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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다급하고 초조해진 푸틴 - 5월 9일 승전보 올리겠다는 푸틴, 마음대로 될까? - 서방진영, "우크라 전쟁은 어차피 장기전" 무기 지원 강화 - 푸틴, 돈바스 전쟁에 모든 것 쏟아 부을 계획
  • 기사등록 2022-04-18 13:12:13
  • 수정 2022-04-18 15: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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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다급해진 러시아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렇다할 승전보는 들리지 않고 오히려 심기를 거스르는 뉴스들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흑해에서의 모스크바함 피격 사건은 푸틴의 자존심을 완전히 긁어 놓았다. 그것도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에 모스크바함이 침몰했다는 것은 러시아의 수치이자 푸틴에게는 그야말로 러시아 국민들에게 면이 서지 않는 치욕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을 더욱 초조하고 다급하게 만드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무작정 늘리기로 하면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장기전은 무조건 러시아에게 불리하다. 서방세계에 의한 경제 제재는 갈수록 더욱 러시아를 압박해 올 것이고, 전쟁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러시아의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푸틴의 장기집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푸틴에게 주어진 명제는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이다. 그래서 푸틴은 세계 제2차대전 승전기념일인 5월 9일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단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동남부지역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싶다는 욕심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다시 속전속결, 대대적 포격에 나선 러시아]


이렇게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러시아는 남동부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단행했다. 여기서 러시아 입장에서 전쟁을 빨리 끝낸다는 것은 어차피 처음 계획했던 우크라이나 점령이 아닌 돈바스와 남부의 마리우폴 등의 동시 탈취를 통해 돈바스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곧바로 잇는 남부벨트를 획득하는 것으로 전쟁을 일차 종료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포위된 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에게 17일(현지시간) 또다시 최후통첩을 보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의 재앙적 상황을 고려해 순수하게 인도적 원칙에서 모스크바 시간으로 17일 오전 6시부터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부대와 외국 용병에 적대행위를 그만두고 무기를 내려놓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를 내려놓는 이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앞서 "마리우폴의 전체 도시 지역이 완전히 소탕됐다"며 남은 저항군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들어가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4일과 지난달 20일에도 우크라이나군에게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거부했고 끝까지 저항할 것임을 내비쳤고 50일이 넘는 지금까지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마리우폴 전장에 배치되었던 러시아군 장성인 블라디미르 프롤로프 소장이 사망해 16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묘지에 묻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러시아 지역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전쟁에서 장성급만 벌써 8명째 사망한 셈이 된다.


러시아군은 이외에도 우크라이나의 키이우를 비롯해 8개 도시에도 미사일 공격을 펼쳤다. 이 지역들에 대한 공격은 점령을 위한 공격이 아니라 흑해함대의 기함이었던 모스크바 함의 침몰에 대한 분풀이 성격인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전장은 돈바스로 이동]


러시아군은 지금 일단 마리우폴을 완전히 함락한 이후 돈바스 지역에서 아직 러시아군이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한 지역까지 점령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부 지역에서의 패배를 만회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돈바스 지역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군 병력은 30개 대대전술단(BTG), 3만명이었던 것이 이달 들어 40개 BTG, 4만명 규모로 증강됐다”고 전했다.


또한 키이우 등 북부 지역에서 심각한 손실을 보고 철수해 재편성과 재무장이 진행 중인 러시아군 병력 4만명 중 일부도 몇주내에 동부에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병력 증강에 대해 우크라이나군도 최소 수만명 규모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전쟁 전에도 이미 3만여명이 배치되어 있었고, 최근에는 키이우 등지에서 러시아군을 물리친 주력 부대들이 차례로 합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돈바스지역이 허허벌판이어서 지금까지의 전장과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게릴라전이 아닌 화력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7일(현지시간), “돈바스 지역에서의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탱크들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면서 “문제는 러시아의 주력 탱크인 T-72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우크라이나 역시 그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러시아군들로부터 많은 탱크들을 노획하여 전쟁 개시전보다 더 많은 탱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돈바스 전투에서는 포병의 지원을 받으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탱크들이 나서는 전법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공격자인 러시아는 잘 구축되고 단호하게 방어된 위치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군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자신의 나라와 가족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지금 하루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유리하다”고 짚었다.


또한 더타임스는 “러시아군이 이미 저질렀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동기부여가 안된 군대는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러시아군은 지난 번에도 그랬던 것 같이 보병과 일체화된 탱크부대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러시아군의 동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공중작전으로 인해 민첩한 기습공격도 불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NYT도 “양군 모두 상대방의 측면을 잡아 포위한 뒤 포격전으로 승부를 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였던 1943년에도 러시아군은 나치 독일군에 패퇴한 뒤 이곳에서 같은 전술로 승리를 거뒀다”고 했다. NYT는 그러면서 “실제로 전투의 양상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화력에서 우위에 있는 러시아군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4월에 접어들면서 비가 많이 오는 우크라이나 상황에서 과연 탱크를 활용한 그러한 공격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러시아군의 진격 또한 지체될 수밖에 없고 성공적인 작전 역시 쉽게 예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땅이 질퍽거려 탱크가 마음대로 기동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진지를 방패삼아 무방비로 다가오는 러시아군에 포격을 가할 수 있고, 다리와 도로를 파괴하거나 부비트랩을 설치해 러시아군의 기동을 제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목표는 장기전]


이렇게 속전속결로 다가오는 러시아군을 막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법은 장기전이다. 푸틴의 단기전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김을 빼버리겠다는 것이다. 버티면 버틸수록 러시아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 역시 이러한 전략을 염두에 두고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일단 우크라이나 정부는 돈바스에서의 승리를 위해선 사정거리가 긴 무기와 다연장 로켓 등이 필요하다며 서방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후 성명으로 “155mm 곡사포 18기, Mi-17 수송헬기 11대,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300대 등을 지원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


여기에서 곡사포는 과거에 제공하지 않았던 것이고,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보내려 했던 Mi-17 수송헬기도 포함됐다. 또한 “미 국가정보국(DNI) 또한 돈바스 내 러시아군의 정보를 우크라이나와 광범위하게 공유하는 지침을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함께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미 무기 제조업체 상위 8곳과 우크라이나 무기 수요를 맞출 업계 생산능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유럽평화신용기금에서 5억 유로(약 6700억 원)를 차출해 우크라이나에 대포, 장갑차 등 중화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을 머뭇거리던 독일도 10억 유로(1조3천300억원) 이상을 쏟아 붓기로 했다. 숄츠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위기에 처한 협력국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위한 자금을 20억 유로(약 2조7천억원)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ARD방송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돈으로 미국 등 다른 협력 국가와 협의하에 원하는 무기를 살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영국 최정예 특수부대인 공수특전단(SAS)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에게 군사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최근 1~2주 사이 키이우(키예프) 안팎에 주둔 중인 우크라이나군 부대들에서 SAS가 차세대 경량 대전차화기(NLAW) 사용법 등을 교육했다”고 전했다.


NLAW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 2월 영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CNN도 전쟁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CNN은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유럽 동맹국들에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면서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점점 단기적 해결이 요원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 유럽 관리들 역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약 4개월에서 6개월 간 교전을 지속한 후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그러면서 “장기전 전망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빠르게 점령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쟁 초기와는 현저한 변화를 나타낸다”면서 “이는 전장에서 러시아의 실패를 강조한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면 푸틴은 초조해질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전쟁 자체가 ‘추잡한 싸움’이 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의 인도적 피해도 갈수록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에 반해 러시아가 정치적·경제적·심리적으로 받을 타격은 더욱 심대할 것이다. 결국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이는 푸틴뿐인데 푸틴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전쟁을 쉽게 끝낼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 푸틴의 딜레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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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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