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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2-21 20: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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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펑(영어명 오드리 탕)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


대통령 직속 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대만 장관급 인사를 국제 콘퍼런스 연설자로 초청했다가 행사 당일 초청을 취소했다. 대만 정부는 한국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고려해 내린 조치라면서 공개 항의했다.


대만 외교부는 20일 밤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한국 4차산업혁명위가 지난 16일 개최한 '2021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콘퍼런스'에서 탕펑(영어명 오드리 탕)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이 화상 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당일 새벽 한국 측이 취소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측의 결례와 관련해 타이베이 주재 한국 대표처 대리대표를 불러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면서 "한국 주재 대만 '대사(대표)'도 한국 측에 우리 정부의 엄정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또 "4차산업혁명위가 지난 9월 탕 위원을 이번 행사에 초청했다"면서 "'대만 디지털 장관(Digital Minister, Taiwan)' 자격으로 '대만의 디지털 사회 혁신'을 주제로 발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화민국 대만'은 주권 독립 국가로 각국과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우리의 주권과 존엄을 단호히 수호하고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자유와 민주, 인권 등 보편적인 가치를 수호하고 세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대만 외교부 어우장안 대변인은 한국 측이 '양안 관계의 각 측면에 대한 종합적 고려'를 초청 취소 사유로 해명했다고 전했다.


4차산업혁명위는 지난 16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인공지능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탕 위원은 4차산업혁명위가 8일 게재한 보도자료에도 발표자로 명시돼 있으나, 현재 콘퍼런스 홈페이지의 '연사소개' 및 행사 프로그램엔 빠져 있다.


대만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고 결례를 무릅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사수하는 중국은 대만과 타국 간 정식 교류를 극도로 경계한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대륙과 대만, 홍콩 등은 모두 하나이며 이 중 중국만이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원칙이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된 것"이라며 "대만과 비공식적 실질 교류를 지속 증진해 나간다는 우리 정부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탕 위원은 지난 10일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당시 발표 과정에서 그가 중국을 '폐쇄사회'를 뜻하는 빨간색, 대만을 '개방사회'를 의미하는 녹색으로 표시한 지도를 사용하자 영상이 삭제되고 소리만 나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백악관이 자국 주최 회의에서 대만과 중국을 구분하는 지도가 등장하는 건 미국의 관련 입장과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해 화면 송출을 중단하고 소리만 내보내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한 바 있다.


대만 분리 독립 문제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국을 자극할까봐 우려한 미국이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처음 가진 화상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무부는 영상 송출 중단은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탕 위원은 '천재 해커' 출신으로 유명하다. 35세이던 지난 2016년 디지털 정무위원으로 발탁돼 대만 정부 역대 최연소 장관급 공직자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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