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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돈바스 대전투, 러시아의 치명적 약점 - 재개된 러시아의 우크라 사냥, 목적은 크름-돈바스 연결 - 러시아군의 치명적 약점, 승전기념일 일정맞춰 무리한 공격 - 우크라이나, 서방지원 무기 확보가 중요한 변수
  • 기사등록 2022-04-20 23:43:55
  • 수정 2022-04-21 08: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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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부지역인 돈바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재개했다. 또한 러시아는 속속 병력을 증파하면서 신속하게 돈바스를 포함한 동남부 지역의 점령을 꾀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남부 전선에 투입한 전술 대대단(BTG) 수가 지난 24시간 동안 2개 늘어나 총 78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공격을 앞두고 기존 65개 전투부대를 76개로 11개 늘린 데 이어 재차 병력 보강에 나선 것이다.


현재 러시아군의 규모는 전쟁 초기 러시아 전투부대가 700∼800명의 병사로 구성됐던 점을 근거로 러시아 병력이 5만5천∼6만2천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AP통신은 추정했다.


또한 AFP통신은 러시아군이 정규군 이외에 1만∼2만명의 외국 용병을 돈바스 지역에 투입한 상태라고 한 유럽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을 비롯해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소집된 전투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용병은 대부분 중화기나 무장 차량이 없는 보병 병력일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 대공세의 목적, 크름-돈바스 연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단계에서 사실상 대패를 당한 러시아군이 전열을 재정비해 남동부지역에 전력을 집중하면서 재공세를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 회랑의 건설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러시아군이 동부 전역 480㎞ 전선을 따라 대규모 지상 공격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진지를 돌파하려 하고 있으며, 마리우폴을 완전히 통제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이 이렇게 집요하게 마리우폴을 공략하는 것은 이 지역이 러시아가 지난 2014년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마리우폴은 행정적으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에 속한다.


현재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의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지만, 50일 넘게 이곳을 수비해 온 아조우 연대와 제36 해병여단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끈질기게 러시아군에 저항하고 있다.


[예상보다 못 미치는 러시아군의 공격]


러시아군이 이렇게 동남부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해외 군사 전문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이 훨씬 더 큰 공격의 단지 예비 단계일 뿐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1단계 작전'을 마무리하고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지 24일 만에 ‘2단계 작전’에 돌입했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은 그동안 서방세계가 예상했던 전면 공격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러시아군은 아직도 추가로 돈바스 지역 남동부로 병력과 장비를 여전히 이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돈바스 공세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앞으로 며칠 후면 러시아군의 공격 강도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현재 보이는 것은 '여건 조성 작전'의 일부분으로 아직 여겨진다”면서 “러시아는 병력과 조력자, 지휘통제역량을 더 많이 투입함으로써 궁극적인 지상 작전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계속 조성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본격적인 총공세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시각도 있다. 미 싱크탱크인 CNA의 러시아 군사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돈바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무관하게 러시아군은 이미 힘이 빠진 병력일 것”이라면서 “다음 공격은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덜 결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군의 치명적 약점]


그렇다면 무엇이 진짜 러시아군의 모습일까?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19일(현지시간) 돈바스 등 동남부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한 러시아군이 과연 지난 1단계 작전과는 달리 우크라이나군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텔레그래프지는 우선 “러시아군이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봤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에 따르면 벨라루스에서 러시아군 최소 22개 대대전술단(약 1만5천명)이 재편성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이 재편성과정이 사실상 전투에서 망가진 차량을 고치고 다친 군인들을 회복시키며 보병, 탱크, 엔지니어 등의 인원을 조정하기 위해 전투 부대를 재구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지는 그러면서 “1단계 전투에서 실패한 러시아군은 이러한 재편성작업을 하고 나서도 최소한 수주간 훈련을 해야하는데 이는 오케스트라가 불협화음을 내지 않도록 연습하듯 새로 편성된 부대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뒤 “한 서방 관리는 가장 기초적인 수준을 갖추는 데 최소 3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는데 러시아군은 지금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텔레그래프지는 이어 “남부 마리우폴의 9개 전술대대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마지막까지 쥐어짜는 무의미한 임무를 하느라고 소진됐으며, 이로인해 당연히 돈바스 작전에 들어갈 대세를 바로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2차 대전 전승 기념일인 5월 9일까지 성과를 보여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열망에 맞추느라 충분한 재정비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텔레그래프지는 또한 “러시아가 급하게 돈바스 지역을 공격하려고 하면 휴식과 병력 재편 등을 충분히 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공격을 서두르면 우크라이나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꼬집었다.


텔레그래프지는 특히 “지금은 돈바스를 공격하는 데 있어 시점이 좋지 않다”면서 “돈바스의 특성상 여름이 다가오면서 땅이 굳어지면 탱크와 장갑 차량들이 평야에서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휴식과 훈련할 시간을 간절히 바랄 것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그들의 바람을 받아줄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무리하게 2단계 전투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분석한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병력 규모도 충분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처음 침공했을 때는 서방 관리들이 얘기한 숫자는 125개였는데, 미국 관리들에 의하면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78개 전술 대대를 배치했으며 그것도 지난 주말에 11개가 증강되어 그렇다”고 밝혔다. 결국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에 늘어난 11개 대대가 징집병이거나 구성이 잘못됐을 경우에는 숫자가 늘어난 것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상당한 러시아군인들이 전투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징집병들”이었다면서 “현재 최전방에 내몰린 러시아군들 상당수가 10대 신병일 것”이라 추정했다.


또다른 영국매체인 ‘데일리메일’도 지난 17일(현지시간) 복수의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약 3만명의 러시아 군인을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이 16세 청소년을 징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런 측면에서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가용한 병력이 5만명이 안되는데 그중에서도 훈련도 제대로 안받은 징집병이 존재한다면 러시아군의 군사력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특히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의 정예 군대는 4만명으로 러시아군의 이러한 숫자는 방어군을 압도하기 위해 필요한 비율인 3대 1에 크게 미달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지형과 군의 기술 등을 감안하면 5대 1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새로 임명된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러시아 사령관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묘수를 써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그러한 수가 러시아군에게 있을지가 의문이다.


[우크라이나, 서방지원 무기 확보가 중요한 변수]


또다른 변수는 우크라이나군에게 얼마만큼의 병참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로서도 서방이 약속한 무기를 빨리 받아서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10개 여단은 통제선을 따라서 땅을 깊이 파고 숨어있고 지휘소는 요새화된 지하 주차장과 닮았다”면서 “러시아군이 이 진지를 무너뜨린다면 우크라이나가 지역에서 버티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은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 대전차 무인기 스위치드론 등을 준비해 전장 위를 배회하고 고가치 표적을 공격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도 이러한 현실 때문에 19일(현지시간) 긴급하게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대러시아 추가 제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통화에는 바이든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G7 정상이 참석했다.


또 이외에도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그리고 폴란드와 루마니아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함께했다.


미국은 일단 155㎜ 곡사포, 구소련제 Mi-17 수송 헬기, M113 장갑차, 공격용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등 화력이 강한 무기들을 대거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공군력 강화를 위해 그토록 원했던 전투기도 최근에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공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투기와 그 부품들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도 우크라이나에 초고속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대공 장갑차 스토머 몇 대와 병력 수송차량 120대를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스토머는 스타스트릭 미사일을 17발 발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투 현장에서 시속 80㎞로 이동해 공격하고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으며, 조작 인력은 3명이면 된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도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지상공격이 예견대로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지체없이 이뤄져야 하고, 무기들은 지체없이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세계의 무기 지원이 막강하게 이루어지면서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세를 상당부분 방어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러시아군은 5월 9일의 전승기념일 일정에 맞춰 대대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푸틴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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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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