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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시진핑 14년의 처참한 성적표…밖에선 일대일로, 안에선 중국경제 병들었다! 과다르를 보면 시진핑의 꿈과 현실이 보인다 2026-09-09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과다르를 보면 시진핑의 꿈과 현실이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지 약 14년. 그가 중국을 어디로 끌고 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두 개의 장면이 있다. 밖에서는 세계패권의 발판으로 추진했던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 파키스탄 과다르가 아직도 물동량과 투자자를 찾아 헤매고 있고, 안에서는 부동산 장기침체와 약한 내수가 중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밖으로 뻗어가는 중국과 안에서 성장하는 중국, 시진핑이 꿈꿨던 두 날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파키스탄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대형 언론인 던(Dawn)은 8일, “2013년 시진핑이 일대일로(BRI)를 내놓은 뒤 중국은 중·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핵심 프로젝트로 키웠고, 과다르는 중국 서부에서 파키스탄을 종단해 아라비아해로 나오는 전략적 출구로 주목받았다”면서 “중국이 항만 운영권을 확보하고 항구·고속도로·경제특구·공항 등을 연결하면 과다르는 중국과 중동·아프리카를 잇는 거대한 물류·산업도시로 변할 것이라는 구상을 내세웠었는데, 중국 측 CPEC 자료도 지금까지 과다르를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핵심 연결거점이자 지역 경제허브로 규정하고 있지만 개발 10년이 넘었음에도 그 성적표는 처참하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과다르는 단순한 파키스탄의 항구가 아니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가장 대표적인 치적이라 내세우는 일대일로의 출발지이자 심장같은 항구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그렇게 역점사업으로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과다르는 지금 삭막하다. 물동량도 없고 당연히 파키스탄 경제에도 오히려 부정적 성적표만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타임스(Asia Times)는 지난 7월, “파키스탄 정부의 전략연구 자료는 과다르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과다르항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연간 24만TEU인데, 2007년 운영 개시 이후 19년 동안 누적 처리한 컨테이너가 4789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타임스는 이어 “자유무역지대 입주율은 전체 2323에이커 가운데 1.2%에 그쳤고, 마스터플랜에서 3만8140개의 일자리를 기대했지만, 실제 만들어진 일자리는 300개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아시아타임스는 또한 “항만 운영권자가 약속했던 12억달러 가운데 실제 투입액도 약 2억5000만달러 수준이었다”면서 “이것은 외부 평가가 아니라 과다르항만청장이 파키스탄 기획개발부 장관에게 보고한 자료에 기초한 수치”라고 꼬집었다.


[항구만 만들면 배가 올 것이라는 착각]


더 뼈아픈 것은 비교 대상이다. 아시아타임스가 소개한 파키스탄 정부 자료는 과다르와 비슷하게 빈 해안에서 출발했던 모로코 탕헤르메드항을 비교했다. 아시아타임스는 “탕헤르메드는 15년 만에 연간 1020만TEU를 처리하고 자유무역지대에 1100개 이상의 수출기업을 끌어들였지만, 반면 과다르는 주요 글로벌 해운사의 정기노선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항만은 만들었지만 항만을 먹여 살릴 산업과 기업, 철도·도로망,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함께 성장하지 못했던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고 짚었다. 거대한 인프라를 먼저 지어놓으면 산업과 수요가 따라올 것이라는 국가주도 개발모델의 한계가 과다르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지금도 과다르를 다시 살리려 하지만...]


중국과 파키스탄도 문제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9차 CPEC 과다르 공동작업반 회의에서는 과다르항과 자유무역지대, 신국제공항, 용수시설뿐 아니라 수산물 부두·어항·선박제조업 등 새로운 사업까지 다시 논의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항로 준설과 화물처리 시설 현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8일 발표된 오만 소하르항과의 자매항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과다르가 이미 성공한 허브이기 때문에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못한 허브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연결망을 계속 붙이고 있는 것이다.


[밖에서 과다르가 흔들릴 때, 안에서는 부동산이 무너졌다]


시진핑의 성적표가 더 무거운 이유는 문제가 중국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중국 70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 7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3.2% 떨어졌다”면서 “70개 도시 가운데 전월보다 신규주택 가격이 오른 곳도 17곳에 불과했는데, 이렇게 부동산 판매·투자·건설 역시 올해 들어 약세를 이어갔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이어 “한때 가계자산과 지방정부 재정, 건설투자를 동시에 떠받쳤던 부동산이라는 중국 성장엔진이 이제는 소비와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부담으로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은 끝났나? 숫자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물가 역시 표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0.5% 상승했고 전월보다는 0.1% 떨어졌으며, 근원 CPI는 전년 대비 0.9% 올랐다”면서 “따라서 현재 중국 경제 전체가 문자 그대로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그러나 부동산 자산가격 하락과 약한 소비심리, 기업들의 치열한 가격경쟁을 감안하면 중국 내부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특히 내수 부문의 취약성이 여전히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8일, 중국 수출은 25% 폭증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숫자가 있다. 로이터는 “바로 오늘, 9월 8일 발표된 중국의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무려 25% 증가했으며, 수입도 28.2% 증가했고, 무역흑자는 1190억9000만달러까지 확대됐다”면서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 제품이 수출을 끌어올렸는데, 따라서 중국 경제 전체가 이미 ‘회복불능’이라거나 모든 산업이 무너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으며, 중국 제조업과 수출 경쟁력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짚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수출 폭증이 오히려 중국 경제의 또 다른 문제를 드러낸다. 로이터는 “강력한 수출과 달리 중국의 내수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어 “자동차 시장은 더욱 극적인데, 8월 중국 승용차 수출은 전년 대비 77.5% 증가한 89만4000대를 기록했지만, 중국 내 판매는 23.7% 감소한 155만대로 11개월 연속 하락했다”면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해외 수출은 154.7% 폭증했는데, 중국 내 판매는 오히려 10.1% 줄었다”고 밝혔다. 밖으로는 엄청나게 팔아내는데 안에서는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 것, 이것이 지금 중국 경제의 가장 기묘한 두 얼굴이다.


[과다르와 중국 부동산, 놀랍도록 닮았다]


바로 여기에서 과다르와 중국 내부의 경제 문제가 하나로 연결된다. 둘은 수천㎞ 떨어져 있지만 성장철학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먼저 짓고, 먼저 투자하고, 국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 수요와 성장은 뒤따라올 것이라는 국가주도 개발방식이다. 과다르에서는 항만·공항·도로를 먼저 건설했지만, 기대했던 산업과 화물, 일자리가 충분히 따라오지 않았다. 중국 안에서는 아파트와 신도시, 도로와 각종 인프라를 대규모로 건설하면서 고성장을 이끌었지만, 이제 부동산 침체와 약한 내수라는 청구서를 받고 있다. 과다르항의 19년 실적과 중국 부동산의 장기 하락을 함께 놓고 보면 이 공통점이 더욱 선명해진다.


[시진핑 14년의 성적표…두 날개가 모두 흔들린다]


결국 시진핑 시대의 문제는 단순히 성장률 몇 퍼센트의 문제가 아니다. 로이터는 “시진핑은 중국의 막대한 자본을 해외에 투입해 항만·철도·도로·발전소를 건설하면 중국 중심의 새로운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국내에서는 부동산과 인프라, 제조업 투자를 통해 성장과 고용을 유지하고 그 경제력을 토대로 미국과 패권을 경쟁하려 했다”면서 “그러나 과다르는 ‘건설한다고 경제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줬고, 중국 부동산은 ‘투자한다고 성장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Why Times Insight]


과다르항은 파키스탄의 항구 하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과다르를 확대하면 일대일로의 문제가 보이고, 그 개발방식을 중국 안으로 돌려놓으면 오늘날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보인다. 세계패권의 거점을 만들겠다며 건설한 과다르는 19년 동안 기대했던 상업적 생태계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중국 내부에서는 오랫동안 경제를 떠받쳤던 부동산과 투자 중심 성장모델이 힘을 잃고 있다. 


그렇다고 일대일로 전체가 ‘폭망했다’거나 중국 경제가 이미 붕괴했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8일 발표된 수출 25% 증가에서 보듯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수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 엄청난 생산능력이 중국 국민의 소비와 자산가치 회복, 그리고 지속가능한 국내 성장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밖으로 물건을 밀어내는 힘은 강해지는데 안에서 소비하는 힘은 약하다. 바로 이 불균형이 시진핑이 받아든 경제 성적표의 핵심이다. 


그래서 시진핑 집권 약 14년의 성적표를 평가하는 질문은 중국이 얼마나 많은 항구와 공항, 아파트와 도로를 건설했느냐가 아니다. 그 막대한 투자가 지속가능한 부와 일자리, 소비와 영향력을 만들어냈느냐는 것이다. 과다르의 4789개 컨테이너와 1.2%의 자유무역지대 입주율은 그 질문에 대한 불편한 답변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중국 내부의 부동산 장기침체와 약한 내수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밖에서는 일대일로의 상징 과다르가 아직도 새로운 화물과 투자자를 찾아야 하고, 안에서는 부동산과 내수가 과거의 성장동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이 꿈꿨던 것은 ‘중국몽’이었지만, 약 1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시험지에는 분명 성공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거운 비용도 적혀 있다. 과다르는 바로 그 시진핑 시대의 성적표를 압축해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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