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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됐다! - 우크라 국방부 "중요 키이우 교외 한 지역 탈환" - 러시아군,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피해 입어 - 러시아군, 이미 공세종말점 도달, 더이상 공격 힘들다
  • 기사등록 2022-03-24 14:00:11
  • 수정 2022-03-24 14: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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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국방부 "중요 키이우 교외 한 지역 탈환"]


우크라이나에서 참으로 기이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막강한 러시아군이 변변한 방어무기도 갖추지 못한 우크라이나군에게 사실상 연전연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AP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이날 오전 격렬한 전투 끝에 러시아 병력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수도 키이우(키예프) 교외 마카리우에서 몰아냈다고 밝혔다”면서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병력은 핵심 고속도로 한곳에 대한 통제를 되찾고 러시아 병력이 서북부 지역에서 키이우를 포위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마카리우는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마을이다.


[남부 헤르손, 러시아군 철수]


이뿐 아니다. BBC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좀 더 반격에 나섰다는 단서를 포착했다”며 “(우크라이나 남부지역 도시인) 헤르손 탈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손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의미를 갖는 것은 이 지역이 러시아군에 의해 가장 먼저 점령되었던 곳이며 또 유일하게 완전히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이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헤르손은 러시아군이 철도 등을 이용해 장갑차·대포 등을 이동시킬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바로 헤르손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미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6일 사이 헤르손 공항에서 모든 군용 항공기를 철수했다.


NYT는 이에 대해 “(러시아의 항공기) 철수는 러시아가 헤르손을 점령하는데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공항을 공격해 러시아 헬리콥터 여러 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헤르손 뿐만 아니라 남부 보즈네센스크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승기를 잡았다. 이 지역 역시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가 흑해 연안에 있는 오데사와 주요 원전으로 향할 때 중요한 길목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지 자원군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군의 진군을 막기 위해 도시 내 다리를 폭파했으며, 러시아군을 오데사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최대 100㎞까지 후퇴시켰다.


[제공권도 우크라이나가 장악]


또한 상식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되는 것 중의 하나가 막강한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아직도 우크라이나 하늘을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현대전에서 공군력의 우위는 전황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기에 제공권을 장악하고 적국의 군사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승기를 잡은 뒤 지상군이 큰 저항없이 점령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나리오다.


그런데 압도적 우위의 전력을 보유한 러시아 공군은 전쟁이 시작된지 한 달이 다 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제공권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어쩌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 수도 있을 것이다.


▲ NYT는 22일(현지시간) “열세인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에 반격하는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렇다면 러시아 공군은 왜 그러는 것일까? NYT는 22일(현지시간) “열세인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에 반격하는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라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군력과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하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다보니 “현대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전투기들간 공중전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어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순항미사일을 대거 요격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97대의 러시아 고정익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YT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작전 내용은 거의 대부분 비밀”이라면서 “공격 당했지만 아직도 활주로가 남아 있는 서부의 활주로와 심지어 고속도로에서도 이착륙한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대공미사일에 격추될 위험을 안고 있어서 우크라이나 공군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게릴라전이 큰 효과 거둬]


우크라이나군이 주요 대도시들을 러시아군에게 내주지 않는 가장 큰 비결 중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효과적 게릴라전, 창의적인 서방무기 활용, 제공권 수호를 거론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전쟁의 장기화 배경에 우크라이나군의 게릴라전이 있다”고 지목하면서 “현지 지형지물을 잘 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매복과 소규모 기습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약점을 계속 타격한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지상군의 주력인 기갑부대를 기습하거나 보급로를 차단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최고 사령관을 지낸 필립 브리드러브는 “우크라이나군이 뒤처지는 장비로 영리하게 싸운다”면서 “러시아 육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소규모 기습과 후방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군,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피해 입어]


이렇게 한달여가 다된 지금 시점에서 러시아군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사기 저하는 물론 전투력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러시아군 장성은 대략 20명인데 이 중 6명이 이미 최전선에서 숨졌다. 러시아군 사망자는 이미 1만 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러시아의 친정부매체인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0일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러시아 병사가 9681명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1만6153명”이라고 적시한 기사를 내보냈다가 급하게 삭제하기도 했다.


이 매체가 밝힌 사상자 수는 미국 정보 당국이 지난주 보수적으로 추산해 밝힌 러시아 사상자 수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미 당국은 당시 시점까지 전투에서 숨진 러시아 병사는 최소 7000명, 부상자는 2만1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치를 공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1일 기준 약 1만5000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겪어본 적 없는 사상자 수"라며 "규모가 다른 전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막강한 러시아의 군사력이 왜 이렇게 우크라이나군 앞에서 지리멸렬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CNN은 22일(현지 시각) 미국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서투르고 체계적이지 않은 공격을 하고 있다”며 “이런 러시아군을 보며 미국과 서방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중”이라고 했다.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 출신의 마크 허틀링은 지금의 전쟁 상황에 대해 “전쟁의 원칙 중 하나는 통일된 명령 체계”라면서 “공격 조율, 군사 물자 보급, 병력 투입 등을 누군가 전반적으로 지시하고 총괄해야 하는데 지금의 전투 양상을 보면 러시아 최고사령관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매우 서투른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CNN은 러시아군 장성 6명이 사살당한 것에 대해서도 퇴역 미 장군인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의 지휘 통제 체계가 무너졌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군의 심각한 통신 문제도 지금의 교착국면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암호화된 통신망이 아닌 보안이 취약한 민간 휴대전화로 대화를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통신망에 허점이 생기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활로가 생겼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미국 소식통은 CNN에 “러시아군 병사들이 임무를 수행하다 차질이 생겼을 때 통신이 두절돼 고위급 지휘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을 수 없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일부 러시아 병사들이 탱크와 장갑차 등을 버리고 전장에서 이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보급품의 부족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러시아군이 3일치 이하의 탄약과 식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연료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군이 교전을 포기하고 전장을 이탈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서방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의 이런 주장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고질적인 식량·연료 부족 탓에 사기 저하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피복도 제때 지급되지 않아 동상에 걸린 경우도 적지 않을 정도로 러시아군이 갖가지 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미 우크라이나가 이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엄청나게 파괴되었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엘리엇 코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장이자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석좌 교수는 최근 애틀랜틱 몬슬리 웹사이트 기고문에서 “공개된 데이터만 면밀히 검토하면, ‘우크라이나군이 이기고 있다’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미 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는 “최전선은 1주일이 넘게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러시아군의 전투능력이 이미 상실되었다는 점이다. 실제 보수적으로 잡아도 사망과 부상 등으로 러시아 침략군의 거의 15%가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대해 엘리엇 코언은 “이는 침략군의 전투 능력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한 숫자”라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냈던 벤 하지스 예비역 준장과 네덜란드 국방대학원의 아이젠하워 석좌 교수인 줄리안 린들리-프렌치 교수가 지난 14일 서방 정보기관들이 광범위하게 열람한 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3월 15일이면 공격의 한계를 뜻하는 ‘공세 종말점(攻勢終末點∙culminating point of attack)’에 근접한다”고 분석했던 것이다.


여기서 공세종말점이란 탄약∙식량∙병력∙연료 등의 보급 문제, 방어 측의 완강한 저항, 병사들의 체력 소진∙피로감으로 인해 더 이상 공격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은 1만5000명의 외국인 자원병뿐 아니라, 최고 성능의 대전차∙대공무기∙드론∙저격용 총과 같은 전쟁의 모든 도구들을 매일 수천 대씩 공급받고 있다. 또한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의 작전∙배치 상황, 의도를 계속 감시해서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군에게 전달한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고문을 지냈던 코언 교수는 “러시아군이 재집결에 성공해 대규모 보급이 재개됐다는 공개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만약 우크라이나군이 계속해서 이긴다면, 러시아군의 붕괴∙대규모 탈영∙항복과 같은 보다 뚜렷한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언 교수는 “푸틴은 ‘탈출구’가 필요하게 되면 알릴 것”이라며 “그때까지 서방은 계속 러시아 경제를 더욱 옥죄고, 러시아군 피해 상황을 알리며, 전범재판소를 준비하고 러시아의 전쟁 범죄자들을 계속 호명하며 압박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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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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