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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초비상 걸린 러시아, “푸틴 후계자 논의중” - 종신집권 가능한 푸틴, 후계자 논의 자체가 비상상황 - 또 터져 나온 푸틴 건강 이상설, 심상치 않다 - 푸틴 유고시 러시아 대혼란 불가피, 엄청난 위기 올 듯
  • 기사등록 2022-05-25 23:27:51
  • 수정 2022-05-26 07: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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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져 나온 푸틴 건강 이상설, 심상치 않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를 정권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러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인터넷 매체 메두자(Meduza)를 인용해 “익명을 요구한 크렘린궁 관계자들이 푸틴 대통령이 교체되려면 그가 큰 병에 걸려야겠지만, 누가 그를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비판 성향의 독립매체인 메두자는 라트비아에 본사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인터넷 매체 메두자(Meduza)를 인용해 “익명을 요구한 크렘린궁 관계자들이 푸틴 대통령이 교체되려면 그가 큰 병에 걸려야겠지만, 누가 그를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래프는 “당장 푸틴 대통령을 바꾸겠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가 머지않은 시기에는 이 나라를 통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내부엔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메두자 매체가 “러시아에선 보수나 진보 성향을 따지지 않고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정책에 만족하는 러시아 엘리트 구성원들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메두자의 주장대로 실제로 많은 러시아의 정부 관리와 기업인들이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고려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푸틴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두자 매체는 이에 대해 “러시아 관리들은 푸틴과 그의 정책을 점진적으로 더 싫어하고 있으며 기업가와 함께 반대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엘리트들 역시 대통령이 러시아에 가해질 제재의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전쟁을 시작한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제재를 가지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고위급에서 반푸틴 세력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최대 온라인 은행이자 세계적 금융업체인 ‘틴코프 뱅크’의 설립자 올렉 틴코프는 메두자에 “대부분의 러시아 기업인들은 자국이 일으킨 전쟁을 비난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밖으로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억만장자로 알려진 틴코프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틴코프 은행 주식 35%를 모두 시가의 3%에 불과한 헐값에 매각하고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뗐는데, 이는 지난 4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 '미친짓'이라고 했다가 보복을 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내부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자신이 추구하는 노선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두자’는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점점 커지고 있는 경제 문제가 전쟁과 관련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으며 니콜라이 파트루쇼프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같은 푸틴과 가까운 러시아 고위직들은 여전히 열광적으로 푸틴의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재 러시아 정계 내에서 푸틴과 뜻을 같이하는 전쟁을 찬성하고 있는 쪽과 전쟁에서의 탈출을 바라는 쪽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갈등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후계자 논의,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외부에 알려진 바로는 푸틴 후계자 논의가 당장 시행될 것을 상정하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듯 여겨진다. 원래 푸틴 대통령의 임기는 2024년 5월 7일까지로 아직 2년여가 남아 있는데다 푸틴이 마음만 먹으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대통령을 계속 할 수가 있다. 사실상 종신직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임기가 무제한이나 다름없는 푸틴을 두고 크렘린궁 내부에서 후계자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크렘린 궁 내부에서 뭔가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현재로서는 푸틴의 후계자를 논의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건강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쪽 발을 쉴 새 없이 꼼지락거리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건강 이상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언론에는 두 사람이 옆으로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순간이 공개됐는데, 이때 푸틴 대통령은 양쪽 발을 수시로 들었다 놨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왼쪽 발목을 어색하게 돌리는 등 꼼지락거리는 장면도 보였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일주일 전에도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 가진 회담 자리에서 푸틴은 어딘가 불편한 듯 왼발을 여러 번 비틀었다. 그러자 라흐몬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다리를 힐끗 쳐다보는 모습도 포착됐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이 암투병 중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16일 중대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 주장했다. 이 내용은 러시아 독립 언론 제너럴SVR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었다. 제너럴SVR은 이날 “양국 정상회담 직전 크렘린궁 내부 정보원으로부터 이같은 정보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스카이뉴스가 러시아에서 활동한 전 영국 정보기관 MI6 요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스틸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와 다른 곳의 정보원들에게서 듣기로는 푸틴이 실제로 심각하게 아프다고 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중병에 걸린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의 발언은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이 지난 13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암에 걸려 심각한 상태이며 푸틴을 제거하려는 쿠데타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미국 잡지 뉴 라인즈(New Lines)도 13일(현지시간) 익명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지난 3월 중순 미국 벤처 투자자와 통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에 걸려 매우 아프고,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관련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통화 녹음을 입수해 보도했다.


또한 지난 9일에도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포착된 모습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열병식 참관 당시 무릎담요를 덮고 있는 장면, 한쪽 팔만 흔드는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 여러 차례 입술을 깨무는 표정 등이 그 근거였다.


일단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 바로는 푸틴이 심각한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지난 4월 1일 러시아 탐사 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흑해의 휴양지에서 4년동안 35번의 암 전문 외과의사의 진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 정부 문건 분석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6년과 2019년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기간 소치에서 보낸 그의 휴가 일정에 갑상선암 전문의와 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 등이 따라갔다는 것이다.


[푸틴, 암살 시도도 있었다]


그런데 크렘린궁 내에서 푸틴의 건강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푸틴에 대한 암살 시도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와의 인터뷰에서 “두 달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으며, 러시아 당국이 이를 좌절시켰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정보를 담당하는 부다노우 부장은 “이른바 코카서스 대표자들에 의한 암살 시도가 최근 있었는데, 공공의 영역에서는 아니었다.”면서 “완전히 실패한 시도였지만, 두달 전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 주장했다.


여기서 부다노프 부장이 언급한 '코카서스 대표자'가 1990년대 두 차례 분리주의 전쟁이 일어난 러시아의 북 코카서스 지역을 가리키는 것인지, 조지아를 포함한 남 코카서스를 일컫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푸틴 이후 러시아는?]


사실 푸틴으로부터의 정권교체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는 미국일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을 비난하면서 “이런 사람이 러시아의 통치자 자리에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고,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 역시 지난 3월, “세계의 위기를 불러온 이 사태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길은 누군가가 푸틴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분명한 것은 푸틴의 후계자가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러시아로서는 엄청난 불안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푸틴이 워낙 엄청난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보니 후계자라는 말 자체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만약 푸틴에게 유고(有故)가 발생한다면 러시아는 그야말로 헝용할 수 없는 대혼란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자 브라이언 테일러 교수의 기고글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푸틴 이후의 권력투쟁”이라는 브라이언 테일러(BRIAN D. TAYLOR) 미국 시라큐스대 교수의 기고 글을 통해 “현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러시아 헌법대로 현재 총리인 미하일 미슈스틴(Mishustin, 56)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일단 수습에 들어가겠지만 그가 푸틴의 후계자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봤다. 푸틴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엘리트 간 권력 쟁탈전을 통해 푸틴의 후임자가 선출될 수밖에 없을 터인데 이때 거론되는 인물들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 바체슬라프 볼로딘 두마(하원) 의장,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등이 후보군”이라고 테일러 교수는 지목했다.


여기서 쇼이구는 '푸틴의 오른팔'로 불리는 현 국방장관이고, 메드베데프는 푸틴이 대통령 3선 금지조항에 묶여 잠시 총리로 내려가 있을 때 대통령을 맡아 '푸틴의 꼭두각시'로 불렸던 인물이다. 볼로딘과 소뱌닌 역시 푸틴의 최측근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푸틴의 후임자가 되더라도 러시아는 최대 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푸틴이 일당체제나 군부독재 대신, 가장 지속성이 약한 '1인독재'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테일러 교수는 “어떤 형태로든 푸틴의 종말은 오고 있으며, 러시아의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과연 테일러 교수의 이러한 불길한 예언이 어떻게 결말을 맺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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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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