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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군이 어쩌다가... - 러 사령관, 엔진 도난에 전차 기동 마비되자 '극단 선택' - 탱크탄 러시아군, 1만 달러·우크라 시민권 보장하자 항복 - 끝없는 러시아군의 일탈, 전쟁 치를 능력 자체가 없다
  • 기사등록 2022-03-28 22:14:05
  • 수정 2022-03-29 0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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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사령관, 엔진 도난에 전차 기동 마비되자 '극단 선택']


날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러시아군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막강하다던 러시아군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나”하는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당국은 러시아연방 제4전차사단 내 13기갑연대 사령관이 예비 전차 10대 가운데 9대를 복원해서 사용할 수 없는 참혹한 상태라는 점을 파악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이어 “러시아군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군용 차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예비물자 창고에서 보관 중이던 전차를 꺼내 전력을 보강하려고 했으나 대부분 가동할 수 없는 문제에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데일리메일은 “극단 선택을 한 사령관이 지휘하던 제13연대의 경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35㎞ 떨어진 브랸스크(Bryansk )주 크리모보 비행장에서 고장 난 전차 등을 수리하려고 했지만 부품 부족으로 수리를 할 수 없었다”면서 “수리를 위해 해체된 전차 10대 중 1대만 운영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그중 몇 대는 엔진마저 사라진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각종 귀금속이 포함된 광학 장치와 전자기기 등 전차의 주요 부품이 제거된 상태”라면서 “해당 부품들은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군의 전력 보강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당국의 판단이다.


▲ 뉴욕포스트가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의 고문인 빅토르 안드루시프(Victor Andrusiv)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러시아군이 포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소개했다.


[탱크탄 러시아군, 1만 달러·우크라 시민권 보장하자 항복]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이 또 하나 있다. 뉴욕포스트가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의 고문이자 전사하거나 생포된 러시아군의 사진과 신분증을 공개하는 웹사이트 설립자 빅토르 안드루시프(Victor Andrusiv)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러시아군이 포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소개했는데, 내용은 한 러시아군 소속 병사가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대가로 탱크를 몰고 항복했다는 것이다.


▲ 빅토르 안드루시프(Victor Andrusiv)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러시아군이 포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


안드루시프는 항복한 러시아 병사의 이름을 ‘미샤’라고만 밝히면서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허허벌판에 한 병사가 엎드려 항복 자세를 취하고 있고, 그의 뒤로는 탱크가 세워져 있다.


안드루시프가 밝힌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 당국이 그동안 러시아 병사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지난 몇 주 동안 항복하는 방법과 군사 장비를 인도하는 장소를 알려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었는데, 이후 미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 미샤는 탱크를 몰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드론이 그가 혼자 왔는지를 확인했는데, 이에 대해 미샤라는 청년 병사는 ‘다른 병사들은 모두 집으로 도망쳤다’며 ‘식량도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부대 관리는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샤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TV, 전화, 부엌, 샤워시설을 갖춘 곳에서 생활할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1만 달러(약 1224만원)와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신청할 기회를 갖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또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이 푸틴 대통령이 지시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끔찍한 실수’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우크라이나인을 살해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울고 있는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 병사, 상관 향해 탱크 돌진 하극상도]


완전히 붕괴된 러시아군의 실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 있다. 러시아군의 사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우크라이나 전투 중 지휘관이 하극상 탱크에 치어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더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지휘관이 부대원에 의해 고의로 살해당한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병사가 상관을 고의로 공격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이우 서쪽 마카리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 부대는 병력의 절반을 잃었는데, 이에 동료의 사망 등에 분노한 한 부대원이 옆에 있던 메드베데프 여단장(대령)을 탱크로 치었고, 그는 두 다리를 다쳐 벨라루스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그는 다리를 담요로 감싼 채 고통스러워하면서 군 차량에서 들것에 실려 옮겨지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결국 숨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이 최소 일부 부대에서 통제력을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순식간에 끝날 것이라 믿었던 전쟁이 소모전으로 바뀌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그러면서 텔레그래프는 “베트남전에서 불만을 품은 미군이 상관들의 텐트에 수류탄을 던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한 러시아 병사가 남부 미콜라이우 인근에서 부대가 막대한 손실을 본 뒤 격렬하게 불만을 토로한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이 내용을 보면 “이 병사는 부대의 절반이 동상에 걸렸는데 치료해줄 생각도 하지 않고, 방탄조끼도 부실하며, 이와 관련해서 상관에게 얘기했지만 강인해져야 한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해서 며칠이나 같이 다녀야 했다”면서 “체첸에서도 상황이 이렇지는 않았다”고 불평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끝없는 러시아군의 일탈, 전쟁 치를 능력 자체가 없다]


러시아군의 사기가 그야말로 땅에 떨어졌다는 근거는 계속 등장한다. 최근 군 지휘부가 탈영 시도 병사를 사살하라고 명령하자, 일부 병사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기 몸에 직접 총상을 입히는 비극을 선택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동유럽 매체인 넥스타는 “러시아 군인들 간의 대화에 ‘병사들이 자기 다리에 총을 쏘려고 우크라이나 총알을 찾고 있다더라’는 내용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부 부대의 명령 불복종 소식도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21일 “현지 북동부 수미에서 벌어진 전투 중 러시아군 300여명이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또한 “남부 헤르손과 미콜라이우에서도 싸우지 않고 퇴각하는 병사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또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사복 차림의 러시아군이 훔친 차를 몰고 벨라루스 국경 쪽으로 달아났다”는 증언도 소개했다.


[러시아군, 후퇴 외에는 방법이 없어]


결국 러시아는 25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지역에 집중하겠다는 건 우크라이나 전역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초기 전략을 수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BBC는 “전사한 러시아군 장성이 7명이며 일부 부대의 사기가 있는 대로 추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니 “현 상태로 더 이상 전쟁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영국의 더타임스도 28일(현지시간) “나토(NATO)는 러시아의 초기병력 19만명 중 4만 여명이 사상을 당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탱크도 300대를 파괴하거나 노획했는데 이 숫자는 프랑스군 전체 보유수, 그리고 영국군 보유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숫자”라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2018년까지 유럽에서 미군을 지휘했던 벤 호지스(Ben Hodges) 장군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다면서 겨우 100마일도 못가는 연료를 배급해 바닥나게 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러시아에게 재앙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 1917년의 짜르군대의 운명을, 그리고 1년후 독일 제국군의 운명을 러시아군이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주변국들이 이미 러시아의 패배 냄새를 맡고 있다”면서 “아제르바이잔은 크렘린이 중재했던 아르메니아와의 평화협정을 벌써 파기했고, 러시아의 돈과 힘에 의존했던 벨라루스 독재자 알렉산더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는 특별한 곤경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는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주길 원하지만 벨라루스인들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루카센코가 푸틴의 말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면 그 즉시 루카센코 정권의 붕괴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더타임스는 또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푸틴정권의 붕괴를 의미한다”면서 “미국의 간섭이 없더라도 러시아 자체적으로 분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에서 활동하며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는 세르게이 수믈레니(Sergej Sumlenny)는 “지금 러시아 주변국들은 ‘모스크바의 힘’에 대한 믿음이 시들고 있다”면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나로 묶던 구심점마저도 흔들리게 만들면서 러시아의 누군가가 푸틴에게 도전하면 다른 지역의 권력자들도 그에게 동조하면서 러시아는 결국 분열의 길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러시아는 5년 안에 분열될 것이며 역사적인 민족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12개 이상의 독립국가와 모스크바 중심의 국가로 흩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푸틴이 저지른 전쟁의 대가를 그렇게 치르는 것”이라고 더타임스에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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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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