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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WSJ의 직격, “3조 퍼부은 中반도체, 모두 실패” - 반도체 굴기에 스며든 중국의 부패와 무능 - 희망이 사라진 반도체 굴기, 구세대 기술 지키기 급급 - 시진핑의 반도체 꿈이 ‘반도체 악몽’이 돼가고 있다
  • 기사등록 2022-01-10 16:13:41
  • 수정 2022-01-11 16: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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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3조 퍼부은 中반도체사업 "모두 실패로 끝나"]


“중국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를 따라잡겠다며 거액을 쏟아부으며 최첨단 반도체 제조사 키우기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기업 발표와 중국 관영매체 보도, 지방정부 문건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지난 3년간 최소 6개의 새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기업 발표와 중국 관영매체 보도, 지방정부 문건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지난 3년간 최소 6개의 새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된 금액은 최소 23억 달러(약 2조7692억원)로, 대부분은 중국정부가 지원한 금액”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단 한 개의 반도체조차 만들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6개 프로젝트 중 중국의 '반도체 굴기' 실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WSJ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취안신집적회로(QXIC)를 꼽았다.


이들 두 회사는 삼성전자와 TSMC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14㎚(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설립되었고, 또 수 년 내로 7㎚ 초미세 공정 제품까지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를 위해 “이들 회사는 전직 TSMC 고위 임원을 포함한 대만의 엔지니어 다수를 막대한 연봉 등을 미끼로 스카우트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방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업고 출발한 두 회사는 막대한 투자금을 날리고 지금까지 단 하나의 칩도 상업용으로 생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 회사들이 뒤늦게 깨달은 것은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하려면 적어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의욕만으로 일단 돈부터 투입했다가 엄청난 벽에 부딪치면서 결국 좌절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HSMC는 지난해 6월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고, QXIC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QXIC의 한 직원은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갖춘 전문 인력들을 모셔왔지만, 이들의 기술을 한데 통합할 역량이 부족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WSJ은 이어 “중국의 반도체 회사들이 자국 내 수요의 17%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 역량 확대가 중국 정부의 최우선 순위에 들어간다”고 진단했다.


WSJ은 특히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프로세서에 들어가는 최첨단 칩 개발 능력은 더욱 뒤쳐진 상황”이라면서 “중국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빅 펀드'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 지원금 총 520억 달러(약 62조6000억원)를 쏟아부었지만 요식업, 시멘트 제조사 등 수만 개 기업이 이 지원금을 챙기기 위해 반도체 관련 회사인 것처럼 등록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흔히 있어왔던 돈 빼먹기로 인해 중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굴기의 꿈은 갈수록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WSJ의 진단이었다.


물론 이 빅펀드를 활용한 반도체 기업들도 일부 있었으나 상당수 기업들은 충분한 전문지식이나 자본이 부족해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이 사라진 반도체 굴기, 구세대 기술 지키기 급급]


우리 신문은 지난 6일 “처절하게 무너진 시진핑의 ‘반도체 중국몽’”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을 통해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기술도, 인력도 없다”면서 “이러한 중국의 한계 때문에 결국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포기했으며 어쩔 수 없이 현실적 돈벌기로 방향 전환을 했다”고 분석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처절하게 무너진 시진핑의 ‘반도체 중국몽’(1월 6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227] 처절하게 무너진 시진핑의 ‘반도체 중국몽’


우리 신문은 이 분석을 통해 한때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설계·제조사였던 칭화유니그룹의 예를 들면서 “미국과의 디커플링이 시작되면서 칭화유니의 첨단기술 기업 인수는 곳곳에서 발목이 잡혔고, 결국 원천기술이 없는 칭화유니는 세계 일류와는 거리가 먼 중국안에서만 큰소리치는 회사로 추락하게 되었다”고 정리했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대규모 정부 자금 지원, 국내 기업가들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반도체 기술 자립의 길에서 점점 멀어지는 냉엄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WSJ이 보도한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사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투자 실패라기보다 중국의 부패와 무능, 무지가 드러낸 난맥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 굴기에 스며든 중국의 부패와 무능]


지난해 11월 19일,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사정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가오쑹타오(高松涛·51) 전 화신투자관리(시노IC캐피털 Sino IC Capital) 부총재를 엄중한 위법 혐의로 체포해 현재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거론된 가오쑹타오(高松涛)는 2019년 11월부터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 목표에 따라 만든 ‘국가제조업전형승급기금’의 총경리를 맡았던 자이다. 다시 말해 앞에서 중국 반도체 굴기를 위해 만들었던 바로 그 빅펀드를 책임지는 핵심 인사, 그것도 자금을 굴리는 인사였다는 것이다.


가오 부총재는 화신투자관리 재직 당시에 투자를 집행했던 반도체 회사의 내부자 거래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오 부총재가 연관된 ‘화신투자관리’는 시진핑 주석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에 따라 반도체 스타트업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펀드를 관리하기 위해 2014년 8월 만들어진 회사인데, 이 회사에 맡겨진 펀드 규모는 중국재정부, 중국개발은행 등 정부 기관과 중국연초, 중국이동 등 국유 기업들이 조성한 387억 위안(약 26조 원) 규모였다.


그런데 이 회사는 트럼프 당시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과 반도체에 대한 제재 등을 강화하자 반도체를 개발하는 신생 회사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펀드자금이 바닥을 드러내자 중국 정부는 2019년 7월 2000억 위안(약 37조 원)을 추가 투입해 2차 ‘빅펀드’를 만들었다.


이렇게 추가로 투입된 펀드를 통해 이 회사는 중국 내 반도체 설계, 첨단 소재·장비 등 약 14만여개의 회사에 투자해 국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섰던 것이다.


그만큼 이 회사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살리고 미국을 압도할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희망의 등불이었고, 시진핑 주석의 간절한 꿈이 담겨 있는 그런 사실상의 정부 직속 기관이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회사에서 문제가 터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패사건이 있었는지 알려진 것은 없으나 그동안 중국내에서 일어났던 사례를 통해 추정해 보자면, 아무런 능력도 없는 이들이 정부의 반도체 자금을 얻어내기 위해 그럴싸한 사업계획서로 현혹한 후 자금 지원을 받고 나서 먹튀하는 사례들이 왕왕 벌어져 왔는데, 가오 부총재의 부패 사건도 이런 일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서 WSJ이 보도했던 “요식업, 시멘트 제조사 등 수만 개 기업이 이 지원금을 챙기기 위해 반도체 관련 회사인 것처럼 등록했다”는 말이 바로 이 내용이다.


그런데 그렇게 빅펀드를 빼 먹은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가 바로 ‘우한홍신(武漢弘芯)’이다. 이 회사에는 ‘차오산(曹山)’이라는 반도체 사기꾼이 연루되어 있다.


차오산은 2017년 중국 전역을 돌면서 여러 지방 정부에 반도체 합작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는 ‘TSMC 부사장’ 같은 가짜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서 대담한 사기 행각을 펼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사기 행각에 넘어간 곳이 후베이성 우한시 둥시후(東西湖)구 정부였다.


이후 둥시후구는 7나노 칩을 만드는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우한홍신반도체(HSMC)라는 합작 기업을 만든다. 무려 20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나 투자한 이 회사는 설립 초기 엄청난 광고까지 하면서 중국을 들썩 거리게 했다. 그리고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53억 위안(약 2조7000억원)의 돈을 쏟아 부었다. 또한 이 공장의 가동을 위해 대만에서 수백명의 반도체 기술자들을 불러 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렇게 대담한 사기를 친 차오산은 이름부터 가짜였고, 반도체와는 전혀 거리가 먼 안후이성 시골의 중소기업가 출신이었으며, 학력도 초등학교를 나온 것이 전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그가 회사의 임원들로 앉힌 이들 역시 그동안 알고 지내던 펀드 매니저와 주류 판매상 대표 등이었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말 전체 직원을 해고하고 파산했다. 차오산의 사기는 우한시 둥시후구 뿐만 아니라 산둥성 지난(濟南)시에도 이어져 지난시도 60억 위안(약 1조원)을 날렸다.


그런데 이러한 대형 사기사건이 우한홍신반도체(HSMC) 뿐만 아니라는 데 있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은 얼마전 “2020년 10월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1년여 동안 100억 위안급 이상의 반도체 프로젝트 6개(우한홍심, 난징더커마, 청두거신, 산시쿤둥, 구이저우화신퉁, 화이안더화이)가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정부들의 ‘묻지마 투자’ 때문이다. 지난 2020년만 해도 여러 도시가 ‘2020년 집적회로 산업계획 목표’를 발표했는데, 푸지엔, 장쑤, 상하이, 산시, 저장 등 9개성의 시(市) 단위 프로젝트 액수 총합만 합쳐도 1조4200억위안(약 248조원)이었다. 이는 2019년 중국 전체 집적회로 산업 규모인 7000억 위안의 2배에 달한다. 이렇게 엄청난 투자를 한 반도체 관련 회사들 가운데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문제는 경험도, 기술도, 인재도 없는 ‘3무’ 기업들이 그저 정부 투자금만 바라보고 집적회로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들 기업들 대부분이 엄청난 리스크로 중국 경제에 주름살이 될 것이다.


여기서 잠깐, 앞서 언급한 우한홍신반도체(HSMC)라는 회사. 이미 망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회사가 지난 해 5월 11일 회사 이름을 ‘우한신공현대제조유한공사’(武漢新工現代製造有限公司)’로 바꾸었고, 우한시의 지방 공기업들이 지분을 이어받아 회사가 유지되고 있다.


무슨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열 수 있는 무슨 뾰족한 수단도 전혀 없다. 그런데 이 회사에 계속 돈을 투자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죽은 회사를 통해 돈을 더 빨아 먹으려는 이권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한홍신반도체(HSMC)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 2020년 10월 사실상 문을 닫은 푸젠진화반도체(JHICC)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자본금이 최근 더 늘어났다. 지방정부가 투자한 것이다. 역시 이권세력 때문에 살아나지도 못할 반도체 기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를 통한 세계패권 쟁취의 꿈, 그 속내는 이렇게 황당하다 할 만큼 썩어 있다. 그런 중국이 감히 G1의 반열에 서겠다고? 이것이 바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상이다.


그래서 시진핑의 반도체 꿈이 ‘반도체 악몽’이 돼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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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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