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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급소까지 건드린 유럽, 中 경제 굴복시킨 뒤 ‘하나의 중국’ 정면 도전 중국의 급소 건드린 유럽…베이징이 발칵 뒤집혔다 2026-10-1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의 급소 건드린 유럽…베이징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강력하게 대응하며 하이브리드차 수출 감축 합의까지 이끌어낸 유럽이 이제는 중국 공산당의 가장 민감한 외교적 급소인 대만 문제까지 정면으로 건드리고 있다. 유럽의회는 7일 대중국 정치관계 권고안을 채택하면서 EU가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즉각 내정간섭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했지만, 유럽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정치·외교적 충돌을 피하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유럽이 중국의 영향력과 협상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것인지 주목된다.


대만의 국영통신사인 중앙통신사(中央通訊社; CNA)는 8일, “유럽의회가 중국 공산당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면서 “유럽의회는 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회의에서 찬성 454표, 반대 86표, 기권 110표로 'EU-중국 정치관계 권고안'을 채택했는데, 보고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세계 안보와 번영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의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CNA는 이어 “권고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권고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유럽의 대중국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이 유럽의회의 대중국 정치관계 권고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CNA에 따르면, 주EU 중국대표부는 9일 성명을 통해 보고서가 이념적 편견과 중국에 대한 잘못된 주장으로 가득 차 있으며, 대만 문제 등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안보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며 EU에 엄중히 항의했다.


[‘하나의 중국’에 정면으로 선 그은 EU…시진핑의 외교적 급소]


이번 권고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EU의 '하나의 중국 정책(One China policy)'과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One China principle)'을 명확하게 구분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원칙은 대만이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이며 통일은 중국의 내부 문제라는 주장이다. 반면 EU의 정책은 베이징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면서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 주장까지 그대로 승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미국의 외교원칙과 동일하다. 


유럽의회는 EU가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이 유엔총회 결의 2758호를 대만에 대한 주권 주장의 근거로 해석하는 것에도 반대했다. 이는 EU가 기존 정책을 폐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온 외교적 원칙에 유럽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만 고립 전략에도 제동…한국·일본까지 안보협력 확대]


유럽의회의 압박은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권고안은 중국이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다른 국가들에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비판했다. 특히 유엔이 중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대만 여권 소지자들의 유엔 시설 방문과 행사 참석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정치인들에 대한 중국의 초국경 사법 조치에도 반대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유럽과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의 협력 강화를 요구했다. 해군 활동과 합동훈련 등 안보협력 확대를 권고하는 한편, 한국·일본·대만과 허위정보 대응, 조기경보, 정보 공유를 위한 정례적 협력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문제에 대한 유럽의 관여가 정치적 지지를 넘어 안보와 기술, 국제기구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차 수출 절반 감축…경제전쟁에서도 달라진 유럽]


이번 외교적 충돌은 유럽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제전쟁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9일 “EU와 중국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유럽 수출을 향후 4년 동안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협상을 마친 뒤 이 같은 성과를 발표했다. 


중국은 유럽산 자동차 부품과 올리브유, 신발 등 약 40억 유로(약 6조 212억) 규모의 상품에 대한 시장 접근 개선에도 합의했다. 희토류와 영구자석 수출허가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이번 합의를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전기차 관세를 피해 하이브리드차 수출을 확대하던 상황에서 유럽이 새로운 제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채널도 10일, “中 전기차산업에 초대형 위기, 유럽 초강수에 베이징 굴복...시진핑의 야심에 치명타”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4284회)를 통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을 보는 유럽의 눈이 바뀌었다…독일·프랑스도 강경 노선]


유럽의 태도 변화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유럽의회 조사국은 지난 9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과잉생산 중심 성장모델이 유럽과 세계경제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의 러시아 전쟁 지원, 대만해협에서의 공세적 행동, 국내 권위주의 강화가 EU와 중국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유럽은 중국을 거대한 수출시장과 투자 대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의 산업정책과 공급망 지배력, 경제적 강압을 유럽의 산업기반과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가 더욱 강력한 무역방어수단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유럽의 대중국 강경론이 일부 국가의 불만을 넘어 주요 경제대국들의 전략적 선택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원국들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 투자와 무역을 중시하는 국가들도 존재한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과 경제관계를 유지하되, 더 이상 중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유럽의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유럽은 중국의 약점을 간파했나?…시진핑 외교의 새로운 위기]


그렇다면 유럽은 왜 이처럼 강경해졌을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유럽의 판단이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이지만 내수 부진과 과잉생산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높은 무역장벽을 세운 상황에서 유럽시장마저 위축된다면 중국 제조업은 더욱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유럽은 거대한 소비시장과 무역방어수단을 갖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와 핵심 소재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지만, 유럽 역시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의 경제력이 외교적 영향력으로 연결되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물론 이를 중국 공산당의 쇠퇴가 확정됐다는 증거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이 경제력을 앞세워 상대국의 외교적 선택까지 제약하던 과거의 방식이 점점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유럽의 각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고 있다. 중국을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달래기보다, 중국의 약점을 파악하고 유럽의 협상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려는 것이다.


[Why Times Insight | 유럽은 중국 공산당의 쇠퇴를 읽고 있는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유럽의회가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한 권고안을 채택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중국을 대하는 유럽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유럽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의식해 민감한 외교 문제에서 충돌을 피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의 과잉생산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중국 공산당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에서도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은 중국 공산당의 쇠퇴를 읽고 있는 것일까? 물론 중국은 여전히 막강한 제조업 생산능력과 핵심 공급망 지배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내수 부진과 과잉생산, 수출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중국의 협상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과거처럼 외교적 영향력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면서도 대만 문제에서는 베이징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물론 유럽의회 권고안이 곧 EU 전체의 정책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중국 정책은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유럽 내부에도 여전히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중시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은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중국이 경제력을 앞세워 상대국의 외교적 선택까지 제약하던 방식이 더 이상 예전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에게 더욱 뼈아픈 것은 유럽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기를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과거에는 중국의 반발을 두려워했던 유럽이 이제는 그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두려운 존재에서 견제할 수 있는 상대로 바뀌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시진핑 외교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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