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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군사대국 2위? 러軍 졸전 원인은 탱크 - WP, "러시아 전차, 설계상 치명적인 결함 가지고 있어" - 중국산 짝퉁 타이어도 러시아 탱크 무력화의 주요 요인 - 러시아의 저질 탱크, 전쟁 판도도 바꾸고 있다
  • 기사등록 2022-05-06 13:51:50
  • 수정 2022-05-06 15: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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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국 2위? 러軍 현실 적나라하게 보여준 탱크]


러시아가 진짜로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일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1000대 이상의 러시아 탱크와 2500대의 장갑차를 파괴했다”며 “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기념 행사에 동원할 군사 장비를 축소해야 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탱크의 손실과 관련해 군사 정보 사이트 ‘오릭스’는 “지난 5월 1일 기준으로 최소 313대의 러시아군 탱크가 파괴됐고, 287대는 버려지거나 노획되는 등 600여대가 피해를 봤으며, 장갑차의 경우 160대 이상이 파괴됐고, 166대는 버려지거나 노획되는 등 최소 총 327대의 손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러시아군 탱크의 손실은 불과 전쟁 개시 60여일만에 빚어진 결과라는 데서 더욱 고개를 갸웃 거리게 만든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주력 탱크 T-72에서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 현상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전차의 설계상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주력 탱크 T-72에서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 현상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전차의 설계상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잭 인 더 박스’란 상자 뚜껑을 열면 내용물이 튀어나와 상대방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난감을 일컫는 것으로 러시아군 탱크가 공격을 받으면 포와 사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갑 구조물인 포탑이 통째로 하늘로 튀어 오르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빗댄 것이다. 실제로 트위터에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탱크 포탑이 공격받은 뒤 폭발하며 튀어올라 아파트 5층에 올라간 영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해밀턴(Robert E. Hamilton) 미국 육군전쟁대학 교수는 WP 인터뷰에서 “1971년 양산된 러시아군 주력 전차인 T-72 탱크는 기본적으로 승무원 안전보다 사격 속도와 기동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험지를 빠르게 주파하기 위해 미국이나 독일 전차에 비해 차체가 가볍고 장갑(裝甲)이 얇으며, 포탑은 납작하게 설계 되어 있고, 특히 빠른 포격을 위해 포격병, 지휘병 바로 발밑에 탄약을 공급하는 자동 장전 장치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차 내부 공간이 좁은 구조의 취약점 때문에 방탄판으로 둘러싼 별도 탄약고 없이 포탑 근처에 다량의 예비탄을 함께 보관한다는 점이다. 해밀턴 교수는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재블린 등 대전차 미사일에 의해 T-72의 비교적 얇은 측면이나 후면 쪽에 타격을 받으면 최대 40발까지 적재한 탄약이 연쇄 폭발을 일으켜 탄약 위 승무원들이 전원 사망하고 포탑은 공중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바로 이 점을 우크라이나군이 최대한 활용해 공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는 1991년 걸프전 때도 불거졌다. 당시 이라크군 주력 전차이던 러시아제 T-72는 피격될 때마다 큰 폭발을 일으키며 포탑이 높이 튀어오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에 비해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독일 레오파르트2 등 서방의 최신 주력 탱크들은 발사용 탄환이 운전병과 지휘병의 등 뒤로 떨어져 있고 보호막도 있다.


[중국산 짝퉁 타이어도 러시아 탱크 무력화의 주요 요인]


러시아 탱크의 구조적 결함 외에도 러시아군에 만연한 방산 비리 때문에 장갑차에 중국산 저가 짝퉁 타이어가 사용되면서 진군이 느려지는 사태가 속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1일(현지시간)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타이어를 쓴 러시아 장갑차가 진흙탕 등 험지에서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해 진군이 더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은 미쉐린 XZL 타이어를 장갑차에 사용하고 있는데, 러시아군은 이를 모방한 중국산 ‘황해 YS20′를 쓰고 있다”면서 “러시아군 탱크에 부착된 ‘황해 YS20’은 서방이 사용하는 미쉐린 XZL 타이어를 모방한 ‘짝퉁’으로 가격이 15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쉐린 XZL 세트당 가격은 3만6000달러(약 4560만원)이지만, 황해 YS20은 208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뉴질랜드타임스 등은 1일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국방 예산은 1년에 600억 파운드(약 95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부패한 러시아 군고위직이 방산 비리를 저질러 장갑차에 값싼 중국제 타이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군의 차량관리도 절대적으로 미흡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중국 기업들은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자 서방국가의 지적 재산을 모방한 모조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러시아군이 차량에 대한 유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전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쟁 내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버려진 러시아 군용 차량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는 러시아군이 차량의 유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차량 정비사라고 밝힌 인물은 “군용 트럭 타이어의 경우 몇 달간 방치하면 트럭의 압력을 받아 찢어지거나 고장 나기 쉽다”며 “우크라이나에 트럭과 장갑차를 투입하기에는 러시아 관리들이 너무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저질 탱크, 전쟁 판도도 바꾸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군의 저질 탱크로 인해 전쟁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러시아 군사력의 중심은 국토의 넓이와 지형적 특성 때문에 전통적으로 전차와 장갑차라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을 굴복시킨 것도, 또한 냉전체제에서 NATO의 가장 큰 위협도 소련의 ‘대규모 기계화 부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파이어파워의 2021년판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탱크는 1만 3000대이고 장갑차는 2만 7100대 정도 된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군은 탱크 2430대, 장갑차 1만 1435대로 확인되고 있다. 단순하게 비교해 봐도 러시아의 탱크는 우크라이나군의 숫자에 비해 거의 5배나 된다. 당연히 비교가 안되는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바로 러시아군의 주력인 탱크부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기계화부대가 우선 관리 부실과 저질제품 등의 문제로 인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여기에 기계화부대에 배속된 러시아군들이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해 조종도 미숙하고 실제 전장 상황에서의 대응 미숙도 도마에 올랐다.


또 하나, 러시아의 기계화부대의 기동을 사실상 거의 완벽하게 차단시킨 것이 바로 재블린 등의 첨단 무기다. 미국은 지난 2018년부터 바로 러시아의 기계화부대를 겨냥한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을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군의 국경 지역 집결에 대비해 재블린 마시일 500발을 쏘면서 실전훈련을 한 바 있다.


영국도 미국과 발을 맞춰 지난 1월부터 ‘NLAW’ 단거리 대전차로켓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쟁 발발 이후 서방국가들이 지원한 대전차무기는 ‘최소 1만 7,000발’로 그야말로 전례가 없는 지원을 한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대량의 첨단 대전차무기를 활용하여 러시아 전차와 장갑차를 격파할 수 있었다.


심지어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은 “러시아군 전차 1대당 10발의 대전차 무기를 제공했거나,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지원함으로써 러시아군이 지상군에 대한 공중엄호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야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무기 운용여건도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아무리 러시아가 미사일을 쏘아대면서 우크라이나 도시를 초토화시킨다고 해도 정작 지상군이 진입을 하지 못하다보니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현실을 곧바로 개선할 수도 없다는 것이 러시아군의 한계다. 러시아군이 전차와 장갑차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문제는 단기간에 전차의 방호능력을 개선시킬 수도 없고 기계화보병을 늘릴 수도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지금이 최대치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의 작전능력은 서방의 지원을 받으면서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도 러시아군에게는 치명적이다. 특히 미국의 인공위성 등을 통한 군사정보는 러시아의 뒤통수를 제대로 때리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군이 기습할 수도 없고, 조금만 이동해도 곧바로 미국에 의해 포착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대비할 수 있고 또 역공할 수가 있다.


이렇게 전쟁의 승패는 이미 결정 나 있다. 단지 러시아가 덩치를 앞세워 밀어 붙이고는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잔 펀치에 러시아의 푸틴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핵무기를 쓰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은 푸틴만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전체를 무너지게 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푸틴을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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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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