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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막가파식 늑대전사 외교”로 가는 시진핑 3기 중국 - 왕이-친강 체제로 가는 시진핑 3기 중국 외교 - 전랑외교의 행동대장 친강 외교부장 내정 - 외교서 '투쟁정신' 강조한 중국, 미중관계 험난할 듯
  • 기사등록 2022-11-06 06:57:41
  • 수정 2022-11-06 06: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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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친강 체제로 가는 시진핑 3기 중국 외교]


시진핑 3기의 중국 외교사령탑이 사실상 확정됐다. 우선 지난 10년간 외교부장을 맡아왔던 69세의 왕이는 ‘칠상팔하’(지도부 교체 때 67세는 남고 68세는 퇴임)를 깨고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해 중국 외교 총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왕이는 향후 5년간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으로 중국 외교를 지휘하게 된다. 이 자리는 그동안 양제츠가 맡아 왔었다.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친 대사가 외교부장(장관)을 맡을 예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친 대사의 외교부장 내정을 기정사실화 했다.


또한 왕이부장의 뒤를 이어 외교부장을 맡을 이로 친강 주미 대사가 내정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친 대사가 외교부장(장관)을 맡을 예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친 대사의 외교부장 내정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렇게 하여 시진핑 3기의 외교사령탑은 왕이 정치국원-친강 외교부장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주목할 점은 왕이나 친강 모두 중국내에서는 강력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로 유명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앞으로의 중국 외교는 중국의 힘을 자랑하는 ‘싸움꾼 외교’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전랑외교의 대명사, 왕이 정치국원]


왕이 부장이 정치국원으로 중국 외교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일이 있다. 지난 10월 23일 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린 왕이는 지난 10월 28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만나 “미국은 늘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며 “대국(大國)인 중국과 미국은 어느 쪽도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왕이는 이어 “중·미 관계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국제사회는 보편적으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왕이의 이날 발언은 앞으로의 중국 외교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왕이는 번스 미국대사를 이날 처음 만났다. 번스 대사는 지난 3월 베이징으로 부임을 했지만 왕이는 번스 대사를 그동안 한 번도 공식 접견한 적은 없다. 다시말해 대사로 부임한 지 7개월이나 지났지만 초강대국 미국 대사를 직접 만나지도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의도성이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진 왕이가 번스 대사를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대 중국 강경외교에 정면으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사실 왕이의 중국 외교사령탑 등극은 지난해 3월 18일의 미중 고위급 알래스카 회담 1•2차 회동때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그 자리에는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은 공산당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알래스카 회담은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쨰 미중간 고위급 회동이었다. 당시 일본의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는 “양제츠와 왕이의 이례적인 조합은 중국 지도부가 통상적인 외무장관 회의를 원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와 새로운 고위급 회담을 시작하기를 원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런데 양제츠야 그동안 중국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맡은 이래 대미(對美)외교는 줄곧 그의 업무여서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왕이는 당시만 해도 차기 중국 정부에서 7상8하에 걸려 은퇴 대상이었기 때문에 왕이를 양제츠와 함께 알래스카 회담에 내보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높았었다.


그때 닛케이는 “이번 알래스카 행에서 왕이 부장과 양제츠 위원이 손을 잡음으로써 왕이 부장이 앞으로 양제츠 위원의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출장 배치는 다가올 당대회 인사 변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국 중국 외교의 핵심은 대미외교인데 시진핑에게는 아주 공격적이고 미국과 맞짱을 뜰 수 있는 강성외교의 적임자로 이미 왕이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왕이는 또한 오만하기까지 하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아예 조공국가 다루듯 함부로 대한다. 지난해 5월 9일에는 당시 정의용 외교부장과 통화하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에 가득 차 집단 대결을 부추긴다”면서 “옳고 그름을 파악해 편향된 장단에 휩쓸려선 안 된다”고 훈계했다.


한국 동맹인 미국의 대외 전략을 우리 외교 장관에게 ‘냉전적’이라고 대놓고 비난하면서 ‘휩쓸리지 말라’고 훈계조로 얘기한 것이다. 정상적 국가 관계에선 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러나 당시 외교부는 왕이의 이러한 발언을 숨겼다. 그런 식으로 중국을 대하니 왕이가 한국을 만만하게 본 것이다.


왕이는 또한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북한에 가한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왕이는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는다”며 “어떠한 세력도 국가의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지키겠다는 중국 인민의 굳은 의지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렇게 뻔뻔한 이가 왕이다.


그렇기 때문에 왕이는 앞으로 외교적으로 상당한 잡음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미중간 충돌은 어차피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내정치를 위해서라도 왕이의 발언은 더욱 더 공격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그래서 나온다.


[전랑외교의 행동대장, 친강 외교부장]


왕이의 후임으로 외교부장에 내정된 친강은 1966년생으로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역임한 뒤 지난 2021년 7월부터 주미 중국 대사로 일해 왔다.


그런데 친강이야말로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친강은 주미대사로 부임한 직후인 지난해 8월 '미ㆍ중 관계 전국위원회'가 주최한 화상 회의에서 “미국은 대화 환경을 악화시키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다면 (미국은) 입을 닥쳐야 한다(Please Shut Up)”라는 비외교적 발언으로 주목을 끈 바 있다.


친강의 이러한 발언은 외교관으로서 전혀 자격도 없는 것이고, 그러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제대로 이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는 친강이 미국에 대한 적대심이 얼마나 강한지 여과 없이 보여준 사례다.


이에 대해 SCMP는 친강이 최근 조쉬 하울리 미 공화당 상원 의원에게 보낸 서신 문구를 인용, 그의 공격적인 대미 성향을 소개했다. 친강은 이 서한에서 미 의회의 신장 위구르 인권 침해 관련 법안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며 “미국은 오만하고 비열하며, (신장 관련 법은) 악의적인 정치 의제”라고 공격했다.


이미 친강의 외교적 자질 부족을 언급한 바 있지만 친강은 한마디로 미국과의 외교를 하기 위해 대사로 나간 것이 아니라 미국과 싸우려 작정하고 대사로 부임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위 대사라는 자가 왜 이렇게 공격적일까? 이는 시 주석에 대한 과도한 충성심 때문이다. 친강은 한마디로 미중관계야 어떻게 되든말든 시진핑에게 충성하는 모습만 보이면 그만이고, 그러한 자신의 행동이 중국의 공산당 충성분자들, 곧 홍위병들에게 환영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보니 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SCMP에 “친 대사는 전랑 외교로 유명한 인사이며 주미 중국 대사 재임 기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절하한 것이다.


사실 친강은 외교 경험이 풍부한 추이톈카이 전 주미 중국 대사와는 여러모로 대비가 된다. 추이톈카이는 완전한 미국통으로 진짜 외교를 위해 미국대사를 지냈지만, 친강은 외교현장에 있기는 했지만 주로 유럽이었고, 미국에는 처음 갔다. 당연히 워싱턴에 외교인맥도 전무하다.


그럼에도 시진핑이 친강을 주미대사로 보낸 것은 미국과의 외교관계 개선을 포기했거나 그저 자신의 마음에 쏙 든 인물을 별 생각없이 보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친강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외교부 예빈국(의전국) 국장을 역임하면서 시진핑의 해외 방문 일정과 의전을 담당한 적이 있어서 그때 시진핑 눈에 들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 친강이기에 앞으로도 오직 시진핑을 위한 외교를 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외교서 '투쟁정신' 강조한 중국]


지난달 열린 당대회에서 중국은 '투쟁 외교'를 강조하며 앞으로도 '핵심 이익' 관철을 위해 외국과의 갈등을 불사하는 '전랑외교'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20일 열린 당 대회를 계기로 외교분야 기자회견에서 “과감하게 투쟁하고 투쟁을 잘하는 것이 중국 외교의 우수한 전통이자 선명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중국 외교의 방향은 확실하게 ‘미국과의 투쟁’으로 정해졌다. 늑대전사의 상징적 인물들인 왕이-친강의 외교팀 구성은 그래서 험악한 미중관계를 예견하게 한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의 외교는 어떻게 포지셔닝을 해야 할까? 그럼에도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가? 허튼 소리 그만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이렇게 험악한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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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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