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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핵심부에서 터져나온 푸틴 교체설 - '푸틴 브레인' 두긴의 돌변, “왕을 교체하자!” - 러시아 내부로 번지는 푸틴 교체론 - 푸틴 제거 부추기는 우크라이나
  • 기사등록 2022-11-15 06: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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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브레인'의 돌변, “왕을 교체하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전격 철수를 단행한 가운데 이러한 러시아군의 졸전과 연이은 패배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교체론이 핵심 측근에게서 제기됐다.


▲ 아사히신문은 14일자에서 ‘푸틴의 책사’이자 ‘푸틴의 철학자’로 불렸던 알렉산드르 두긴(60)이 푸틴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비판하며 푸틴의 전쟁 수행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14일자에서 ‘푸틴의 책사’이자 ‘푸틴의 철학자’로 불렸던 알렉산드르 두긴(60)이 푸틴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비판하며 푸틴의 전쟁 수행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두긴은 이어 ”절대 권력자(푸틴)는 나라를 지킬 책임이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비의 왕(王)'과 같은 운명이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가 지도자에게 절대 권력을 주는 것은 우리 모두를 중요한 순간에 구원하라는 의미”라고도 했다. 즉 중요한 순간에 구원하지 못하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기서 두긴이 말한 ‘비의 왕’이란 영국 인류학자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고대 종교 연구서에 등장하는 것으로 가뭄 속에서 비를 내리지 못한 왕은 살해 당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힘을 다한 왕은 빨리 제거하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해야 재난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는 능력이 다한 ‘왕의 살해’가 마땅하다고 주장한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언론도 ”굴욕적인 헤르손 철수를 두고, 푸틴의 브레인인 두긴이 (왕의 살해라는) 소름 끼치는 비유를 써서 푸틴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두긴의 발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


그런데 푸틴에 대한 두긴의 발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우선 극우 사상가인 두긴이 철저한 푸틴의 신봉자였고, 심지어 푸틴에게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제공한 ‘유라시아니즘(Eurasianism)’의 창시자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획자’로 부른다.


이러한 이유로 푸틴과 두긴의 관계는 절대적으로 밀착됐다. 두긴은 과거 푸틴에 대해 “절대적이고 대체 불가능하다”고 극찬해왔다. 2007년에는 저서 '푸틴 대 푸틴'을 통해서 “푸틴은 실증적이고 조심스러운 달과 같은 속성, 유라시아 제국의 부활을 추구하는 태양 같은 속성을 다 지니고 있다”라고 주장할 정도로 푸틴을 이 시대의 위대한 정치가로 추앙해 왔다.


이러한 사상탓에 두긴은 우크라이나의 제1의 적으로 꼽혀왔다. 지난 8월 20일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는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던 중 폭발 사고로 숨졌다.


이 사건은 사실 두긴을 살해하려는 의도로 기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두기나의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용의자로 우크라이나 비밀요원을 지목했다. 그러나 당시 우크라이나는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미국 정부당국은 이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군이 수세에 몰리고 급기야 점령지에서 퇴각이 잇따르자 둘 사이의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두긴은 13일(현지시간) 늦게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에 대한 비난을 거두고 푸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두긴의 이러한 주장이 러시아 내부에서 일파만파 파문이 확산되자, 두긴은 13일(현지시간) 늦게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에 대한 비난을 거두고 푸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의 USA TODAY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두긴은 결코 푸틴에게 등을 돌리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모든 애국자들은 푸틴을 무조건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헤르손에서 굴욕적인 후퇴를 한 이후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푸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들이 봇물터지듯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부로 번지는 푸틴 교체론]


결국 두긴은 꼬리를 내렸지만 푸틴 교체설은 모스크바에서 갈수록 세를 더 얻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헤르손에서 굴욕적인 후퇴를 한 이후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푸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들이 봇물터지듯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러시아 내부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주민투표의 진위여부까지 의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헤르손을 장악한 우크라이나군에 대해 주민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에 러시아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심지어 러시아 의회의 공산당 일부에서는 헤르손 철수 명령에 대해 국방부에 설명을 요구했으며 집권 러시아연합도 헤르손 철수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치 분석가인 막심 트루돌류보프(Maxim Trudolyubov)는 NYT에 “푸틴의 상황은 확실히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러시아의 고위 관료들과 국영 매체들은 헤르손에서의 철수에 대해 일시적인 전술적 조치이며 러시아에 의한 영토 병합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주장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얼마나 신뢰성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주는 것이 러시아내의 지역언론들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러시아 남부지역의 한 지방언론(Bloknot)은 “크렘린이 헤르손 철수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을 물리칠 때 스탈린그라드를 수비하던 소련군이 볼가강을 건너 전략적 후퇴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서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헤르손에서의 항복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NYT는 “국영TV에서 크렘린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정치분석가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Vladimir Solovyov)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헤르손 철수를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하다가 입장이 궁했는지 갑자기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킨 서방진영을 비난했고, 이어 일부 러시아군의 무능과 비겁함을 질타하는 등 1분 넘게 횡설수설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다른 TV채널인 라이바르는 헤르손 철수에 대해 변명하다가 결국 “국민이 보기에 헤르손 철수는 분명한 패배이며 확실한 영토 상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내의 독립신문인 네자비시마야 가제타(Nezavisimaya Gazeta)는 사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결정한 것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기는 하지만 푸틴이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문제는 그러한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매카니즘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사히신문도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를 인용해 “러시아 국영 TV 진행자가 헤르손 철수와관련, 무능한 러시아 당국자의 해고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군사 블로거 중에서도 이번 철수를 국가에 대한 배신 행위로 보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NYT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함락시킨 유일한 지역 수도인 헤르손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은 러시아에게 엄청난 타격임은 분명하다”고 정리했다.


[푸틴 제거 부추기는 우크라이나]


이렇게 푸틴에 대한 비판이 격렬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푸틴 제거를 부추기고 있다. 푸틴을 제거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인 바딤 프리스타이코(Vadym Prystaiko)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푸틴을 제거한다면 러시아는 좋은 사람들이 되어 우크라이나와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인 바딤 프리스타이코(Vadym Prystaiko)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푸틴을 제거한다면 러시아는 좋은 사람들이 되어 우크라이나와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이어 “지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국민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푸틴이라는 독재자와 싸우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푸틴을 권력에서 몰아낼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러시아 국민은 푸틴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그러면서 “우리 중 일부는 크렘린을 불태워 버리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면서 “그 맨 앞에 나도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며 오직 러시아 국민들만이 리더십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러시아 국민들은 부자가 될 수 있고, 또 가스와 석유를 모두 소유할 수도 있으며,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는데 이는 결국 러시아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전쟁 범죄자 푸틴을 감옥으로 보내자!”]


지난 10월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유명한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푸틴에 의한 전쟁범죄 희생자들이 힘을 합치고 있으며 푸틴을 감옥에 가두기를 원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조시 로긴은 이 칼럼에서 “푸틴의 군대는 지난 10년동안 시리아에서 수많은 전쟁범죄를 저질렀는데, 그때 사용되었던 잔학행위들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면서 “시리아인들과 우크라이나인들은 힘을 합쳐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 회복을 위해 러시아 전범에 대한 책임을 묻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시 로긴은 이어 “UN도 러시아에 의한 광범위한 전쟁범죄를 모두 확인했다”면서 “푸틴이 수년간 전쟁범죄를 저지르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이러한 일은 이젠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되며, 이젠 푸틴을 국제형사재판소가 기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 푸틴의 국제적 전쟁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그가 숨을 쉬는 한 그로 인해 숨져간 많은 영혼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단죄해야 할 것이다. 푸틴이 그러한 재판정에 서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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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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