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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운명의 16일, 푸틴은 과연? - 美, “러, 우크라 침공 지금이라도 가능”, 러시아는 부인 -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은 일촉즉발, 긴장 최고조 - 망설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친 짓'
  • 기사등록 2022-02-15 22:47:45
  • 수정 2022-02-16 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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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우크라 침공 지금이라도 가능”]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일로 잡았던 2월 16일이 다가왔다. 물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히스테리’라고 부인했지만 진짜 전쟁이 일어날 것인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이르면 16일 러시아의 물리적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급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속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상황이 좋지 않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지금의 이 기세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동안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망설여 왔던 독일의 숄츠 총리마저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이 극도로 위험하다”며 “무장과 경제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은 엄중하고 더불어 일촉즉발의 상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크렘린 궁]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부인하는 러시아]


그런데 특이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들 대부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설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러시아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세계의 러시아 공격 임박 주장에 대해 “미국이 침공 날짜까지 적시하면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의 미-러 정상 통화 결과를 설명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둘러싼 (서방의) 긴장 증폭이 조직적으로 진행되면서 히스테리가 극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서방세계와는 달리 당사자인 러시아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뭘까? 특히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는 관련 첩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던 미국이 이번에는 러시아의 자작극 내용까지 외부에 알리면서 오히려 긴장을 적극 조성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미국이 왜 이렇게 확연하게 다른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일까?


미국이 이렇게 러시아에 대한 세세한 정보까지 전면 공개하고 2월 16일 침공 가능성이라는 매우 심각한 이슈까지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막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러시아의 모든 군사적 움직임을 다 파악하고 있으니 러시아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고, 동시에 사이버 전쟁, 해킹 등 ‘정보전의 대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그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 예상일이 16일이라 명시했고 또한 미사일 공습과 사이버 공격으로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까지 말을 하는 것이다. 또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1일(현지시간)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20일 폐막하기 전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첩보를 공개했는데, 이 정보는 미 정보당국이 통신 감청, 인적 첩보망(휴민트) 등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얻은 것이라고 AP통신과 텔레그래프 등은 전했다.


미국은 12일(현지시간)에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위장 전술(false flag)’에 나설 수 있다는 정황을 미국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격자의 국적을 허위로 꾸며 실제 공격 주체를 속인 뒤 벌어지는 사태를 선전 선동에 이용하는 전술을 말하는 것으로 서방 관리들은 이런 첩보가 러시아의 침공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WP는 전했다.


결국 미국은 러시아의 세세한 전략전술까지 입수 되는대로 그대로 공개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제적인 침공을 주저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협상 같은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그렇다면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은 과연 어떠할까? 서방세계의 정보기관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삼면을 포위하듯 세 방면으로 약 13만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우선 2014년 친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충돌한 이후 현재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州)를 일컫는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의 주력군이 포진하고 있다.


러시아가 만약 우크라이나와 교전을 개시한다면 우선 돈바스 지역부터 실질적으로 점령하는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이곳은 러시아계 주민이 많아 주민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와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제2의 공격으로 나아가는 전선이 될 수 있다.


러시아군이 포진하는 또 하나의 전선이 바로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와 인근 해역이다. 이곳에는 러시아의 해군 전력이 집결하고 있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인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는 지난 10일 북해함대와 발트함대에 속한 상륙한 6척을 입항시켜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킬로급 디젤 잠수함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흑해로 향하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러시아의 침공루트가 바로 우크라이나 북쪽의 벨라루스이다. 이곳에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와의 합동군사훈련을 명목으로 3만여명이 넘는 대규모의 러시아군이 포진해 있다. 특히 벨라루스 국경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는 최단 거리가 90㎞에 불과해 러시아가 벨라루스 루트를 통해 침공할 경우 키예프 점령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루트를 통해 공격하는데 문제점이 하나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벨라루스 사이의 지역은 습지대가 많아서 겨울에 얼었던 땅이 녹게 되면 진흙탕이 되면서 러시아의 기갑부대가 전진하기 어렵게 된다. 이곳은 실제로 과거 러시아 원정에 나섰던 나폴레옹과 세계 제2차대전 당시 소련을 침공했던 독일군이 진흙탕으로 변한 이 지역을 돌파하지 못해 고전을 겪으면서 결국 패전했던 곳이기도 해 러시아군에게는 쉽게 국경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지원을 받는 26만명의 병력을 내세워 막으려 하지만 만약 러시아가 3면으로 동시에 공격을 해 온다면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푸틴, 진짜 공격할까?]


그렇다면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은 진짜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까? 분명한 것은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일부 또는 전면적 점령을 한다 하더라도 이로인한 이득보다 러시아가 받게 될 후과는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우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진격하면서 미국 및 서방세계와 충돌하게 되면 단순한 국지전이 아닌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렇게 되면 전적으로 러시아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 경우 러시아가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또한 러시아가 끝내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 하더라도 러시아 또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최정예부대인 82공수사단의 병력 4천700명을 우크라이나와 접한 폴란드에 배치했고, 독일에 주둔 중이던 2기병연대 소속 1천여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마주한 루마니아로 전환 배치한 상태다. 또 이들과는 별개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미군 8천500명에게 유럽 파병 비상대기 명령을 내렸다. 또한 앞으로도 추가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미국의 태도는 단호하다. 15일에는 미국의 오스틴 국방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예상일로 잡았던 16일을 하루 앞두고 유럽을 찾은 것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미군을 비롯한 나토군이 최근 증파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방문한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받게 되는 경제제재다. 이는 이미 미국이 여러차례 러시아에 경고를 한 상태여서 그대로 진행된다면 러시아의 경제는 그야말로 참혹한 국면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과연 이러한 후과들을 무시하고 러시아는 진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러시아]


러시아는 지금 일종의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방이라도 우크라이나를 향해 진격할 기세를 보이던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협상이 무한정 계속될 순 없지만 현 단계에서 이를 계속하고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러시아가 협상의 문을 닫지 않고 있음을 서방세계에 알린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마지막 단계에서 주춤거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미국의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 여지를 둔 데 대해 주목한다”면서도 “러시아의 긴장 완화 조처가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이어 “미국은 외교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며 "러시아가 외교 경로에 관심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역공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을 보면 러시아가 일단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공격할 가능성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실제로 얻는 이득보다 받게될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설사 우크라이나를 점령해 친 러시아 정권을 세운다 할지라도 그 정권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 더불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점령하게 된다면 그 직후부터 과거의 소련 위성국들이나 나토회원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을이 부쩍 늘어나면서 오히려 러시아의 경제-외교-정치 등 전반적 측면에서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출구는 없는가?]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러시아가 요청해온 러시아 국경 인근 군사 활동 제한에 대한 논의가 그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체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문제와 직결되고 더불어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욕심도 남아 있어서 쉽게 협상 타결을 하기에는 난점이 많다. 이런 관점에서 서로를 만족하게 하는 협상타결안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공통의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가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합의없는 합의’로 사태가 진정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어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미친 짓’이라는 점이다. 지금 전 세계는 푸틴이 과연 그런 ‘미친 짓’을 시도하게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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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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