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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연구소의 고백, "中 미래가 안 보인다!" - 中 연구소,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AI 한계 봉착" - “중국의 현실, 뼈 때리는 지적” 평가 나와 - 중화사상에 취해 있는 중국, 스스로 미래 어둡게 해
  • 기사등록 2022-02-04 23:24:58
  • 수정 2022-02-06 08: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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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연구소,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AI 한계"]


미중간 갈등으로 인한 과학기술 디커플링이 확산되면서 중국 미래 산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와 AI 기술 등의 IT산업이 한계에 빠졌다는 지적이 중국에서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지난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대학 국제전략연구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미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 이후 양국이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이 감내한 대가가 미국보다 훨씬 더 컸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중앙통신, 신랑망(新浪網) 등이 베이징대학 국제전략연구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미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 이후 양국이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이 감내한 대가가 미국보다 훨씬 더 컸다"면서 "중국의 IT 산업이 한계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과학기술 디커플링(탈;脫 동조화) 전략으로 중국의 반도체 생산과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이 벽에 부닥치고 중국의 첨단 기술과 인력 확보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은 디커플링 이후 기술이나 산업 등 대부분 분야에서 현저하게 (발전이) 뒤처질 뿐 아니라 기술 '진공상태'에 빠졌다"면서 "특히 반도체 제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와 AI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과 관련한 디커플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중국은 현재 기술 함량이 낮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서만 미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일부 '작은' 분야에서만 미국을 앞서고 있지만, 미국 IT 산업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최근 급성장했다고 자부하는 AI 분야에서도 여전히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중국이 자부하는 항공우주 분야 역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항공우주 분야는 미·중 간 상호 의존이 적은 분야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민간 분야에서 열세이고, 핵심 부품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인재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더불어 자료의 출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AI 분야 고급 인재의 34%만 중국에 남았고, 나머지 56%는 미국으로 이주했다"면서 "반대로 미국에 유학하고 있는 인재들은 88%가 현지에 남았고, 약 10%만 중국으로 귀국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중미 관계 악화로 AI산업에 종사하는 중국 과학자들이 추가로 더 중국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중국의 현실, 뼈 때리는 지적” 평가 나와]


SCMP는 베이징대학의 국제전략연구소 보고서와 관련해 “이번 연구 결과가 해외 연구소가 아닌 중국 내 연구기관에서 나온 것이 시선을 끈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중국내 지금의 현실은 물론이고 암담한 중국의 미래에 대해 뼈 때리는 지적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SCMP는 지난 해 12월 22일에도 장바이자(章百家)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사(史) 부원장이 전날 중국 산야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이 미국과 패권전쟁을 치르면서 미국과 맞서려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중국은 안보와 개방의 목표를 신중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끈 바 있다.


SCMP는 특히 “장바이자의 이날 발언이 미중간 충돌 상황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나왔으며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중국의 우월성을 크게 강조하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장바이자는 이날 “세계 지도자로서의 미국의 역할은 쇠퇴하고 있지만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미국은 강력한 자율 통제 능력을 갖춘 나라”라면서 “미국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바이자는 또한 “미국이 스스로 실패하게 될 것이라 믿으면 안된다”면서 “동승서강(東昇西降; 동양은 흥하고 서양은 쇠한다)론은 과장된 것”이라 주장했다.


특히 이 동승서강론은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공공연하게 주장해 왔으며 이를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대대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논리인데 장바이자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점은 눈여겨 볼만 하다.


지난해 12월 21일 공개된 행사 동영상을 보면 장바이자는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중국의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책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세계속의 중국’이라는 개념을 무시하고 중국의 이익만 취하려 한다면 중국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경고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자들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 활성화 등 중국을 더 개방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 현실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장바이자는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역주행 정책 때문에 해외에서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되고 또한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장바이자는 진단한 것이다.


장바이자는 그러면서 “중국은 개방과 국익 사이에서의 미묘한 균형을 잘 찾아야 한다”면서 “국가 안보를 너무 확대하면 대외 개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첨단기술과 디지털 세계 속에서 소외당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장바이자는 1971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가 미국의 키신저장관과의 비밀회동을 할 때 수행했던 장원진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이기도 하고, 중국당사연구원의 부원장인 전문학자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가볍게만 들리지 않는다. 그는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 인민대학교 당사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장바이자의 발언이 주목을 받는 것은 장바이자가 한때 중국 공산당의 핵심이기도 했고, 중국 역사를 꿰뚫어 보고 있는 전문가인데 많은 중국내 학자들이 모인 포럼에서 공공연하게 사실상 시진핑의 핵심 정책에 비해 비판을 했다는 점이다.


물론 장바이자가 시진핑의 정책에 대해 애둘러 표현하기도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비판을 하기는 했지만 핵심은 시진핑의 세계패권론에 대해 정면 도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의 패권 전쟁을 통해 미국을 무너뜨리려는 그러한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장바이자는 미국과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중국이 그렇게 쉽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화사상에 취해 있는 중국]


장바이자는 지난 2020년 10월 칭화대에서 열린 "중국의 국경 및 아시아 연구" 학술 워크숍에서도 “중국은 지금 어려운 국제적 환경에 맞닥뜨려 있는데 주변국 문제를 너무나 경홀히 여기는 바람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중국 중심적인 가치관이 중국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도 있었다. 지나친 중국 중심의 중화사상이 외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한때 잘나가던 기업이 몰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상 바뀐 것’ 모르고 과거에 번영을 가져다준 성공의 환상에 안주하는 것이다. 지금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모습이 딱 이거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으로 인해 엄청난 과실을 얻으면서 일취월장하던 중국 경제가 마치 자신들이 다 이뤄낸 성과인 것으로 생각해 글로벌 패권 장악까지 꿈꾸고 있다는 것이 사실 엄청난 착각이다.


중국의 성장은 미국이 중국을 WTO체제에 가입시키면서 글로벌 경제 체제 속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 세계도 그렇고 중국도 상호 이익을 얻어 왔었다. 그러한 과거를 다 잊고 지금의 중국 경제에 맺혀있는 열매를 자신들이 다 이뤄낸 것이고 그렇게 성장한 배경이 바로 중화사상이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제발 정신 좀 차리라’면서 질타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결코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길 수 없다. 특히 미중간 디커플링으로 상징되는 경제전쟁은 단순한 미중간 주도권 싸움이라는 차원이 아니라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중국식 공산체제라는 보편적 가치가 중심이 된 체제 전쟁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꺼낸 디커플링 정책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전쟁한다는 의미에서 많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고, 그들 국가들이 하나되어 중국의 손과 발을 자르는 디커플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 중국 디커플링은 중국의 미래를 지워버리는 전쟁이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반도체와 AI 등의 IT기술에 대한 디커플링은 그래서 중국에게 더욱 뼈아프다.


중국이 아무리 반도체 굴기를 외쳐도 자급률은 겨우 15%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반도체산업이란 것이 장비, 소재를 공급하는 서방국가의 도움 없이는 중국 혼자 절대 양성할 수 없는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가 없으면 중국은 산업 구조를 고도화할 수 없고 기술굴기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도 모르고 미국에 대해 패권 도전을 했다면 이는 전적으로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가 상황을 오판한 것이다.


IT산업에서 중국의 미래가 사라진다면 국방력은 물론이고 경제력에서도 엄청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지금 워싱턴의 전략은 탈중국화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해체해버리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을 향한 패권 도전은 날개를 펴 보기도 전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중국의 수출이 지난해인 2021년 급증했다가 다시 급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국의 수출내역들을 보면 5세대(5G) 이동통신, 하이테크 정보기술(IT) 기기 등의 ‘시진핑형 미래 제품’은 거의 없고 방역장비, PC 등 ‘후진타오형 범용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서방국가에서 그나마 발붙였던 화웨이, ZTE 같은 통신장비가 쫓겨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시진핑형 미래 제품’이 활개를 펴는 곳은 오직 아프리카 밖에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를 지금 베이징대학의 국제전략연구소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것이고, 장바이자(章百家)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사(史) 부원장도 꼬집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경제의 현실을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잘 인식해야 한다. 계속 중국 경제에 의존하다간 그야말로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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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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