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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경제보다 당부터 살린다?”…中 5중전회에 등장한 섬뜩한 두 글자 ‘긴박’ “왜 지금 긴박성인가?”…5중전회의 심상치 않은 두 글자 2026-10-0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왜 지금 긴박성인가?”…5중전회의 심상치 않은 두 글자]


중국 경제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청년실업률은 18.9%까지 치솟았고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4%에 그쳤으며 부동산과 민간투자도 큰 폭으로 위축됐다. 급해진 베이징은 결국 금리를 낮추고 첫 주택 구매자의 대출이자까지 지원하는 추가 부양책을 꺼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뒤 열리는 중국공산당 5중전회를 앞두고 지도부가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경제만이 아니라 ‘전면적 종엄치당(全面从严治党)’, 즉 당을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는 문제다. 특히 중국공산당이 직접 꺼낸 ‘당의 집권 지위’와 ‘긴박성’이라는 표현은 지금 베이징이 경제 둔화 못지않게 당 내부의 결속과 통치력 유지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공산당중앙정치국은 지난 9월 21일자로 “제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오는 10월 26~29일 베이징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정치국은 ‘전면적 종엄치당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관한 중대 문제’를 담은 결정문 초안을 논의하고 이를 5중전회 심의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번 중국공산당 5중전회를 읽는 핵심 단어가 어쩌면 ‘종엄치당’보다 ‘긴박성(紧迫性)’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까지라면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계속돼 온 반부패와 당 건설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정치국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전 당이 ‘당의 집권 지위를 공고히 하는 전략적 높이에서 전면적 종엄치당의 중요성과 긴박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집권 지위’와 ‘긴박성’을 하나의 문맥에 올려놓았다고 볼 수 있다.


[공장은 돌아가는데 지갑은 닫혔다]


공산당이 기강 강화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중국 경제에서 내수와 투자의 이상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더 직접적으로 민심을 건드리는 것은 일자리 문제다. 이를 보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단순히 성장률 숫자가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취업시장에 진입한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이 가계와 기업 심리를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겹쳐지고 있다.


[급해진 베이징, 결국 돈을 풀기 시작했다]


중국 지도부도 상황을 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9월 29일 중국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대책은 한 단계 더 나갔다. 침체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앙정부가 가계의 모기지 이자 부담까지 직접 낮추기 시작했고,. 이틀 전 국무원도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경기대응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로 여기에 이번 5중전회를 읽는 핵심적인 역설이 있다. 경제에는 돈을 풀면서 정치적으로는 당을 더욱 강하게 조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경제를 포기하고 당만 챙긴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기에는 금융·재정 지원을 투입하면서 동시에 정치 영역에서는 중앙의 지휘력과 조직 기강을 강화하는 ‘경제 부양+정치 통제’의 병행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이와 함께 외국기업 움직임에서도 변화는 선명하다. 일본 신용조사업체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9월 2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현지법인·공장·사무소 등을 두고 있는 일본기업은 2026년 6월 현재 1만118개사로 집계됐다. 2024년 1만3,034개사에서 불과 2년 만에 2,916개사, 22.4% 감소한 것이다. 2012년 정점 1만4,394개사와 비교하면 4,276개사, 29.7% 감소했으며 2010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다. 


[흔들리는 ‘먹고사는 계약’]


이 지점에서 경제 문제는 정치 문제로 연결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공산당의 통치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가 ‘성과 정당성(performance legitimacy)’이었다. 정치적 자유와 참여가 제한되는 대신 경제성장과 소득 증가, 생활수준 개선을 제공함으로써 공산당 통치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경제성장이 당의 정치적 정당성을 떠받치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는 분석은 중국 정치 연구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고성장기에는 이런 구조가 당 내부에도 작동했다. 경제성장과 투자 유치는 지방 간부들에게 중요한 실적이었고, 부동산 개발과 토지 매각은 지방정부에 막대한 재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 이후 지방정부의 토지매각 수입은 크게 감소했다. 이렇게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이 약해지면서 과거 성장기에 작동했던 보상 구조도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월급 5000위안이 3000위안으로…지방관료도 흔들린다]


이런 압박은 일선 공무원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허난·산둥·광둥 등 일부 지방에서 교사와 공무원들의 임금 지급 지연과 수당 삭감 사례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일부 기층 공무원은 각종 수당이 없어지면서 월수입이 약 5,000위안(101만원)에서 (60만7000원) 수준으로 감소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저장성에서는 일반 공무원의 연간 보수가 5만~6만 위안 삭감됐다는 주민 증언도 나왔다”고 짚었다. 


[당근 사라지자 채찍 세졌다…상반기 41만 명 징계]


중앙의 대응은 더욱 강한 기강 확립이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전국 기율감찰기관은 53만8,000건을 입건하고 41만2,000명을 처분했다. 2023년 상반기에는 31만6,000건 입건·25만8,000명 처분이었으니 불과 3년 사이 입건과 처분 모두 크게 늘었다. 중앙기율위는 이를 ‘엄격함을 끝까지 관철한다’는 종엄치당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학적으로는 역설이 발생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지방 관료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기업을 지원하고 투자와 소비를 살려야 하지만, 책임 추궁과 감찰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관료들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중국 관료사회의 ‘탕핑’은 시진핑 시대의 강한 중앙통제와 책임 추궁이 만들어낸 부작용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이는 공식적인 중국 정부의 평가가 아니라 중국 정치 연구자들이 제기하는 해석이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경제를 살리려면 민간을 움직여야 하는데…]


중국 지도부도 민간기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2025년 시진핑은 알리바바의 마윈, 텐센트의 마화텅 등 주요 민간기업인들을 불러 기업가 신뢰 회복을 강조했고 민영경제촉진법도 추진했다. 최근 경기부양책에서도 민영기업에 대한 재대출 한도를 3,000억 위안 추가했다. 


지금 중국공산당 당국이 추진하는 정책을 보면, ‘민간경제는 살리되 당의 통제 밖으로는 내보내지 않는다’는 구조에 가깝다.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기업가의 신뢰와 민간투자를 되살려야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지도부가 중앙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유인도 커진다. 중국 경제개혁이 본질적으로 ‘경제적 자율 확대’와 ‘정치적 통제 유지’ 사이의 긴장을 안고 있다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1억 당원을 다시 묶어라]


이런 상황에서 중국공산당 조직은 여전히 거대하다. 중앙조직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말 당원은 1억128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01만5,000명 증가했고, 기층 당 조직은 543만1,000개에 달한다. 61세 이상 당원만 2,991만4,000명이다. 중국공산당은 이 거대한 조직망을 중앙에서 지방의 마을과 기업에 이르기까지 정책을 집행하는 핵심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불만과 사회적 압력이 커질수록 지도부 입장에서 가장 먼저 관리해야 할 대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당 조직이다. 중앙정치국이 5중전회를 앞두고 ‘당의 장기 집권 능력’, ‘집권 지위’,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중국 지도부가 경제 붕괴를 예상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향후 경제·사회적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당 내부의 규율과 중앙의 지휘력을 높은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공식 문건에서도 확인된다.


[Why Times Insight | 시진핑이 두려워하는 것은 성장률 숫자만이 아니다]


이번 5중전회를 단순히 ‘경제를 포기하고 당을 살리는 회의’라고 규정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중국 지도부는 실제로 돈을 풀고 있다. 금리를 내리고 민영기업 금융지원을 확대했으며 첫 주택 구매자의 모기지 이자까지 보조하기 시작했다. 즉 베이징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실제 행동에도 나섰다.


그런데 경제에는 돈을 풀면서 정치적으로는 정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당에는 더 강한 규율과 중앙집권, 정책 집행을 요구한다. 경제는 부양하되 권력은 풀지 않겠다는 것이다. 바로 이 두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 중국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5중전회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성장과 부동산, 고용이 동시에 압박받는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이 개혁개방 이후 통치의 중요한 기반이었던 ‘성장의 보상’을 앞으로 무엇으로 보완할 것이냐는 문제다. 경제적 성과가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을 떠받쳐왔다는 분석은 중국 정치 연구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덩샤오핑 시대가 내놓은 답은 시장과 개방의 확대였다. 현재 시진핑 지도부가 보여주는 답은 조금 다르다. 민간기업에는 자금을 공급하고 소비와 부동산을 떠받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중앙의 통제와 당 기율을 더욱 강화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피하기 어려운 딜레마가 있다. 돈은 명령으로 풀 수 있지만 기업가의 신뢰를 명령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규율로 복종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관료들의 적극성과 헌신까지 명령으로 만들어내기도 어렵다.


그래서 10월 5중전회에서 정말 봐야 할 것은 ‘반부패’라는 익숙한 구호 자체가 아니다. 왜 중국공산당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바로 이 시점에 스스로 ‘당의 집권 지위’와 ‘긴박성’이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 들었는가. 어쩌면 그 ‘긴박’이라는 두 글자가 성장률 숫자보다 지금 중국 지도부가 느끼는 위기의 성격, 위기의 긴박성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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