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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5-02 13:40:55
  • 수정 2022-05-02 16: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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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러시아 대통령궁]


러시아군이 오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전승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의 대결로 확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발트해와 흑해에 전투기를 출격시키면서 서방과 군사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승절 자체는 우크라이나와 갈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 분석을 일축했다.


◆러, 서방과 전쟁으로 프레임화…"전승절이 중요 기회"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갈등이 세계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서방 간 전쟁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늘리자, 그 대응으로 충돌 확대 가능성 준비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봉쇄 정책을 추구해 온 세력은 거대하고 독립적인 국가를 원하지 않으며, 이 국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존재 자체로 그들을 위험에 빠트린다고 믿고 있지만, 현실과 다르다.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건 그들이다"라며 서방에 갈등 책임을 돌렸다.


또 "러시아에 전략적 위협을 조성할 경우 번개같이 빠른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를 위한 모든 도구를 갖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관영 매체들도 3차 세계대전을 운운하며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 TV 네트워크 RT 대표인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지난달 26일 한 토크쇼에서 "우리 지도자가 푸틴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차 대전은 현실적"이라며 "우리가 '잘 안됐네'하며 그만둘 가능성은 없다. 결국엔 핵 공격으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는 9일 예정된 전승절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2차 대전에 빗대며 국민들의 전쟁 결의 고양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서방의 희생양으로, 스스로 방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2차 세계대전을 애국주의 강화에 활용해왔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국가를 단결시키려 시도했다. '대애국전쟁'으로 알려진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 시민 2700만명이 희생됐으며, 거의 모든 러시아 가정 삶에 영향을 미쳤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전승절에서 "적들은 소련 정치제도 전복뿐만 아니라 국가를 파괴하려 했다"며 "우린 나치 침공에 단합되고 강력한 결의로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기념식에서도 유사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엔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나치로 묘사해 침공 정당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 독립 정치 연구 싱크탱크 대표인 에브게니 민첸코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고통받는 대상이자 교활한 서방이 맞서 싸우도록 강요한 형제들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 발트해·흑해에 전투기 출격…나토도 맞대응


러시아는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 인근에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군사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나토 공군사령부는 지난달 29일 "최근 나흘간 나토 영공 인근에서 포착된 러시아 항공기를 추적, 요격하기 위해 발트해와 흑해에 주둔 중인 나토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 밝혔다.


나토 감시망은 지난달 26일부터 발트해와 흑해 상공에서 식별되지 않은 항공기 다수를 추적했으며, 독일 우에뎀과 스페인 토레혼 소재 나토 연합항공작전센터(CAOC)는 해당 지역에 나토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요르그 르베르트 나토 공군사령부 참모총장은 "연합군은 나토 영공 감시 활동 지원에 단결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두 CAOC의 신속한 대응은 나토 영공에 대한 항시 방위 태세와 능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도 지난달 29일 러시아 정찰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1일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우크라 "러, 몰도바 공격 결정"…전쟁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러시아가 몰도바로 전쟁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몰도바 침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전시켰다고 보고했다.


해당 소식통은 "러시아 정부가 이미 몰도바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고 믿고 있다"며, 트란스니스트리아 수도인 티라스폴 비행장에서 일부 활동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전승절 즈음 군사 작전을 개시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가 몰도바 장악에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군사적 관점에서 더 취약해질 것이라며, 러시아가 몰도바 친러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 독립을 인정하면 '돈바스 시나리오'가 재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계속된 작전 실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내년까지 전쟁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멜린다 시먼스 주우크라이나 영국 대사는 "꽤 긴 게임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확실하고 어쩌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러시아 탱크가 키이우 북쪽에서 철수해야 했음에도,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목표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외교관을 공격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러 외무 "날짜 맞춰 행동 계획 안 한다"…전승절 의미부여 일축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승절이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에 끼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선 그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미디어셋과 인터뷰에서 전승절에 전면전을 선언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군은 날짜에 맞춰 행동을 계획하지 않는다"고 선 그었다.


그러면서 "(전승절에) 우리 승리를 엄숙하게 기념하겠지만, 속도는 민간인과 러시아군 위험 최소화 필요성에 달려 있다"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묻자 "서방 언론과 정치인들은 러시아 정부가 말하는 걸 잘못 전달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합의 도달을 위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으며, (핵전쟁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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