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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獨 최고 정보수장의 충격적 배신…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獨 정보기관 심장부가 뚫렸다…전직 BND 수장 전격 구속 2026-10-0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獨 정보기관 심장부가 뚫렸다…전직 BND 수장 전격 구속]


독일의 해외정보를 총괄했던 전직 정보수장이 국가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을 위한 분석에 활용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독일 연방정보국(BND) 내부 핵심 인사를 통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약 2000건의 문건을 확보했다는 검찰의 판단이다. 사건은 이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독일에 넘긴 정보는 과연 안전한가?”라는 서방 정보동맹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의 정보위협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는 한국에도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비밀은 과연 내부자로부터 안전한가?”


AP통신은 8일, “독일 정보기관 역사상 보기 드문 초대형 스캔들이 터졌다”면서 “독일 연방정보국(BND)을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이끌었던 아우구스트 하닝(80)이 6일 간첩활동과 반역 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7일 연방대법원 판사에 의해 정식 구속됐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AP는 이어 “하닝에게 기밀문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그의 옛 측근이자 BND 핵심간부였던 만프레트 D.도 함께 구속됐다”면서 “이번 사건은 냉전 종식 이후 독일에서 가장 심각한 정보 스캔들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12년 동안 2000건…문제는 ‘누가 문을 열어줬느냐’다]


AP는 “검찰에 따르면 하닝은 2010년께부터 옛 측근 만프레트 D.에게 대가를 제공하고 BND 내부자료를 받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이러한 관계는 2022년 6월까지 이어졌으며 하닝에게 넘어간 문건은 약 2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짚었다. 문제는 만프레트 D.가 평범한 직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하닝의 비서실장으로 일했으며 이후에도 후임 BND 수장들의 핵심 참모로 근무하다 올해 3월에야 퇴직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결국 검찰의 의혹대로라면 전직 BND 최고책임자가 현직 핵심간부를 통해 10년 넘게 조직의 심장부에 접근했던 것”이라면서 “정보기관의 최상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두 사람이 오히려 보안체계의 가장 위험한 연결고리가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안보자료까지…독일 국가안보의 속살이 밖으로 나갔나?]


문서의 성격은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자료에는 독일 최고위급 안보 의사결정에 사용되는 정보 브리핑 관련 문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란 핵 프로그램과 러시아군 관련 정보, 외국 협력기관이 제공한 자료까지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에 대해 “앞으로 수사의 핵심은 단순히 ‘2000건’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고, 하닝이 그 정보를 어떻게 사용했으며, 실제로 어디까지 흘러갔느냐가 핵심”이라면서 “만약 미국이나 영국 등 동맹국이 제공한 정보까지 제3국으로 넘어간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번 사건은 독일 국내 스캔들을 넘어 서방 정보동맹 전체의 보안사건으로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기밀을 그대로 넘긴 것도 아니었다…더 교묘한 ‘정보 세탁’]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검찰은 하닝이 단순히 BND 문서를 복사해 외국에 넘겼다고만 보는 것이 아니다. 하닝이 만프레트 D.에게 받은 기밀정보를 활용해 외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위한 별도의 분석자료를 작성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대목은 현대 정보전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기밀은 반드시 ‘SECRET’ 도장이 찍힌 원본 문서 형태로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기밀자료에서 핵심을 뽑아 전직 정보기관 수장의 경험과 판단을 더한 분석보고서 역시 외국 정보기관에는 엄청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이는 이번 사건에서 한국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등장한 아제르바이잔…바쿠는 강력 반발]


여기에 아제르바이잔까지 등장하면서 사건은 외교문제로 번졌다. 독일 검찰은 문제의 외국 정보기관이 어느 나라인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독일 언론인 ‘슈피겔’은 “수사당국이 하닝과 아제르바이잔 정보기관 관계자의 접촉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아제르바이잔은 즉각 의혹을 부인하면서 독일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독일 검찰이 외국 정보기관을 특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슈피겔 보도로 외교적 파장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이번 사건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


[독일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2000건’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독일에 치명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정보기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정보만이 아니다. 신뢰다. 미국이나 영국 등 우방국 정보기관이 BND에 민감한 정보를 넘기는 것은 독일이 정보뿐 아니라 정보원과 수집방법까지 보호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BND를 이끌었던 전직 최고책임자가 조직 내부 핵심인사로부터 장기간 기밀자료를 공급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동맹국들은 당연히 묻게 된다. “우리가 독일에 넘긴 정보도 새어나간 것 아닌가?” FT는 “이번 사건이 BND 내부의 신뢰와 데이터 보안뿐 아니라 독일의 국제 정보 파트너들에게도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영국 언론에서는 MI6와 GCHQ 등 동맹 정보기관이 자국 제공 정보의 노출 여부를 확인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주요 외신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핵심은 동맹국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정보공유 신뢰 훼손 우려다. 


[더 충격적인 질문…BND는 왜 12년 동안 몰랐나?]


그러나 독일 정부에는 이것보다 더 뼈아픈 질문이 있다. “BND 내부 방첩망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검찰의 판단대로라면 정보 제공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약 12년 동안 이어졌다. 한두 건도 아니고 약 2000건이다. 더구나 의혹의 당사자는 BND가 전혀 모르는 외부인이 아니었다. 한 명은 조직의 전직 최고책임자였고, 다른 한 명은 최고 지휘부 주변에서 장기간 일했던 핵심 인물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사건이 BND의 자체 방첩활동에서 처음 드러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AP에 따르면 수사의 출발점은 독일 유명 외식업체 상속녀 크리스티나 블록의 자녀 납치 사건에 대한 별도 수사였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가 하닝의 기밀문서 문제로 이어지면서 형사사건이 국가안보 사건으로 비화했다.


결국 가장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조직이 자기 심장부에서 벌어진 일을 10년 넘게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문제는 하닝 개인의 배신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BND의 접근권한 관리, 문서반출 감시, 현직자와 퇴직자 간 접촉 관리, 내부자 위협 탐지 시스템 전체가 실패했느냐는 문제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하필 지금…러시아 ‘그림자 전쟁’ 맞서 BND 키우던 독일]


시점도 독일 정부에는 최악이다. 독일 정보기관들은 최근 러시아의 유럽을 겨냥한 이른바 ‘그림자 전쟁’이 더욱 위험한 단계로 진입했다고 공개 경고했다. 러시아의 사보타주와 사이버공격, 기반시설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독일에서는 BND의 권한과 정보수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BND의 전직 최고책임자가 간첩 혐의로 구속됐다. FT는 “이번 사건이 BND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법적·작전적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독일 정부의 노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의 스파이와 사보타주를 잡겠다며 정보기관의 힘을 키우려던 순간, 정작 정보기관 내부의 보안체계가 의심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한국에도 이미 있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이번 독일 사건은 한국에도 섬뜩한 기시감을 준다. 2024년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이 해외에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이른바 ‘블랙요원’의 신상정보를 포함한 군사기밀을 중국동포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됐다. 유출 자료에는 북한을 상대로 해외에서 활동하던 비밀요원들의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수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군 검찰은 해당 군무원이 2017년 중국 옌지에서 중국 측 인물에게 포섭됐으며, 이후 돈을 받고 블랙요원 명단을 비롯한 군사기밀을 넘긴 것으로 판단했다. 독일과 놀랄 만큼 닮은 점이 있다. 외부 해커가 최첨단 방화벽을 뚫은 것이 아니었다. 정보에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내부자가 문제였다. 한국 정보사 역시 당시 국회에 해당 사건이 해킹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했다.


[Why Times Insight | 가장 무서운 스파이는 ‘신뢰받는 내부자’다]


독일 사건이 한국에 던지는 가장 무서운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국가기밀을 훔치기 위해 반드시 정보기관의 방화벽을 뚫을 필요는 없다. 금고를 열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면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조직에서 오랫동안 신뢰받았던 인물일수록 피해는 더 커진다.


아우구스트 하닝은 BND 주변인이 아니었다. 독일의 해외정보기관을 직접 지휘했던 최고책임자였다. 만프레트 D. 역시 최고 지휘부 주변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검찰의 혐의가 사실로 확정된다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섬뜩한 대목은 바로 이것이다. 독일 정보기관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독일 정보기관의 가장 약한 고리가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세 가지다.

“퇴직했다고 정보 접근 위험도 끝나는가?”

“오랫동안 충성한 사람이라고 계속 신뢰해도 되는가?”

“동맹국이 맡긴 정보까지 우리는 끝까지 지킬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첨단 보안시스템을 구축해도 소용없다.


독일은 지금 그 대가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닝 사건의 혐의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독일이 잃는 가장 큰 자산은 2000건의 문서 그 자체가 아닐 것이다.

“독일에 정보를 줘도 안전한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동맹 정보기관들이 이런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면 독일이 입게 될 진짜 손실은 동맹의 신뢰다. 바로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한 전직 정보수장의 개인적 일탈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한국도 다르지 않다. 북한과 중국을 바로 곁에 두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방산·원전·조선 기술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안보의 구멍은 국경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무서운 스파이는 처음부터 수상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국가가 가장 중요한 비밀을 맡겼던 사람일 수 있다. 독일 BND를 뒤흔든 이번 사건을 우리가 단순한 해외토픽으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독일의 질문은 결국 대한민국의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연 내부의 적으로부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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