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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28 0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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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월 12일 보도했다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단해왔던 무력 시위를 재개하면서 임기말 한반도 정세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응으로 동맹국 미국이 시선이 동유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감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가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재개된 북한의 무력시위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5년 간 노력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노력이 대선 과정에서 야권의 공세 빌미로 작용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일부 감지된다. 강한 국방력 확보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부각하는 것으로 진화에 나선 형국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7일 오전 7시52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최대 고도는 약 620㎞, 최대 비행거리는 약 300㎞에 달한 것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2월4일~21일) 무력시위를 자제해 온 북한의 28일만의 탄도미사일 발사다. 비행궤적에 비춰볼 때 사거리 2000㎞급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의 고각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평양에서 내륙을 관통해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는 점에서 기존 전력화를 마친 미사일의 개량된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 가능성에 주목한다. 2017년 5월 발사 성공한 고체연료 기반 MRBM '북극성-2형'의 개량형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10분까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진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세계와 지역과 한반도 평화 안정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의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NSC 상임위는 또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조속히 호응해야 하며, 평화적 해결에 역행하는 행동을 중단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안정한 국제정세 상황을 활용한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 여부를 주시해 왔다.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며 자위권 확보 명분의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하루 뒤인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정세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의 동향에 대해 지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추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주목해 왔다. 매년 이뤄지는 통상적인 동계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한 저강도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응 정도를 확인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이날 국방력 강화를 위해 기울여 온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전면 부각했다. '힘 없는 평화 타령'으로 요약되는 보수 야권의 정부를 향한 공세 논리에 반박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연재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마흔 번째 시리즈에서 지난 5년 간 이뤄진 방위력 개선비 증가율과 역대 과거 정부의 수치를 비교 제시하며 "이래도 문재인 정부가 '힘 없는 평화' 타령만 했다고 할텐가"라고 반박했다. '힘 없는 평화는 국민을 지킬 수 없었다'는 조선일보의 지난 25일 보도 내용을 겨냥한 것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6일 인터넷 소통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 '홍문청답' 코너에서 "선제타격을 두고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전쟁광이라고 한다"며 "입으로만 외치는 평화타령으로 북핵의 노예가 되고 있는게 대한민국의 실상"이라고 비판에 가세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박 수석은 이 과정에서 지난 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이뤄진 중거리지대공미사일 '천궁-2',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의 시험발사의 성공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물론 박 수석이 과거 북한의 무력시위 때마다 맞불 성격으로 국내 무기체계의 구체적인 성능·제원을 부각해왔다는 점에서 새롭지는 않다는 평가다.


박 수석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당시 공대지 미사일 '한국형 타우러스'의 시험발사 성공을 예로 들며 문 대통령이 의미 부여했던 사례를 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KF-21 탑재) 순항미사일도 성공했는데 이것은 북한의 그것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었다.



당시에도 남북 간 군비경쟁 가속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수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소개 된 문 대통령의 발언이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는 했었다.


다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자발적 비핵화 후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 상황을 문 대통령 추진의 '종전선언 무용론' 공세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청와대의 고민의 지점으로 보인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5일 중앙선거관리위위원회 주관 2차 법정 TV토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종이와 잉크로 된 협약서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를 지킬 수 없다"며 "확실한 힘과 강력한 동맹이 있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그거 하나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었다.


구(舊) 소련 해체 당시 우크라이나가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각서'에 따라 자국의 주권 인정을 전제로 보유하고 있던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러시아로 반출했던 사례를 '종이 협약서'에 불과한 결과론적인 패착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문 대통령이 임기말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협상 촉진을 위해 제안했던 종전선언도 우크라이나의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세계 8대 통신사 합동서면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지나친 욕심일 수 있지만, 적어도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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