구 부인하는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협 압박으로 비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어서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추정하는 근거는 백악관의 번즈 국장 발표 내용에 뭔가 숨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백악관은 “번스 국장이 우크라이나 측에 나리시킨 국장과 대화한 내용을 설명하고, 러시아의 침공에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면서 “번스 국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종전을 위한 어떤 종류의 협상도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전쟁 해결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러한 전제 자체가 미심쩍다는 것이다.


번즈 국장이 러시아의 안보 수장을 만나는 목적이 핵무기 사용에 대해 경고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하는 것부터가 의심스럽다. 그러한 대화는 이미 미러 양국의 국방장관 통화를 통해 이미 이루어졌고, 또한 양국의 외교채널을 통해,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와 EU수장들의 성명을 통해 수차례 통보된 바 있다. 그런데 미국 CIA의 국장이 또 핵무기 사용 경고를 위해 러시아의 대외정보국(SVR)을 일부러, 그것도 휴전협상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튀르키에 땅에서 만났다는 것은 분명한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러시아의 대외정보국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만 하다. 다시말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간의 직접적인 의사교류 채널로 CIA국장과 러시아의 대외정보국장간 채널이 가동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휴전협상 진전과 관련해 가장 보안이 잘되는 채널이기도 하거니와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의사 교환을 할 수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CNN은 이와 관련해 “번즈 국장의 키이우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라 지적했다. 이는 번즈 국장이 막후에서 뭔가의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는 것이고, 그것도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CNN은 이런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깊은 경험을 쌓은 노련한 외교관인 번즈를 우크라이나 전쟁의 마무리를 위한 ‘조용한 메신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것이다.


▲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러시아가 사실상 패배를 한 지금의 상황이 휴전협상을 개시할 최적의 시기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마크 밀리, “휴전의 때가 왔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러시아가 사실상 패배를 한 지금의 상황이 휴전협상을 개시할 최적의 시기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마크 밀리 의장은 16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러시아군의 상황은 아주 좋지 않다”면서 “협상은 자신이 가장 강하고 상대방이 가장 약할 때 하는 것이 원칙”이라 강조했다. 마크 밀리의 이러한 발언은 백악관이 지속적으로 휴전협상의 시기와 조건은 모두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면서 뒤로 빠지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마크 밀리 의장은 이어 “겨울은 일반적으로 전투가 느려지고 우크라이나 전선도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면서 “바로 이때가 정치적으로 해결의 장을 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비록 현재는 러시아군을 밀어 붙이고 있지만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에서 모두 몰아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의 목표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모두 물러나도록 하는 것에 두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했다.


특이한 것은 마크 밀리 의장이 이러한 발언을 하는 동안 오스틴 국방장관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오스틴 장관은 추운 겨울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힘들 것이라는 마크 밀리의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성취한 것에 놀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면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오스틴 장군과 마크밀리 합참의장의 일련의 발언도 뒤집어 보면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칙적 입장과 동시에 휴전협상론이 진지하게 거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측의 입장에 러시아도 화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러시아는 이미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에 더 이상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전쟁을 더 지속해 봤자 러시아에게는 유리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러시아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G20정상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장관도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숄츠 총리를 만나 휴전에 대해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러시아는 지금 휴전에 몸이 달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G20정상회의 후 러시아가 휴전협상에 대해 강력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프랑스의 마크롱과 독일의 숄츠가 러시아의 라브로프를 만난 후 평화회담이 우크라이나가 제시하는 조건과 동의하에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독일과 프랑스에 휴전협상의 진전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는 의미이고, 이에 대해 양국이 러시아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의가 있은 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휴전협상 관련 발언도 수위조절이 이루어졌다. 젤렌스키는 휴전협상의 가이드라인을 너무 높게 설정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감안한 듯 “푸틴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내용과 “크름반도 반환 요구” 조건을 삭제하면서 “러시아의 완전한 철수, 우크라이나 포로 석방,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 인정”등의 조건을 G20회의 영상연설을 통해 제시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치열한 전투 속에서 평화를 되찾기 위한 또다른 노력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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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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