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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대학생들 잇단 집단행동, 초조한 시진핑 - 6·4 톈안먼 시위 33주년 앞둔 중국, ‘노심초사’ - 커지는 젊은이들의 불안감,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 - 광둥성의 100년 대학 취업률 '0', 젊은이들의 불안감 증폭
  • 기사등록 2022-05-31 15:01:43
  • 수정 2022-05-31 15: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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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생들 봉쇄 반발 확산]


‘제로 코로나’ 방역 통제에 따른 학교 봉쇄로 인해 한달 넘게 캠퍼스에 갇혀 있던 중국 베이징 대학생들이 집단 시위를 벌이면서 중국 당국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가 30일 중국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이징대학을 비롯해 톈진 등 중국 대도시의 주요 대학에서 학교봉쇄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집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져가면서 경찰과의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대만 중앙통신사가 30일 중국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이징대학을 비롯해 톈진 등 중국 대도시의 주요 대학에서 학교봉쇄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집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져가면서 경찰과의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중앙통신은 “지난 27일에는 톈진 난카이대학생들이 학교 봉쇄에 항의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교내 곳곳에 내걸었으며, 교내 한 강의동에는 '사회와 단절됐다'거나 '나는 자유로운 대학생이 되고 싶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기숙사 게시판에는 봉쇄를 반대한다는 글이 게시됐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26일 밤 톈진대학생 100여 명이 교내 광장에서 모여 귀향 허용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는데, 학생들이 '타도 관료주의', '타도 형식주의' 구호를 외치다 경찰이 출동하자 해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에 이어 24일 밤에도 베이징사범대 학생 수백여 명이 학교 광장에 모여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고 교가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한 참가 학생은 “학생들은 저녁 8시 30분께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고, 늦은 밤 5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는 조직적인 시위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3일에도 중국정법대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일어났으며, 대학생 시위를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들이 한때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했으나 모두 삭제된 상태다.


[6·4 톈안먼 시위 33주년 앞둔 중국, ‘노심초사’]


중국 당국이 대학생들의 산발적인 시위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은 공교롭게도 6·4 톈안먼(天安門) 시위 33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 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 폭동'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초긴장하는 중요한 이유는 톈안먼 시위가 당시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지금 시작은 비록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해 대학생들이 반발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대학생 집단행동이 민주화 요구로 번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의 대학생 시위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맞서 자신들의 권익을 확보하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각성에서 비롯된 톈안먼 시위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분명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대학생 시위가 사회 문제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제2의 텐안먼 사태’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혹시나 모를 학생들의 집단 행동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원하는 학생들의 귀향을 허락하기로 했다.


리이 중국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부서기 겸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학은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캠퍼스 폐쇄가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며 “다만 학생들이 안전하고 질서 정연한 방식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게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대학의 경우, 이번 학기 수업을 마친 학생과 재택으로 화상 수업이 가능하거나 건강이나 가족 또는 고용과 관련된 사유가 있는 경우 등 3가지 중 하나를 충족하는 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대부분 대학은 캠퍼스 봉쇄 영향으로 이번 학기 시험을 다음 학기로 연기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학생들에게 통지한 상태다.


[대학생 시위 형식에 충격받은 중국]


그런데 중국이 이러한 대학생들의 시위에 진짜 긴장하는 것은 시위의 과격성 때문이다. 중국 명문 베이징대학의 경우 기숙사가 완전 봉쇄된 상태에서 학교측이 음식 배달마저 금지하는 등 새로운 봉쇄조치를 취하려 하자 즉각 이를 거부하면서 집단 시위를 벌였다.


이들 학생들은 교내의 일부 지역에 갇혀 있으면서 매일 PCR 검사를 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방역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학교측이 기숙사 밖에 울타리를 치자 학생들의 분노가 폭발해 버린 것이다. 학생들은 몰려 나와 학교측이 설치한 철조망 울타리를 무너뜨렸으며 이를 막는 교직원들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결국 부총장까지 나서 학생들이 진정하도록 권유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끝내 학교측이 학생들에게 굴복하면서 사태는 일단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한 학생은 “그들은 모두에게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모든 권리와 개인의 자유는 빼앗겼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베이징대학 학생들의 시위 소식이 일파만파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AFP는 이와 관련해 “해당 시위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신속히 검열됐다”며 한 웨이보 이용자는 “오늘 우리는 잿더미에서 일어나려는 베이징대 학생들의 투쟁 전통을 목격했다”고 썼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베이징대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관이며 정부는 시위가 동력을 모으기 전 이를 끝내도록 강하고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스티브 창 교수는 이어 “이번 사건은 봉쇄조치 같은 특정한 불만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지만 지도부는 이를 매우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지는 젊은이들의 불안감,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


사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사회주의 일당독재 국가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의 지나친 과잉방역은 이미 정치방역임이 드러났고, 시진핑 3연임을 위해 중국인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들이 중국내로 번지면서 그 불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는 전면 봉쇄된 상황이고, 제로코로나로 인해 경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로인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광둥성 지난(暨南)대의 신문방송대학은 지난 25일 학교 소셜미디어에 “취업을 도와달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취업 제로(0)’ 사실을 공개했다. “7월 졸업 예정자는 학부생 496명, 석사 233명, 박사 3명 등 총 732명. 그런데 아직 한 명도 채용 계약을 못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중국의 올해 7월 대졸자는 1076만명으로 역대 최대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취업이나 창업, 대학원 진학이 확정된 사람은 겨우 24%에 불과했다.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지난해 졸업생까지 합하면 1600만명이 피 말리는 구직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16~24세 실업률은 18.2%에 달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이 당장 일자리를 늘릴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제로 코로나로 인해 중국의 서비스업은 개점휴업 상태이고, 정부기관이나 국영기업들의 취업도 재정형편 때문에 한계가 있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를 주창하면서 시작된 IT 기업에 대한 규제로 인해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면서 신규취업은커녕 회사는 감원하기에 바쁘다. 과외 교육 전면 중단으로 인한 실업은 취업 현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를 운영하는 텐센트도 클라우드와 게임, 광고 분야 직원 10%를 해고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IT 기업을 창업해 부(富)를 쌓는다는 신화(神話)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취업난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을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 존재적 불안감은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확대될 조짐도 보인다. 최근 제로 코로나로 인한 전면 봉쇄 때문에 상하이의 아파트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남비같은 양은 그릇을 치면서 항의했던 것은 지금 중국인민들의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대학 등을 중심으로 한 학생들의 반발성 시위는 중국내 사회적 불만에 불을 당길 수가 있다. 중국 당국이 제일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비록 이번 대학생들의 시위가 조직적인 것도 아니고, 시위의 대상 역시 학교측의 무자비한 봉쇄에 대한 것이었지만 문제는 이러한 시위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33주년 기념일(6월4일)을 코 앞에 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공안당국도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내 청년들의 불만도 그렇고 시진핑 주석에 대한 불만들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역으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더욱 오래갈 수가 있을 것이다. 제로코로나를 이유로 사회를 봉쇄해 버리면 집단적 불만 표출의 창구도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베이징의 경우 대학교들을 전면 봉쇄하고 출입 자체를 통제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중국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문제도 아니고 오직 시진핑의 안정적인 3연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진핑의 3연임이 지상 최대의 과제요, 관심사항인데 중국사회가 좀 무너진들 무슨 대수라고 생각하겠는가? 이것이 지금 중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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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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