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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전 세계를 분노하게 만든 이 한 장의 사진 - 러시아군 공격으로 목숨 잃은 우크라 일가족, "푸틴은 짐승이다!" - 뻔뻔한 푸틴, "민간인 공격한 적 없다" 부인 - 우크라이나내 친 러시아 주민들까지 러시아군에 강력 저항
  • 기사등록 2022-03-09 22:44:59
  • 수정 2022-03-10 0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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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공격으로 목숨 잃은 우크라이나 일가족]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피난 가던 일가족 4명이 도로위에서 목숨을 잃은 사진 한 장이 전 세계인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자 1면에 5단 크기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일가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게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자 1면에 5단 크기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일가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게재했다. 이 사진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인근 소도시 이르핀(Irpin) 거리에서 피투성이가 돼 쓰러진 일가족을 살피는 정부군 병사의 모습을 담고 있다.


NYT는 이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들은 전날 이르핀 교외로 대피하던 중 다리를 빠른 속도로 건너고 있었는데, 러시아군의 박격포탄 공격에 맞아 어머니와 아들, 딸은 그 자리에서 죽었고, 이들과 함께 이동하던 지인도 중상을 입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쏜 박격포는 민간인의 대피 경로를 의도적으로 표적삼아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군은 민간인이건 군인이건 가리지 않고 공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러시아군이 발사한 포탄은 처음에는 100야드(약 91m)정도 떨어진 곳에 박혔는데 곧바로 다시 거리 조준을 하여 이들 가족들이 가는 그곳을 향해 정조준하여 재차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간인들이 대피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도 러시아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했다”는 것이 NYT의 보도내용이다.


NYT는 “엄마와 10대아들, 8세쯤 되어 보이는 딸이 러시아군의 포탄에 맞아 땅에 뒹굴고 있는 것이 목격되자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서둘러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주위에는 이들 일행의 짐이 널부러져 있었고 애완동물 캐리어도 근처에 나뒹굴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체로 세계의 주요 언론사들은 사망자의 시신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게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NYT는 고심 끝에 러시아 푸틴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참상을 있는 그대로 알리기 위해 이 사진을 1면에 대대적으로 실었다고 밝혔다.


NYT는 그동안 지면에는 적나라한 사진을 게재하지 않고 트위터 등을 통해서만 사진을 올려 왔는데, 워낙 우크라이나의 참상이 심각하자 내부 논의를 거쳐 이례적으로 보도 기조를 바꿔 게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처참한 사진 외에도 지면에는 게재하지 않은 사진들을 온라인 뉴스판에는 추가로 올라왔다. 이 기사에서는 NYT의 프리랜서 기자가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도 올려져 있었는데 길을 가고 있던 피난민들에게 갑자기 포탄이 터지면서 대혼란이 일어났고 나중에 사망한 시신들을 바라보는 군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촬영되어 있었다.


또한 현장의 프리랜서 기자가 찍은 피난민의 사진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생명을 잃은 또다른 사진도 게재했다.


NYT는 “이렇게 안전한 곳을 향해 대피하던 주민들은 키이우 서쪽 변두리에 있는 3개 마을 사람들로 반드시 이 다리를 지나야만 좀 더 안전한 곳으로 갈 수 있는데 러시아군은 바로 이 다리를 노리고 공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사진을 촬영한 NYT 기자 린지 아다리오는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내가 민간인들이 직접 표적이 됐다는 것을 목격한 경우"라면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상을 부인하는 현 상황에서 "이 사진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NYT의 클리프 레비(Cliff Levy) 부편집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NYT의 1면 사진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면서 “온 가족들이 희생된 모습을 보면서 내 가족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쟁범죄다”라고 썼다. 레비는 또한 “해당 사진이 실린 이 날짜 1면이 이번 전쟁과 관련해 제작된 가장 중요한 1면 보도 중 하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NYT의 보도에 대해 AP 통신은 “이러한 결정이 전쟁의 참혹한 현실 전달과 수위 조절 사이에서 고민하는 언론에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다른 매체들도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방향으로 보도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도 이날부터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시작했고, 8일에도 홈페이지 첫머리에서 피난 가는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피해를 입은 사진들을 노출하고 있었다.


AP통신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사진들을 수위가 높을 수 있다는 경고를 붙여 내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에이크 AP 사진국장은 “불필요하게 폭력을 묘사하는 사진을 게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있지만, 민감할 수 있는 사진을 별도로 표시해 고객들로 하여금 사용 여부를 직접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 피해 갈수록 커져]


러시아군의 발포로 인한 민간인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2000여명의 민간인들이 희생되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하나하나가 원통하고 가슴아픈 사연들이지만 진짜 세계인들을 분노하게 만든 사건이 또 하나 있었다.


지난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18개월 된 남아 키릴이 사망했다. 숨진 아이 엄마 마리나 야츠코의 남자친구 페도르는 이날 폭격으로 다친 아이를 품에 안고 마리우폴의 한 병원으로 뛰어 들어왔는데, 당시 아이는 핏자국이 묻은 파란 담요에 감싸진 상태였다. 야츠코도 옷에 핏자국이 묻은 채 페도르를 뒤따라 뛰어왔다.


병원 직원들은 아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응급처치를 시도했지만 아이의 생명을 끝내 구하지는 못했다.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하던 야츠코와 페도르는 병원 복도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또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의료진도 바닥에 주저앉아 허탈감을 숨기지 못했다. 한 의료진은 현장에 있는 취재진에게 “이 모습을 푸틴에게 보여줘라”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사람들을 더욱 화나게 한 것은 폭격을 당한 이 날이 바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임시 휴전한다고 밝힌 날이었으나 러시아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격을 했고, 그 와중에 어린아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추가로 희생된 것이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 시각) “친러시아인 밀집 지역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남부 소도시 멜리토폴에 러시아군이 당당하게 러시아 국기를 달고 진입을 했으나 예상외로 주민들이 거세게 저항하면서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노한 우크라이나 국민들]


지금 우크라이나는 푸틴을 향한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심지어 친러시아계 주민들조차 푸틴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 시각) “친러시아인 밀집 지역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남부 소도시 멜리토폴에 러시아군이 당당하게 러시아 국기를 달고 진입을 했으나 예상외로 주민들이 거세게 저항하면서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당혹해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내놓은 전쟁의 명분이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성향의 지역들을 ‘해방’시키겠다는 것이었는데 정작 친러시아 주민들이 가득한 멜리토폴에서 그것도 친 러시아 주민들이 직접 나와 거세게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부터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멜리토폴 지역에 로켓포 공격을 가하며 점령하려고 했던 지역이다. 이곳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롬반도에 인접해있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많아 러시아군은 당연히 환영받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지역의 외과의사인 안드리 라드첸코 씨는 “러시아군은 이 도시에서 러시아 국기를 달고 진군하면 환영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러시아군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우리가 이렇게 강력한 저항을 하는 것이 러시아군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그들의 정신을 완전히 흐트리는 것이라 믿는다”고 WSJ에 말했다. WSJ은 이어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는 이들 지역에서 러시아군에게 저항하는 것은 곧 푸틴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2월 26일에도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서 국가를 부르며 거리 행진을 벌였고, 지난 1일에는 수백명이 광장에 모여 “멜리토폴은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날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주둔한 건물로 향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군은 공중에 발포를 하며 위협하기 시작했고, 결국 주민들 가운데 부상자가 나왔다.


“이후 러시아군에 대한 저항의 분위기는 더욱 거세졌으며 수십 명의 주민들이 러시아 군용 트럭을 맨손으로 막았고, 우산을 던지며 진로를 방해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지역에서 장난감 판매사업을 하는 올가 가이수모바(54) 씨가 촬영한 영상이 WSJ에 올라와 있었는데, 이 영상을 보면 주민들이 고함을 지르며 트럭을 가로막는다. 또 한 주민은 바닥에 누워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방해하기도 한다. 이에 트럭은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지만 물러서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WSJ은 트럭 2대가 물러나면서 충돌하자 주민들은 환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매일 시위가 열리고 있고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크라이나인들을 회유하기 위해 통조림과 같은 식량을 나눠주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는 내용의 전단을 뿌리고 있지만 이러한 회유책이 주민들에겐 통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멜리토폴 주민들이 굳건하게 버티는 이유는 페도로프 시장이 러시아 측의 협력 제안을 거부하고 매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시 정상화를 위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대해 조지타운대학의 데이비드 에델스타인(David Edelstein) 교수는 “프랑스보다 넓은 영토와 4천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지배하려면 수십만명의 군대를 포함해 엄청난 재정 및 군사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뻔뻔한 푸틴]


이렇게 민간인들이 희생양이 되는 전쟁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푸틴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향해 총구를 겨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수없이 많은 세계의 언론들이 민간인 희생에 대한 뉴스를 타전하고 사진까지 게재함에도 푸틴은 이를 부인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언론들이 민간인 희생자 사신을 게재하면서도 자세히 알수 없도록 처리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끔찍한 사진들을 게재하지 않아 왔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진실이 어떠한지 잘 알 수 없었지만 이젠 언론들도 푸틴의 잔악한 범죄를 고발한다는 측면에서 과감하게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푸틴을 향한 비난과 러시아 국민들을 향한 호소는 더욱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푸틴의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이번 전쟁을 “옛 소련연방을 재건하려는 푸틴의 욕심이 부른 참화”라면서 “필사적이고 절박한' 국민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인들조차 “나는 러시아인입니다. 미안합니다”라는 피켓을 들면서 전쟁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래서 CNN은 “이 전쟁은 러시아의 전쟁이 아니라 푸틴의 전쟁”이라고 말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뻔뻔하면서도 야비한 푸틴의 진면목 한 가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민간인들을 향해 대대적인 공격을 하면서 엄청난 희생을 불러오고 있는 푸틴이 정작 체조선수 출신으로 그의 연인이라고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38)와 4명의 자녀들을 스위스로 피신시켰다는 사실이다.


7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푸틴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와 4명의 자녀가 스위스의 한 별장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게 푸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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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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