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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중국에 직격탄 날린 호주 -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사실상 무력화시킨 호주 - 美-호주-캐나다 중국 희토류 무기화 대응 전략 세워 - 호주 국방, "중국에 맞서지 않으면 10년 잃어"
  • 기사등록 2022-02-10 14:00:05
  • 수정 2022-02-10 15: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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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직격탄 날린 호주]


중국이 희토류 채굴량을 더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고 있는 가운데 대(對)중국 포위망 구축에 앞장서 온 호주가 중국의 희토류 시장 패권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을 끌고 있다.


▲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호주의 희토류 증산정책을 보고한 파이낸셜타임스(FT)


지난 2일과 8일, 호주의 언론들과 파이낸셜타임스(FT)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호주 정부가 서호주 개스코인 지역의 양기바나 희토류 광산 개발 사업에 대한 1억4천만 호주달러(약 1천2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승인했는데 이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공급 우위를 높이기 위해 호주 정부가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FT는 “호주의 희토류 기업인 헤이스팅스테크롤로지메탈이 추진하는 이 사업이 궤도에 오를 경우 헤이스팅스는 호주에서 80억 호주달러의 기업가치가 있는 리나스 희토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희토류 수출업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매튜 앨런 헤이스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헤이스팅스는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글로벌 수요의 8%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매튜 앨런은 이어 “지난 2010년 일본이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 적이 있어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호주의 이러한 희토류 개발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양기바나에서 추출된 희토류는 유럽의 자동차산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캐나다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어티의 레그 스펜서 애널리스트도 "호주의 글로벌 희토류 수출시장 점유율은 수년 뒤 30%를 넘어설 것"이라며 "호주가 의미 있는 수출국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FT에 말했다.


[호주의 희토류 공급 확대가 주는 의미]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원 조사 문제를 시작으로 중국과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의 일방적인 무역보복을 당했던 호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승리했다고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중국이 글로벌시장에서의 디커플링을 막기 위한 무기로 준비하고 있는 희토류를 본격 생산한다는 것은 중국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무산시킬 수 있는 대 중국 견제의 최대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주가 지난해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출범하면서 대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희토류 확대생산은 중국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내세울 수 있는 최대의 무기 중 하나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FT는 "호주가 희토류 시장에서의 중국의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시장 지배력 확대 시도하는 중국]


이런 가운데 중국은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를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과 호주 등의 증산으로 인해 60%까지 떨어진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중국의 점유율은 2017년 79.5%까지 높아졌다가 미국과 호주 등이 희토류 채굴량을 늘리면서 20%포인트 가량 떨어졌지만 여전히 독보적이다.


2일 중국의 시나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자원자원부 등이 최근 2022년 상반기 희토류 채굴·제련 통제지침을 내놨는데, 상반기 희토류 채굴량을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대비 20% 늘어난 규모인 10만800t, 제련량을 9만7200t으로 결정했다.


중국이 이렇게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움직임에 대응해 미국과 호주가 생산량을 늘리자 이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자국 내 5개 희토류 관련 기업과 기관을 통폐합해 중국희토그룹을 출범시키면서 희토류 생산에 국가의 지배력을 대폭 강화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희토류 무기화의 칼을 직접 쥐고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의 희토류 증산과 관련된 전격적인 발표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중국의 글로벌 전략을 흩트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말해 최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중국과 서방 간 갈등으로 인한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또다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앞장서 온 호주가 발 벗고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당하지 않겠다는 서방세계들]


사실 호주의 희토류 생산 대폭 확대방안은 미국과 협의하에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협의가 되었고, 중국외 지역에서의 희토류 생산을 늘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미국과 호주, 그리고 캐나다 등 3국이 지난해 7월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광물의 광산과 매장지를 표시하는 인터렉티브(쌍방향형) 지도 사이트


미국과 호주, 그리고 캐나다 등 3국은 지난해 7월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광물의 광산과 매장지를 표시하는 인터렉티브(쌍방향형) 지도 사이트를 개설한 바 있다. 호주 연방지구과학부(GA)와 캐나다 지질조사국(GSC),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공동 개발한 이 지도는 핵심 광물 매핑 이니셔티브(The Critical Minerals Mapping Initiative)의 일부로 이를 활용해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확정해 ‘자원 안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도에서도 알 수 있지만 희토류는 ‘희소하다’는 의미의 이름과는 달리 세계 곳곳에 묻혀 있다. 중국이 희토류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갖고 있는 이유는 단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환경문제를 이유로 채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자면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환경에 대한 규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반면 호주의 경우 채굴할 수 있는 희토류는 상당하지만 채굴한 후 최종 분리공정을 말레이시아에서 함으로써 환경 오염을 최소화시킨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서방국가들이 환경 문제에 더욱 신경을 쓰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희토류 생산 확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희토류는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다. 희토류는 원소기호 57번 란타넘에서 71번 루테튬까지 란타넘족 원소 15개와 스칸듐, 이트륨 2개를 더해서 총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것인데, 화학적 성질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전기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 풍력발전용 터빈 등 첨단산업에 두루 쓰인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재료인 네오디뮴 수요가 크게 느는 추세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희토류는 현대 경제에서 석유만큼이나 중요하다"며 "탄탄하고 창의적인 정부 차원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80년 전 (석유 때문에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이 직면했던 것과 같은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니 당연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들이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고 그 중심에 호주를 앞세우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와 관련해 키스 피트(Keith Pitt)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 장관도 “호주는 금과 철광석 매장량이 풍부하기로 유명하지만, 아이폰에서부터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에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광물도 풍부하다”고 밝혔다.


미국도 희토류 생산에 발벗고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네바다 접경지역 소재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실질적인 폐광상태로 전락했지만, 한때 희토류의 핵심 공급처였다.


그런데 미국이 다시 이 희토류 광산의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 내 초당적 반중 정서는 이를 쉽게 넘어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호주 그리고 서방세계들이 이렇게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착착 해 나간다면 중국의 무기화 공격에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기적인 시장 교란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이로인한 중국이 입을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도 섣불리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꺼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이 일본에 대해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쓴 것이 오히려 서방세계들에게 중국의 그러한 야비한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매튜 앨런 헤이스팅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FT에 "최근 수년간 희토류 수요는 많이 늘었지만 2010년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분명해졌다"며 "세계가 중국의 지배력을 인식하고 대책을 세우기까지 10∼11년이 걸렸다"고 말한 것이 바로 이 뜻이다. 이젠 중국에게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호주 국방, "중국에 맞서지 않으면 10년 잃어"]


이렇게 호주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저지할 대책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이 7일 “호주와 동맹국들이 남중국해 분쟁지역에서 중국에 맞서지 않으면 10년의 세월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더튼 국방장관은 “과거 10년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 인공섬과 방어기지 등을 설치하도록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런 태도로 인해 중국이 20개 시설을 설치할 정도로 남중국해의 군사화를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이는 역내 안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더튼 장관은 ”더이상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면서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호주 국민들을 향해 중국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튼 장관은 이어 ”작년 9월 호주가 미국·영국 등과 새로 체결한 '오커스'(AUKUS) 동맹에 의해 핵추진 잠수함이 2038년까지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정부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인사인 더튼 장관은 작년 11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호주가 미국과 연합해 방어하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게 중국은 호주를 잘못 건드렸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고, 그로 인해 오히려 중국이 된통 당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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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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