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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19 2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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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후 MBC 국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전재한다. 늘 응원하는 마음으로...


▲ MBC 박상후 전 베이징특파원의 페이스북 커버사진. 박상후 특파원의 마음이 담겨있는 듯 하다.


2012년 파업이 한창일 때였다. 

필자는 당시 ‘100분토론’과 ‘지구촌리포트’란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보도제작 1부장이었는데 어느 날 MBC의 제휴사인 일본 후지TV의 지국장과 특파원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한 적이 있다. 


후지TV의 지국장은 동경대 법대 출신으로 상당한 미모까지 갖춰 MBC안팎에서 인기가 높았다. 

동경대 법대에다 미모라고 하니 ‘일본의 김태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법대출신이 왜 방송을 택했느냐고 필자가 질문하면 “法曹(ほうそう)나 放送(ほうそう)나 똑 같은 호오소오(ほうそう)아닌가요” 라고 재치 있게 대답하는 스마트한 여성이었다. 


이 식사 자리에는 L모 후배를 초대했는데 여기에 초대하지도 않은 김원태 편집부국장이 묻어왔다.


김 부국장은 갑자기 아오야마 지국장에게 두유 노우 대망(大望)?이라 물어보며 말을 걸었다. 


한국에서 대망이란 이름으로 번역된 야마오카 소하치(やまおかそうはち 山岡荘八)가 지은 대하소설의 일본어 원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인데 무슨 애기인지 일본인이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필자는 동경대 출신의 엘리트에게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리더쉽을 가르치려고 하나 하는 생각에 “무슨 그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냐”고 그에게 한마디 했다.


그는 2012년 파업당시 사측과 언론노조 양쪽에 걸친 인물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세월이 흘러 2017년에도 MBC 언론노조는 파업을 벌였고 결국 김장겸 사장을 몰아내고 최승호 PD가 사장자리를 차지했다.


김원태 기자가 최승호 PD를 위해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언론노조내에서 그의 부사장설이 돌았다. 


그러자 MBC 전 앵커 출신으로 미래방송연구소소속이던 김세용 기자가 회사 게시판에 ‘부사장 인사를 재고해 주십시오“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었다. 


주장하는 내용은 2012년 파업때 자신은 보도국 부국장을 사퇴하고 파업에 동참해 정직 3개월, 저성과자 교육등 고통을 감내했는데 김원태 기자는 당시 편집부국장으로 파업발생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게시판 파동 때문인지는 몰라도 김원태 기자는 부사장이 되지 못하고 자회사인 IMBC사장이 됐고 김세용 기자는 원주 MBC 사장이 됐다.


IMBC 사장자리는 당연히 부사장보다는 훨씬 떨어지는 자리다. 

필자생각에 여러 지방 계열사중 하나인 원주 MBC는 군(軍)에 비유하자면 노후된 M-48A3가 배치된 동원사단의 전차중대와 비슷한 것 같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는지 모르겠지만 HD급 ENG카메라가 모자를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 계열사다.


부사장 자리는 변창립 아나운서가 차지했다. 

일찍이 변웅전, 차인태 같은 분들도 오르지 못했던 자리다. 


김원태, 김세용 두사람의 다툼으로 인한 어부지리라는 얘기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볼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아나운서국이 최승호 체제만큼 번창한 적은 없다.


예전에 국장 1명에 부장 2명 체제였는데 지금은 부국장 자리가 하나 추가되고 부장도 3명으로 늘었다. 


강재형 아나운서 국장은 이른바 ‘피구 대첩’으로 배현진 전 앵커를 조롱하는 인터넷 방송에 김상호 아나운서를 데리고 나가 활약한 인물이다.


2017년 파업당시 아나운서협회장으로 회사 공격의 선봉에 섰던 김범도 아나운서가 1부장, 피구대첩 방송에 출연한 김상호 아나운서가 2부장, 배현진을 피구공으로 맞춰 좌천됐다고 주장했던 신동진 아나운서가 3부장이다. 


신설된 부국장 자리에 오른 황선숙 아나운서는 상당한 고참으로 2012년과 2017년 파업당시 아나운서 행사에 꾸준히 참여한 인물이다.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荘八)의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선이 굵고 타고난 결대로 일세를 풍미했다. 


그야말로 전쟁터 같은 MBC를 보면 일본 전국시대 공성전과 비슷하다. 


2017년 파업때 김장겸 전 사장체제가 무너지는 과정은 산노마루(三の丸) 니노마루(二の丸), 혼마루(本丸)에 이어 천수각이 함락되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敵は本能寺にあり)는 말도 진리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속고 속이는 것이 인간사의 속성이고 병법에 적을 속이는 것은 당연하다(兵不厭詐)는 말도 있지만, MBC언론노조의 ‘피구대첩’처럼 저속했던 적은 동서고금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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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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