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간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에게 ‘단계적 비핵화’ 방침을 밝히고 또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이 마당에 영변에 있는 새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정황이 미국의 위성에 의해 드러남으로써 북한의 진심이 무엇인지, 진짜 비핵화 의사가 있기는 한지 의심스러운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미국의 군사정보저널인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는 지난 2월 25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상당히 오랜 시간 공사를 했던 북한 영변의 새 원자로가 가동되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위성 사진을 판독한 결과 영변 핵 단지에 있는 실험용 경수로(ELWR)가 시범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아울러 사찰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원자로 회로에서 비응축성 가스를 배출하는 굴뚝에서 처음으로 연기가 관측되었으며, 이는 북한이 정식 가동을 위해 가스 배출로를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하였다.
NYT는 이 보고서를 인용하여 28일(현지 시각)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원자로를 시험 가동한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보도하였고, AP도 이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달 촬영한 위성사진이 실험용 경수로의 시험 가동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였다.
AP는 이 경수로가 5년 전에 완공되었으며, 주로 일반 가정용 전기를 발전하도록 고안되었지만 핵폭탄에 필요한 연료 물질인 플루토늄 또는 트라이튬(삼중수소)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영변 일대의 위성사진을 볼 때 외관상으로는 송전선과 송전탑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이 원자로가 전력 생산용이라는 북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38노스가 지적한 것처럼 다른 원자로도 추가로 가동되는 정황도 포착되어 결국 영변 단지에서 2개의 원자로가 가동되는 이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38노스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지난달 촬영된 상업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영변 핵시설에 있는 5MW급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분석이 사실이라면 미북정상회담에 이르기도 전에 북한의 비핵화 발언에 대한 불신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구두 약속을 신뢰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다면 그의 과제는 북한에 핵무기 포기를 설득하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연료를 생산하는 원자로와 핵농축 시설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에 동의한다 할지라도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폭탄 연료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불신의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고서는 미북정상회담이 제대로 진행될 수도 없거니와 혹시나 김정은이 단계적 비핵화 운운하면서 협상을 끌기 시작한다면 결국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또 하나의 북한 꼼수, 풍계리 핵실험장 군부대 절반 이동의 진실
김정은의 또 하나 꼼수는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에 배치한 군부대를 절반이상으로 줄였다”고 자랑한 대목이다.
이에 대한 내용은 28일 일본의 아사히 신문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3월 초 핵실험장 주변에 주둔하는 북한군 19연대 4개 대대 중 2개 대대에 이동명령이 내려졌는데 1천여명의 연대 병력 중 150명 가량의 기술대대와 70명의 경비대대만 남고 철수했다는 내용이다.
우리 언론들도 이러한 조치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나 사실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붕괴 위험이 커지면서 병력을 철수한 것으로 드러나 김정은의 꼼수이자 대외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