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양에서 지난 2026년 6월 8일 열린 연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역사적 이정표를 선언하며 북중 결속을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 양국 관영 매체들이 이튿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의 핵심 외교적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밀착하는 행보를 보였다. 중국은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한반도 비핵화 사안에 대해 전면적인 침묵을 지켰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앞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미국의 설명과 배치되는 기조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미국의 일방적인 비핵화 압박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지 말라는 경고를 미디어를 통해 양방향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중국이 대외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밀월 관계를 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중 관계의 발전을 국가 차원의 최우선 전략 과제로 규정했다. 이 날 김 위원장은 "조선은 앞으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대만 무력 통일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을 만큼 대만 사안이 미중 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한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옹호하며 확실한 아군임을 자처한 셈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속에서 러시아와 군사적 밀착을 가속화하던 북한이 다시 전통적 혈맹인 중국과의 균형을 맞추며 동북아시아 내 생존 전략을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베이징 회담에 이어 이번 평양 방문까지 성사시키며 거대한 북중러 연대의 중심축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 이러한 정세 변화는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적 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 외교 당국의 구상에 커다란 차질을 안겼다. 북한을 비핵화와 개방의 무대로 유도하기는커녕, 한미일 협력 체제에 맞서 북중러 세력이 정면으로 대치하는 신냉전 구도가 한층 더 굳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복원했다고 자평해 온 대중국 외교 기조는 근본적인 실효성을 검증받아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부 내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작금의 고착된 대립 구도를 타개하기 위해 보다 정교하고 지속적인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역내 정세의 복잡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선택해야 할 외교적 방향성에 대해 조언했다. 강 교수는 "어찌 됐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며, 현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필수적임을 피력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을 향해 "(북중 관계가) 한중 관계는 물론 동북아 안정에도 영향이 있으니 안정적 관리를 하든지, 비핵화는 어렵더라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방향성을 잡는데 (중국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소통 채널의 유지를 주문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