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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전쟁, 미국의 목표가 바뀌었다! - "러시아의 군사능력 손상, 미국에게도 이익" 판단 - “이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생각한다” - 우크라 지원 무기 수준도 소련식에서 나토식으로 달라졌다!
  • 기사등록 2022-04-27 22:43:57
  • 수정 2022-04-28 0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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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미국의 목표가 바뀌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선을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26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약화'를 보고 싶다고 밝힌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목표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 영국의 가디언지는 26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약화`를 보고 싶다고 밝힌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목표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한 다음에도 러시아군 무력화라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도 이날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생각하는 단계로 변했다”고 전했다.


이들 언론은 특히 평상시에 말을 아끼는 편인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는 이기려는 마음가짐이 있고 우리도 그들이 이기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 주목했다.


오스틴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하지 못할 만큼 약해지길 원한다”며 “솔직히 러시아는 많은 병력과 전쟁 능력을 잃었다. 우리는 그들이 전쟁 능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오스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방장관이 미국의 목표를 잘 설명한 것 같다”며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CNN도 “그동안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 군을 장기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히는 것을 꺼려왔다”면서 “하지만 민간인 300명이 사망한 러시아의 ‘부차 대학살’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다시는 타국을 침공할 수 없도록 경제적 군사적으로 타격을 입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지부진하게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관리들이 전략을 바꾸게 됐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장기적인 군사 능력을 손상시켜 전략적으로 미국에 이익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보다 놀라운 것은 미국의 태도”라며 “이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이들 장관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지난 2월 24일의 러시아군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와는 180도 변했다. 당시만해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방어 무기만 제공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었다. 이에 대해 미국내에서도 많은 비난이 쇄도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차 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었다.


미국이 그렇게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던 것은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지난 1939∼1940년 핀란드와 소련의 '겨울 전쟁'처럼 끝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핀란드는 소련군의 침공에 맞서 처절하게 싸웠지만 결국 영토 일부를 소련에게 넘겨주고 불안정한 중립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상 외로 우크라이나가 강력하게 버텨줬고 더불어 의외로 러시아군이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미국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결국 미국이 지금까지는 우크라이나가 침공한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데에만 도움을 주는 ‘방어 조력자’ 수준이었다면 이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공격과 섬멸 작전’의 지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크라 지원 무기 수준도 달라졌다!]


미국의 이러한 방침 변화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의 수준도 확연하게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쟁 초창기에는 방어용 무기에 치중되었던 것이 시간이 갈수록 공격용 무기와 소련식 무기 지원으로 종류가 바뀌더니 이제는 아예 나토식 무기로 대대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미국 등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에 소련식 무기를 중점적으로 지원했던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기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런데 문제는 소련식 구식 무기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유럽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무기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재블린∙ NLAW(Next generation Light Anti-tank Weapon)와 같은 첨단 대(對)전차 미사일이나, 스팅어(Stinger)와 대공 미사일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우크라이나군에겐 매일의 전투에서 자신들의 주(主)화기인 AK-47과 같은 칼라시니코프 총기로 발사할 실탄도 똑같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지금까지 이런 소총에 쓰일 실탄도 5000만 발 이상을 공급했는데, 이들 무기와 탄약은 미국∙나토(NATO)의 무기 표준과 달라, 미 국방부가 ‘비표준(nonstandard)’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러한 무기들의 지원을 위해 미 국방부와 구매 대행 계약을 맺은 ‘얼트라 디펜스 코프’와 같은 민간 업체들이 루마니아∙보스니아∙세르비아∙슬로바키아∙체코∙불가리아 등 과거 러시아 영향권 하에 있던 동부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디자인 무기 공장을 훑으며 사들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NYT는 “이들 공장에서 사들여 우크라이나로 보낸 물량이 ‘비표준’ 탄약의 9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미국이 사들인 구소련 또는 러시아제 무기로는 심지어 러시아의 미그-29 전투기 21대도 있다. 특히 미그-29 중에는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미그-29C도 14대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 전투기는 몰도바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제는 이러한 구소련 또는 러시아제가 아닌 나토식 무기 지원체제로 확실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물론 그동안 이러한 신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지 못한 것은 우크라이나군들이 나토식 신무기를 쓰는데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국 등 서방세계가 나토식 무기에 대한 훈련도 병행하면서 나토식 무기가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155mm 포 사용법에 대해 우크라이나군 훈련 교관 50명에 대한 훈련도 유럽의 한 국가에서 이미 시작했다.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중화기 공급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독일 정부가 180도 태도를 변화한 것이다.


독일 정부는 독일 군수업체 KMW의 게파르트 대공자주포 50대의 우크라이나 수출을 허가하기로 했다. 게파르트 대공자주포는 독일 연방군이 써온 레오파르트 전차대 위에 35mm 포와 레이더가 장착됐고 대공과 대지공격이 모두 가능하다.


이러한 무기지원과 관련해 NYT는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주도로 제공되는 탱크나 장갑차, 자살공격용 드론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은 방어뿐 아니라 돈바스지역에서 러시아군을 퇴각시키는 데 엄청난 도움을 받게 됐다”면서 “이번 전쟁의 향방이 바뀔 수 있는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장기적으로 돕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26일(현지시간) 미군의 유럽내 최대 거점인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40여개국 국방장관과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연 '우크라이나 방어 자문 회의'에서도 나타난다.


오스틴 장관은 이 회의를 마친 후 “앞으로 몇 주가 우크라이나에는 결정적 의미가 있다”면서 “전쟁터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에 대응해야 하며,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람슈타인 기지 장교클럽에서 열린 회의에는 40여개국 국방장관과 관계자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올렉스시 레스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현장에 직접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과를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방어 전쟁에서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천지를 모두 움직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승리하기 위해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고, 전쟁이 끝나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은 “미국과 30여개국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무장을 위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50억달러(약 6조3천억원) 상당의 무기를 공급했으며, 이 중 미국은 37억 달러(약 4조6천억원) 규모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우크라이나의 방어력과 관련한 조정을 위해 매달 연락 그룹 온·오프라인 회의를 열겠다”고 공지하면서 “이 연락 그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조정하고, 오늘과 앞으로 싸움에서 승리하는 방안에 집중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 전쟁, 판도가 바뀌었다!]


확실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가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의 댄 프라이드는 “나는 (1939∼1940년 핀란드와 소련간 벌어졌던 겨울전쟁에서 핀란드가 결국 영토 일부를 소련에 넘겨주면서 불안정한 평화를 유지했던 것 같이) 이번 '겨울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도 영토 일부를 넘겨주고 불안정한 평화를 누리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우크라이나가 거둘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러시아가 거둘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일본에 패배한 1905년 러일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설사 영토를 빼앗긴 채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는 안정된 평화가 아닌 위험한 무장 휴전이 될 것”이 전망했다.


한마디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면서 돈바스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이 밀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는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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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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