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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둔각 세운 젤렌스키, 유럽에 손 내밀며 절박한 지원 호소 미국 압박 속 벨기에 찾아 지원 요청 2026-10-17
한재국 whytimes.pen@gmail.com

EU 정상회의장에 도착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총리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깊어진 갈등 속에서 유럽연합을 찾아 긴급 군사 및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정상이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유럽연합 정상회의장을 찾았다. 전쟁 개시 후 5년 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고갈되어 가는 물자와 에너지를 충원하기 위함이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쟁의 조기 종식을 희망하지만 상대측의 정전 의지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혹독한 계절을 넘어서기 위한 에너지 및 방공 망과 자금의 보강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유럽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가 격화된 직후 이루어졌다. 미국 측이 러시아산 에너지 유통을 전제로 한 협상을 타결하고 일방적 조치를 통보하자, 우크라이나가 상대국 정유 시설을 공격하며 정면으로 반발한 까닭이다. 이에 미국은 정보 제공 중단 및 권력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도 높은 압박 조치에 나선 바 있다.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대미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일단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 의사를 나타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현시점이 조력을 거두거나 상대국에 대한 압박을 풀 때가 아니라고 명시했다.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상대국의 전쟁 수행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공격 행위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하지만 실제 지원안 가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견된다. 유럽 각국이 자체적인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 문제에 봉착해 있는 데다, 일부 국가에서는 내부 정치적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기존에 전달된 거액의 지원금도 곧 소진될 것이라며 회원국들이 실질적인 재원을 추가로 내놓을 준비가 되었는지 의문을 표했다.


아울러 전날 열린 정상회의 일정에서도 회원국들은 장기 예산 편성과 에너지 문제 등 주요 의제를 두고 14시간 넘게 논의를 이어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 역시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조속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