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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결국 우크라이나에 군대 파견하나? - 키이우 대사관 지키려 특수부대 파견 검토하는 美 - 미군 특수부대의 키이우대사관 배치 명분을 준 러시아 - 미군 특수부대 배치,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
  • 기사등록 2022-05-24 13: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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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대사관 지키려 특수부대 파견 검토하는 美]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이 지난 18일(현지 시각), 3개월여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다시 문을 연 가운데 미국이 키이우에 특수부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방어를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단독보도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방어를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단독보도했다.


WSJ은 미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역에 특수부대를 직접 파견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피하는 것과 분쟁 지역에서 미국 외교관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면서 “혹시 모를 러시아군의 키이우 재진입 시 대사관 시설과 외교관 보호를 위해 특수부대원 수십 명을 보낼지, 혹은 필요하면 즉각 파견할 수 있도록 일부 부대를 항시 대기시킬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이어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은 러시아군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들어 있으며, 러시아군은 꾸준히 키이우를 향한 공습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미군·외교 당국은 러시아 미사일의 사정권에 있는 키이우 대사관 방어 및 경호를 위해서만 특수 부대를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검토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특수부대를 대사관 인근에 파견함으로써 러시아가 미국 관리들에 대해 공격하는 것을 미리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WSJ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수도(키이우)를 향해 공습이나 포격을 가하며 (수도를 점령하기 위해) 계속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시설·외교관 보호 필요성은 그만큼 크지만 우크라이나 수도에 미군 병력이 진입하면 러시아가 이를 도발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미 당국의 결단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WSJ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이 방안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으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나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에게도 공식 보고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미군이 직접 주둔하게 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파병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서 (상황이) 한 층 더 진전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키이우에 재개관한 미 대사관은 군이 아닌 국무부 외교안보국이 경비를 담당하고 있다.


WSJ 보도에 대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 외교관들이 키이우 주재 대사관에서 업무를 재개함에 따라 보안 요건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호 문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으며 국방부 고위층에서도 미군 병사들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과 관련한 특정한 방안을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미군 특수부대의 키이우대사관 배치 명분을 준 러시아]


그런데 미군 특수부대의 키이우 배치에 대한 명분은 사실 러시아가 제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의원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대표단에는 매코널 원내대표를 비롯해 수전 콜린스, 존 바라소, 존 코닌 등 여러 상원 의원들이 포함됐다.


회담 이후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바로 뒤에 서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비디오 연설에서 “양측이 국방과 재정 지원 방안을 비롯해 러시아 제재 강화 등 다양한 분야를 논의했다”면서 “우린 러시아가 테러지원국으로 공식 인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정부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하기 시작했고, 상원 일부 의원들은 관련 결의안을 제출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에 대한 방산 수출 금지, 대외원조 제한 등 규제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북한과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다.


미 공화당 대표단의 키이우 방문은 지난 4월 30일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키이우를 방문한 지 2주 만에 이뤄졌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 의원단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이었다. 러시아는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 TV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상황은 매우, 매우 위험하다”라며 “미국이 분쟁 속으로 점점 깊숙이 끌려들어 가면서 핵보유국인 양국 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미국의 외회 대표단이 키이우를 방문한 것에 대해 언제든지 공격받을 수도 있는 전쟁 상황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매우 위험하니 다시는 키이우 방문을 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키이우가 그렇게 언제든지 러시아의 미사일 또는 또다른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지역이라면 키이우에 있는 미국 대사관 역시 언제든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그렇게 위험에 처해 있는 키이우의 미국 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뭔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연히 미국 대사관을 공중과 지상 모두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면 과거와 같이 다시 폴란드로 대사관을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폴란드로 옮겼다가 다시 키이우로 돌아온 대사관을 또다시 이동할 수는 없다. 이는 미국의 체면도 구기는 것이고, 동시에 러시아의 군사적 위력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군 특수부대를 키이우의 미국 대사관에 보내 보호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미군 특수부대의 키이우대사관 배치 검토가 주는 의미]


중요한 것은 미군의 특수부대가 키이우의 미국대사관을 지키게 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숫자가 얼마만큼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단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에 진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선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일단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를 향한 미사일 공격을 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첨단 미사일의 재고가 바닥나면서 소위 ‘멍텅구리 폭탄’이라 말하는 재래식 무기를 전투기를 통해 쏟아 붓는 상황에서 더 이상 키이우 방면의 공격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러시아의 침공 목표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 전면 장악이라는 계획을 완전히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만약 키이우를 러시아가 다시 공격하면서 미군에게 사상자라도 생기게 된다면 미군이 전면 참전하는 사태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는 러시아군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또 하나의 의미는 미군 특수부대가 키이우에 진입을 하게 되면 젤렌스키 정권의 안전 또한 보장된다는 의미도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초창기에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제거작전을 또다시 수행할 엄두조차 못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미군 특수부대가 안전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군 특수부대의 키이우 주둔은 러시아에게 전쟁을 끝내라는 강한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군 특수부대까지 우크라이나 내에 진주해 있는 상황에서 전쟁을 질질 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군 특수부대의 미 대사관 진주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미국 국방부나 국무부가 아직 상층부에게는 보고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가림막을 치기는 했지만 그러한 얘기가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내부적으로는 결정이 되어 있다는 것이고, 단지 러시아의 반응을 보기 위해 애드벌론을 띄운 것이라 판단할 수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실행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 단계로 운을 뗀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미군 특수부대의 키이우행은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러시아가 반발해도 미국이 그러한 반응에 신경쓸 것 같지 않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반드시 구할 것이고, 전쟁에서 승리의 길로 이끌겠다는 각오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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